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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새 대통령, 한국의 대북 포용정책 대비해야'


한국 경기도 파주의 임진각역에 설치된 이정표. 평양과 서울까지의 거리를 표시했다.
한국 경기도 파주의 임진각역에 설치된 이정표. 평양과 서울까지의 거리를 표시했다.
미국의 새 대통령은 한국의 차기 정부가 대북 포용정책에 나설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워싱턴의 민간연구소가 밝혔습니다. 이런 견해는 오바마 행정부에 큰 영향력을 갖고 연구소가 제기한 것이어서 특히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인 신국가안보센터(CNAS)는 7일 발표한 ‘2012 대통령 선거 국가안보 가이드 보고서’에서, 차기 미국 대통령이 다뤄야 할 국가안보 과제로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중국, 시리아, 이란 등을 꼽았습니다.

보고서는 특히 “북한이 미국의 차기 대통령을 시험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 관련 현안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북한이 앞으로 몇 개월 또는 몇 년 안에 3차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또는 대남 도발을 할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의 새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를 저지해야 하는 한편 북한의 급변사태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새 대통령은 또 당선 직후 미국과 북한이 견해차를 보이고 있는 현안들을 외교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또는 이들 문제에서 진전을 이룰 가능성이 있는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한국의 새 정부가 북한과 대화에 나설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이 이를 지지할지 여부도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오는 12월 실시되는 한국의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이 모두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실제로 주요 후보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남북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들에 따르면 여당인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당선될 경우 북한 핵 폐기와 함께 안정적인 남북관계, 그리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이뤄내겠다고 말했습니다.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후보는 제2의 개성공단을 조성하고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추진했던 햇볕정책을 통해 남북관계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한편 보고서는 북한 내부와 관련,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경제 문제에 관심을 표명했지만 북한이 경제개혁에 착수했다는 분명한 증거는 아직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또 미국과 중국이 “북한과 이란 문제를 놓고 견해차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차기 미국 대통령은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설정할지 아니면 ‘전략적 동반자’로 간주할지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미국은 또 중국의 군사 현대화와 인권 문제 등에 대한 대응 방안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지적했습니다.

보고서는 이어 미국의 “심각한 경제 문제 때문에 국가안보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큰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미국은 중동 사태와 북한, 이란 문제 같은 안보적 도전을 받고 있으며, 차기 대통령은 이런 문제를 놓고 고심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신국가안보센터는 지난 2007년 설립된 진보 성향의 민간 연구기관으로, 오바마 행정부의 대외정책에 적지않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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