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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2차토론...오바마에 후한 점수


16일 미국 뉴욕주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 2차 공개토론에서 발언하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오른쪽)과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
16일 미국 뉴욕주에서 열린 대통령 후보 2차 공개토론에서 발언하는 바락 오바마 대통령(오른쪽)과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
미국 대통령 후보간의 2차 공개토론을 시청한 유권자들은, 바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더 후한 점수를 줬습니다. 오늘은 천일교 기자와 함께 어제(16일) 토론회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진행자) 1차 토론회 때보다는 훨씬 치열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죠?

기자) 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바락 오바마 대통령과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간 2차 공개 토론회가 막을 내렸습니다. 두 후보는 한치도 양보없는 설전을 펼쳤는데요. 미국 유권자들은 대체로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오늘은 2차 토론회 내용을 집중 분석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어제(16일) 치러진 대통령 후보 2차 토론회, 90분간 긴장의 연속이었는데, 그 만큼 두 후보간 대결이 치열했죠?

기자) 그렇습니다.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작심하고 나온 듯한 비장한 태도였는데요. 두 사람은 시종일관 서로를 비판하며 각자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주장했습니다. 때로는 상대방의 발언 중간에 끼어들기도 했고, 일종의 말싸움을 벌이는 듯한 대결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어제(16일) 토론회에는 아직 특정 후보를 결정하지 못한 정치 중립적인 유권자들이 참석했고요. 이들이 질문하고 후보들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방청객으로 참석한 주민들의 질문을 유형별로 정리해서 살펴보죠. 역시 경제에 관한 부분이 많이 거론됐죠?

기자) 맞습니다. 먼저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에게 첫 질문을 던진 한 청년은 이제 곧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는데, 자신이 안심하고 취업할 수 있도록 어떻게 보장해 줄 수 있냐고 물었습니다. 이에 대해 롬니 후보는 오바마 대통령이 집권한 4년동안 중산층은 완전히 망가졌다면서 자신이야 말로 일자리 창출의 적임자라고 자신했습니다.

[녹취: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 “I think you know better. I think you know that these last four…”

오바마 대통령 재임 4년 동안에 미국 경제는 나빠졌다. 그런데 앞으로 4년을 더 맡긴다면 미국 경제는 그 만큼 더 나빠질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결국 이번 선거에서 오바마 대통령을 다시 선택한다면 이는 지난 4년을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질문자) 오바마 대통령도 물론 일자리를 약속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토론회는 방청객이 특정 후보를 지목해서 질문을 하게 되면 해당 후보가 먼저 답변하고 뒤이어 상대 후보가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요. 오바마 대통령도 해당 청년의 장래가 밝다면서, 자신은 그냥 일자리가 아니라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겠다고 답했습니다.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We have created five million jobs, gone from 800 thousand jobs…”

정부는 그동안 5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었다면서 매달 80만개의 일자리가 없어지고 있지만 이를 만회하느라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니다.

진행자) 취업 논의가 자연스레 실업률 문제도 이어졌는데, 이 부분에서는 역시 롬니 후보의 공세가 두드러졌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장기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실업률 얘기가 나오자 롬니 후보가 한껏 목소리를 고조시켰는데요. 현재 미국인 2천300만명이 일자리가 없어 허덕이고 있다면서, 지난 4년간 오바마 대통령의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다고 공격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1천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 지난달 실업률이 7.8%라고 하지만 일자리를 포기한 자발적 실업자까지 합하면 10.7%나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진행자) 하지만 미국의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다시 살아난 점은 오바마 행정부의 실적으로 평가받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토론회에서도 자신이 제너럴 모터스와 크라이슬러 등 미국 굴지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을 살렸다고 하면서 롬니 후보의 경제 철학을 꼬집었습니다. 특히 롬니가 일자리를 해외로 빼돌리고 세제 혜택을 받음으로써 중산층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롬니 후보는 만일 미국 자동차 회사들이 파산했더라면 더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졌을지도 모를 일이라며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롬니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감세 정책도 또 다시 거론됐는데, 어떤 보충 설명이 나왔습니까?

기자) 네. 한 주부 유권자가 롬니 후보의 감세 공약에 좀 더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궁극적으로 세금을 줄여주는 것이냐, 이렇게 되면 현행 각종 세금 공제 혜택들은 어떻게 되는 것이냐고 물었는데요. 이에 대해 롬니 후보는 세율을 2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자신의 제안은 실현 가능한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중소기업이 자본과 고용을 늘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은 세율을 낮추게 되면 5조 달러의 세수가 불가피하다면서 롬니 후보의 그 같은 공약은 구체적인 설명이 없는 엉터리 계획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진행자) 직장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 방청객은 비싼 휘발유 값 문제를 들고 나왔는데요. 이 부분에서 두 후보는 서로의 에너지 정책에 관해 치열한 공방을 벌였죠?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휘발유 값이 1갤런당 4달러 가까이 오른 상태에서 좀처럼 떨어지지를 않고 있는데요. 롬니 후보는 이에 대해 자신이 공약으로 내세운 에너지 100% 자립을 강조하면서 캐나다에서 송유관을 끌어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는 오바마 행정부가 현재 킹스턴 XL 이라는 캐나다 송유관 사업의 승인을 보류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인데요. 롬니 후보는 아울러 오바마 대통령이 대체 에너지와 친환경 녹색에만 치중한 나머지 전통적인 석유 산업은 황폐해졌다고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이른바 녹색 에너지 육성 사업은 오바마 행정부의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죠?

기자) 그렇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선 롬니 후보가 매사추세츠 주지사 시절, 석탄 광산이 사람을 죽인다고 한 표현을 문제 삼았습니다. 그러니까 롬니야 말로 전통적인 에너지 산업 분야를 배척했었다는 지적인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석유나 석탄, 천연가스뿐 아니라 대체 자원도 반드시 찾겠다고 말했습니다. 또 공해가 없는 청정 에너지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일자리 창출과 환경 오염 방지 효과를 동시에 거두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두 후보가 손가락질을 하며 말싸움하는 사진을 크게 싣고 있는데요. 어떤 부분에서 그같은 대결이 벌어졌습니까?

기자) 네. 롬니 후보가 반론을 하다가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4년간 미국의 토지와 물에 대한 허가를 절반으로 끊고 면허도 취소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뒷 자리로 물러나 있던 오바마 대통령이 벌떡 일어나며 사실이 아니다고 맞받았습니다. 이어 무대 중앙으로 마주 한 두 사람은 서로 ‘맞다, 아니다’를 외치며 고성을 질렀습니다. 특히 서로 손가락질을 해대며 눈을 부릅뜨고 대하는 모습이 금방이라도 몸싸움을 할 것같은 상황까지 연출됐습니다. 두 후보가 서로 설전을 벌이는 내용 들어보시죠.

롬니 후보의 발언 중에 오바마 대통령이 끼어들자, 왜 자꾸 끼어드느냐, 방청객의 질문이 자꾸 중단되지 않느냐고 따져 묻고 오바마 대통령도 질문에 올바른 답변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맞받아쳤습니다.

진행자) 분위기가 과열되면 방청객의 다른 질문으로 국면이 전환되고는 했는데요. 한 젊은 여성은 임금 평등을 거론했죠?

기자) 네. 미국내 직장에서는 여전히 동일한 조건 같은 능력의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임금이 적다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거냐는 물음이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자신이 서명한 첫 법률안이 여성이 같은 종류의 일을 하는 남성과 같은 돈을 받게 하는 것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물론 롬니 후보도 주지사 시절 상당수의 고위직 여성들이 있었다면서, 오바마 재임 기간에 많은 여성이 실업과 빈곤 상태로 전락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외교 문제도 빠질 수 없는 주요 현안인데요. 리비아 벵가지 주재 미국 영사관 피습 사건이 도마위에 올랐죠?

기자) 네. 롬니 후보는 정부가 해당 영사관으로부터의 병력 증강 요청을 묵살했을 뿐 아니라 거짓으로 일관했다면서 현 정부의 중동 정책은 한마디로 엉망이라고 공격했습니다.

[녹취: 미트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 “The president, the day after that happened, flies to Las Vegas…”

오바마 대통령은 사건 발생 하루 만에 라스베이거스에서 정치 후원금 모금 행사를 가진 사람이다. 그 다음날도 콜로라도 정치 유세를 벌이지 않았느냐, 그 같은 행동이 미국의 지도자로서, 대통령으로 올바른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국가안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비열하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번 사건은 대통령인 자신의 책임이라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녹취: 바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While we were still dealing with our diplomats being threatened…”

외교관 위협 사태를 처리하던 와중에 롬니 후보가 보도자료를 배포했고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했다면서, 롬니 후보를 향해 국가 안보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롬니 후보의 이른바 ‘47% 발언’에 대한 공방은 마지막에 나오지 않았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유권자들이 후보에 대해 오해하는 점이 뭐라고 생각하냐는 물음에 답하는 과정이었는데요. 오바마 대통령은 롬니가 비공개로 언급한 47%는 모두 미국 국민들이라며, 이들을 피해망상 환자쯤으로 치부해 버리는 그의 생각에는 기본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롬니 후보는 오바마 선거 진영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자신을 괴롭힌다면서 자신은 100% 모든 국민을 걱정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47%에는 사회보장 은퇴 수당을 받는 노인과 퇴역 군인, 학생, 군 장병들이 모두 포함된다면서 이들이 성공하면 미국도 성공할 것이라고 역공을 퍼부었습니다.

진행자) 토론회가 끝난 뒤 유권자들의 반응이 중요한데요. 오바마 대통령이 승리했다는 평가가 더 많이 나오고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CNN방송이 2차 토론 직후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바마가 이겼다는 응답은 46%로, 롬니의 39%보다 7% 포인트 더 많았습니다. 또 예상보다 토론을 잘했다는 응답에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73%로 롬니 후보의 37%를 압도했습니다. CBS 방송의 조사에서도 역시 오바마가 이겼다는 응답이 37%로, 30%의 롬니보다 7% 포인트 많았습니다. 따라서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선거 판도에 이번 토론회가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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