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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실세 장성택, 전방위 영향력 확대'


지난 7일 북한 평양에 마련된 문선명 통일교 총재 분향소를 찾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가운데)과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오른쪽).
지난 7일 북한 평양에 마련된 문선명 통일교 총재 분향소를 찾은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가운데)과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오른쪽).
북한 정권의 2인자인 장성택이 최근 대남관계와 대외관계에도 깊이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경제개혁 여부도 장성택에 달려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핵심 실세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전방위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장성택 부위원장은 지난 7일 평양을 방문한 한국의 고 문선명 통일교 총재의 아들인 문형진 회장을 맞아 조의를 표했습니다. 한국 `YTN 방송’의 보도입니다.

[녹취: YTN]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김양건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방문해 김정은 제1비서의 조문을 직접 읽어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과거에 문 총재님과 김일성 주석과의 관계에 있어서 잊지 못하는 것이 많고 지난 번에 우리가 왔다 가면서 잊지 못하는 것이 많기 때문에 그런 것을 생각해서 (김정은 제1비서가) 이번에 나를 보내셨다...”

한국의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은 장성택 부위원장이 남측 사절을 만난 것은 그가 대남 사업도 관장한다는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강인덕 전 통일부 장관] “아마 군을 빼고 당, 정을 장성택이 총괄하는 것으로 보여요. 당과 정부니까, 거기에는 대남전략, 대남사업도 포함하는 것이지요.”

장성택 부위원장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경호를 담당하는 호위총국도 관장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북한 정권 창건 64주년인 9일 장성들과 함께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그 후 공개된 사진을 보면 최룡해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다른 장성들은 옅은 밤색 군복을 입은 반면 장성택은 혼자 짙은 밤색 군복을 입은 것이 눈에 띄었습니다.

일부 한국 언론은 “진한 밤색 군복은 호위총국의 특징”이라며 “장성택이 호위총국을 장악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북한 군 출신으로 지난 2009년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권효진 씨는 장성택이 입은 것이 호위총국 군복인지는 몰라도 그가 호위총국을 장악했을 개연성은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탈북자 권효진] “전면에 호위사령관으로 내세우진 않아도 그 뒤에서 호위국을 장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 상황에서는 최룡해보다는 장성택이 장악하는 것이 맞고…”

앞서 장성택 부위원장은 지난 달 13일부터 엿새 동안 50여 명의 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황금평, 위화도 경제특구 문제를 논의한 데 이어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를 만나 북-중 관계를 논의했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조지 워싱턴대학의 그레그 브레진스키 교수는 장성택이 외교와 경제 문제도 관장하는 것같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그레그 브레진스키 교수] “JANG SUNG-TAK IS GOING TO…"

관측통들은 리영호 총참모장 실각이 장성택이 2인자 자리를 굳힌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지적합니다.

북한 당국은 지난 7월 15일 노동당 정치국회의를 열어 리영호 총참모장의 해임을 전격 결정했는데, 이를 장성택이 주도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장성택은 실세로 부상했고, 군부에 대한 노동당의 통제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강인덕 전 장관은 말했습니다.

[녹취: 강인덕 전 장관] “허리띠를 졸라매는 일은 없게 하겠다고 김정은이 얘기했는데, 그 방법은 국방비를 줄이는 수밖에 없어요. 그럴려면 군부의 반항이 있을테니까, 최고 권위 있는 자를 제거해 그밑을 꼼짝 못하게 하는 것이지요. 또 이를 통해 당이 중심에 서고 군이 그 밑에 있게 된 겁니다.”

관측통들은 최근 거론되고 있는 북한의 경제 활성화 조치도 장성택에 달려있다고 지적합니다. 북한이 식량난과 에너지난, 외화난을 해결하려면 시장경제를 도입하고 외부의 자본과 기술을 들여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당과 내각을 장악한 장성택이 나서는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장성택이 과연 개혁개방 조치를 취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난 5월 평양을 방문했던 뉴욕 컬럼비아대학의 찰스 암스트롱 교수는 북한이 경제난 해결을 위해 개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강인덕 전 장관은 장성택이 본격적인 개혁은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녹취: 강인덕 전 장관] “개혁개방이 자기네 정권에 위험하다는 것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장성택입니다. 따라서 개혁개방을 선뜻 안할 겁니다. 다만 2002년에 했던 생산관리 방식 변화 정도 그런 거…”

장성택은 지난 2002년 10월 북한 경제시찰단의 일원으로 8박9일간 서울을 방문해 삼성전자를 비롯한 각종 산업시설과 지하철 등을 둘러본 적이 있습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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