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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화학무기, 한국에 심각한 위협


지난 2010년 한국에서 북한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비해 실시한 화생방 훈련. (자료 사진)
지난 2010년 한국에서 북한의 화학무기 공격에 대비해 실시한 화생방 훈련. (자료 사진)
미 국무부가 북한 등 8개 나라에 화학무기금지협약 가입을 촉구했다는 소식 이미 전해 드렸습니다. 이 협약이 발효된 지 15주년을 맞아 비가입국들에게 미국 정부의 분명한 입장을 거듭 밝힌 건데요. 이 소식 보도한 백성원 기자와 함께 화학무기금지협약의 구체적 내용과 북한의 화학무기 보유실태 짚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자) 안녕하십니까? (네) 국무부가 화학무기금지협약에 가입하라고 촉구한 나라들, 어디어딥니까?

기자) 우선 북한이 있구요. 요즘 내전이 한창인 나라죠? 시리아도 가입하지 않았습니다. 이 밖에 앙골라, 버마, 이집트, 이스라엘, 소말리아, 남수단, 이렇게 8개국입니다. 그러니까 국무부가 북한을 따로 거론한 건 아니구요, 이들 8개 비회원국 모두를 가리키며 화학무기금지협약에 하루빨리 가입하라, 이렇게 요구한 겁니다.

진행자) 그럼 회원국은 모두 몇 개나 되죠?

기자) 모두 1백88개 나라입니다.

진행자) 대부분 나라가 가입했다고 봐야 겠군요. 협약이 15주년을 맞았다고 했으니까90년대 후반쯤 발효됐나 보네요?

기자) 예.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지난 1988년 사담 후세인 당시 이라크 대통령이 반정부 성향의 쿠르드족을 화학무기로 학살한 게 계기가 됐습니다. 그 뒤 1993년 프랑스 파리에서 작성돼 4년 뒤 발효됐구요. 정식 명칭은 조금 긴데요. ‘화학무기의 개발.생산.비축.사용금지 및 폐기에 관한 협약’입니다.

진행자) 화학무기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독가스를 연상하게 되거든요. 맞습니까?

기자) 종류는 많지만 모두 독가스가 맞습니다. 조금 어렵게는 유독성 화학작용제, 혹은 이런 걸 충전한 무기를 가리키는 거죠.
결국 화학약품을 사용해서 사람을 죽이거나 초목을 말려 죽이는 겁니다. 워낙 대량살상 위험이 높아서 사용이 억제되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국지적으론 사용되고 있습니다.

진행자) 어느 정도나 치명적인 무깁니까?

기자) 소량 사용해도 많은 사람을 살상할 수 있습니다. 신경작용제 VX라고 있는데요. 한 방울도 채 안 되는 분량으로 4분 내에 사람이 죽습니다. 또 공격을 당해도 알 수가 없거든요. 가스 형태로 눈에 잘 보이지 않으니까요. 적에게 극심한 공포를 안겨주는 거죠. 게다가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보관까지 쉽다는 점 역시 화학무기의 위험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자) 그런 화학무기를 모두 폐기하기 위해서 화학무기금지협약이 발효된 건데요. 목표는 분명하지만, 거기 도달하는 과정은 간단치 않을 것 같군요.

기자) 그래서 협약이 담고 있는 내용도 복잡합니다. 다 소개해 드릴 순 없구요, 골자만 보면 화학물질을 화학무기제조용으로 사용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겁니다. 단, 평화적 목적으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걸 검증하기 위해 화학산업시설들의 신고를 의무화하는 거구요. 또 신고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후로도 계속해서 사찰을 받도록 해 놨습니다. 당연한 조치겠죠? 또 의심스런 화학물질에 대해 무역통제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그러니까 이 협약에 가입하는 나라는 그런 의무조항들을 다 지켜야 되는 거군요.

기자) 예. 가입하면 협약 발효 이후 30일 이내에 화학무기 보유 여부를 신고해야 하구요. 10년 이내에 이를 완전히 폐기해야 하는 겁니다.

진행자) 하지만 문제는 아직도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가 8개 남아 있다는 건데요. 그리고 그 중 하나가 북한입니다. 북한의 화학무기 보유량이 어느 정돕니까?

기자) 정확히는 아무도 모른다가 정답입니다. 하지만 핵 문제에 가려서 그렇지 북한의 화학무기 위력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추정치이긴 합니다만, 숫자가 좀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 자료를 보면 북한이 화학작용제 2천5백~5천t을 여러 개 시설에 분산 저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종류만 해도 20종이 넘는다고 하구요.

진행자) 북한이 특히 사린이라고 하는 신경작용제 생산에 집중한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는데요.

기자) 사린가스, 예, 무서운 무깁니다. 화학무기 중 대표죠. 독성이 아주 강한 화합물로 사람의 중추신경을 공격하는데요. 사린가스 1t을 뿌리면 23만명이 사망한다는 보고서도 나온 적이 있습니다. 파괴력이 어느 정돈지 가늠할 수 있는 수치죠. 그래서 북한의 화학무기와 생물무기를 결합하면 오히려 핵보다 무섭다, 그런 분석까지 나오는 겁니다.

진행자) 북한이 그런 화학무기를 실제로 남한을 공격하는 데 사용한다, 현실화된다면 그야말로 엄청난 피해가 발생하겠군요.

기자) 한국 국방부가 바로 그런 상황에 대한 가정치를 내놓은 적이 있는데요. 그럴 경우 전쟁 한 달 만에 2백19만 명이란 엄청난 숫자의 군인과 민간인이 사망하거나 부상을 입을 것이다, 그렇게 예측했습니다. 또 북한이 전쟁을 시작한 후 3일 동안은 전방에 7백40톤의 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키도 했구요.

진행자) 미 국무부가 북한과 시리아 등에 화학무기금지협약 가입을 촉구한 이유도 그런 상황을 막기 위해서일텐데요. 국무부의 최근 성명을 계기로 화학무기금지협약의 내용과 북한의 화학무기 보유 실태 알아봤습니다. 백성원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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