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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 도발 주목 인물: 김영철 북한 군 정찰총국장


김영철 북한 정찰총국장이 지난 21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북한 주재 외교관들과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긴급 통보모임(브리핑)을 열고 북한의 포탄 도발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영철 북한 정찰총국장이 지난 21일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북한 주재 외교관들과 외신 기자들을 상대로 긴급 통보모임(브리핑)을 열고 북한의 포탄 도발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2010년 천안함 폭침부터 최근의 목함지뢰 사건까지 북한의 대남 도발 때마다 주목 받는 인물이 있습니다. 북한의 대남공작을 총괄하는 김영철 정찰총국장입니다. 김영철 총국장이 왜 대남 도발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지,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은 광복절인 지난 15일 인민군 고위 장성들과 함께 평양의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습니다.

[녹취:KCNA] “(김정은 동지께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 숭고한 경의를 표시하셨습니다. 조선인민군 지휘 성원들이 함께 참가했습니다.”

공개된 TV 화면을 보면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 곁을 지키고 있었지만, 군부 서열 3위인 리영길 총참모장과 김영철 정찰총국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광복 70주년 기념행사에 군부 핵심 간부가 불참하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리영길 총참모장은 인민군 작전을 총지휘하는 인물이고,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대남공작 총책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8월14일 평양에서 열린 해방 70돌 기념 중앙보고대회에도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던 김영철 총국장과 리영길 총참모장은 20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긴급 소집한 당 중앙군사위원회 비상확대회의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TV 화면을 보면 이날 회의에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과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리영길 총참모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그리고 김영철 정찰총국장 등 10 명의 군 장성이 참석했습니다. 특히 김영철 총국장은 김정은 제1위원장의 맞은 편에 앉아 뭔가를 적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한국의 북한 전문가들은 공식석상에서 자취를 감췄던 김영철 총국장과 리영길 총참모장이 비상회의에 등장한 것은 이들이 목함지뢰 사건과 모종의 관련이 있다는 정황증거라고 말합니다. 10일 한국이 휴전선에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공식석상에 나올 수 없었다는 겁니다.

예비역 준장 출신으로 남북 군사실무회담 한국 측 수석대표를 지냈던 한국전략문제연구소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입니다.

[녹취: 문성묵]”김영철이 지뢰 도발을 기획하고 집행했는데, 결과적으로 11년 동안 꺼져있었던 대북 확성기를 켜지는 빌미, 명분을 대한민국에 줬거든요. 수습을 하기 위해, 또 리영길은 군사적으로 대비하기 위해, 그래서 두 사람이 안보인 것 같습니다.”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도 목함지뢰 사건은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주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김진무]”1시간에 1미터, 2-3시간에 1미터 정도로 전진할 정도로, 감시망에 걸리지 않기 위해 침투하는데, 아마 이것도 정찰총국장 지휘 아래 고도로 훈련된 특수요원에 의해 저질러진 것으로 봅니다.”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대남 도발의 배후로 지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북한은 지난 2010년 3월 잠수함을 동원해 서해 백령도 부근에서 한국의 천안함을 공격했는데, 이 때도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됐었습니다.

북한 군 출신으로 2009년 한국으로 망명한 탈북자 권효진 씨입니다.

<CHUL8/31WKC-ACT4>[녹취: 권효진]”청찰총국이 대남 사업을 총괄하니까, 천안함 사건은 정말 거대한 작전인데, 정찰총국의 소행으로 봐야죠.”

김영철이 이끄는 정찰총국은 미국에 대한 사이버 공격도 감행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소니 영화사에 대해 사이버 공격을 가해 각종 자료를 파괴하거나 유출시킨 북한의 기관이 바로 정찰총국이란 지적입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지난 1월 김영철 총국장을 사이버 공격 명령자로 지목하고 정찰총국을 대북 제재 명단에 올렸습니다. 다시 국방연구원 김진무 박사입니다.

<CHUL8/31WKC-ACT5>[녹취: 김진무]”일단 해커가 중국으로 나와서 중국 인터넷을 이용해 사이버 공격을 가해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공작이기 때문에 정찰총국이 배후로 지목을 받는 겁니다.”

지난 2006년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장성급 회담에서 김영철을 상대했던 문성묵 통일전략센터장은 김 총국장에 대해 ‘권모술수가 능한 사람’이라고 평했습니다.

<CHUL8/31WKC-ACT6>[녹취: 문성묵]”김영철하고 참 많은 대화를 했는데, 김영철은 모사꾼이에요. 권모술수가 능하고 권위적이고, 자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목청을 높이다가 구걸을 하다시피 하고, 변화무쌍하게 협상을 하는 인물이에요.”

김정일 정권에서 득세하던 김영철은 김정은 정권에서는 부침을 거듭했습니다. 김영철은 2012년 대장으로 진급했으나 그 뒤 중장으로 강등됐다가 다시 대장이 됐다가 상장을 거쳐 대장이 되는 등 지난 3년 간 4 차례나 승진과 강등을 반복했습니다.

대남 도발의 배후인물로 지목된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김정은 제1위원장의 즉흥적인 군부 인사에도 꿋꿋이 살아남을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최원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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