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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북, 외국인 대상 금강산 관광 중단해야”


2000년 눈 내린 북한의 금강산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들.
2000년 눈 내린 북한의 금강산을 찾은 한국인 관광객들.
금강산 관광이 시작된 지 올해로 14주년을 맞았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이 일방적으로 내린 남측 기업들의 자산 몰수 조치를 철회하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금강산 관광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협의하기 위한 당국간 대화에 북한이 조속히 응해 오길 촉구했습니다.

또 북한이 일방적으로 취한 한국 기업의 자산 몰수 조치를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의 19일 정례 브리핑 내용입니다.

[녹취: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 “이는 남북투자보장합의서 등 남북간 합의 위반이고, 우리 기업의 권리를 침해하는 부당한 행위입니다. 정부는 북한의 외국인 대상 금강산 관광을 즉각 중단하고, 우리 기업의 재산권을 원상회복할 것을 촉구합니다.”

한국 정부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금강산 관광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북측에 중단을 촉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 1998년 시작된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북한군이 쏜 총에 남측 관광객이 맞아 숨지면서 4년 넘게 중단됐습니다.

북한은 이에 따라 남측 자산을 동결·몰수한 데 이어 특구법을 제정해 중국인 등 외국인을 대상으로 금강산 관광을 시작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당국 간에 신변안전 보장 조치가 마련돼야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북한은 그러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 2009년에 방북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에게 이같은 조치를 이미 약속했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은 김정은 체제가 새로 출범한 만큼 당국간에 보장 조치를 취해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습니다.

[녹취: 통일부 김형석 대변인]” 남북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발전시킨다는 차원에서 비록 과거의 북한이 그런 행태를 보이거나 그런 부분을 선호했다고 하더라도 새로운 시대에 맞게 이 부분에 북한의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금강산 관광 14 주년을 맞아 현대아산 관계자들도 이날 금강산을 방문했습니다.

김종학 사장을 비롯한 현대아산 임직원들은 금강산 현지에서 기념식을 하고, 북한이 동결 조치한 시설물을 둘러봤습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VOA’에 북측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실무 책임자와 만나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며 북측에서도 관광 재개에 대한 열망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또 온정각과 온천장 등 남측 관광 시설 상태가 비교적 양호했다며 앞으로 양측이 수시로 만나 관광 재개에 대한 준비를 하자고 얘기했다고 말했습니다.

남북한 교류협력의 상징으로 꼽히던 금강산 관광이 4년 넘게 중단되면서 한국 정치권과 민간단체를 중심으로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의 주요 대통령 선거 후보들은 금강산 관광을 재개해야 한다는 데는 모두 동의하지만, 재개 조건을 둘러싸고는 입장 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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