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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리즈 2] 보즈워스 전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 “김정일 사망후에도 미-북관계 돌파구 기대하기 어려워”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

미국의 소리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과 앞으로의 전망에 등에 관한 전직 고위 관리들과의 대담 시리즈, 그 두번 째 시간으로 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에도 미-북관계에 돌파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스티븐 보즈워스 전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말했습니다. 보즈워스 전 대표는 미국으로부터 안전보장와 경제지원을 얻으려는 북한의 전략적 사고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보즈워스 전 대표는 오바마 행정부 출범이후 국무부의 대북정책을 총괄하다, 지난 10월 미-북 2차 고위급 회담을 끝으로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김연호 기자가 보즈워스 전 대표를 인터뷰했습니다.

) 보즈워스 전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이후 미국과 북한 관계,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는데요, 미-북관계에 돌파구가 생길 것으로 보십니까?

답)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국과 북한 사이의 현안들은 근본적인 문제이지 지도자 개인의 성격 때문에 생긴 게 아닙니다. 북한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모르지만 북한이 기존에 갖고 있던 목표에 대단한 변화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의 목표 역시 변화가 없을 겁니다. 물론 미국이 뭔가 진전을 이루기 위해 일관된 모습을 보이는 게 중요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북한이 변할 것으로 기대할만한 시기는 아닙니다. 북한은 무엇보다 연속성과 안정에 주력할 겁니다.

) 그러니까 앞으로도 북한이 미-북관계에 대한 전략적 사고를 바꿀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말씀이군요.

답)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안전보장과 경제 지원을 바라고 있습니다. 미국과 협상이 잘 진행돼서 북한이 바라는 걸 얻을 수 있을 때까지는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과 상관없이 북한의 전략적 사고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북한의 새 지도부가 미-북관계에 대한 전략적 사고를 바꿀 수 있도록 미국이 해야 할 일이 있다면 뭐가 있을까요?

답) 미국이 현재 하고 있는 것 말고 뭔가 더 해야 할 게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미국은 북한 문제에 관여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 북한 측의 요청에 대응하면서 미국의 이익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미국과 한국이 북한에 제시할 새로운 유인책을 마련하거나 대북 접근방식을 달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 미국과 한국이 어떤 복안을 갖고 있는지, 어떤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저도 아는 바가 없습니다. 이미 현직을 떠난 몸이기 때문에, 더 이상 그런 논의의 중심에 서 있지 않습니다. 다만 계속해서 북한과 대화와 접촉을 가지려고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북한이 외부와 연결고리를 갖고 있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북한에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 중 하나가 바로 미국입니다.

) 클린턴 국무장관은 북한의 권력승계가 평화롭고 안정되게 이뤄지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 같은 권력승계를 담보하기 위해서 미국이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겠습니까?

답) 지금 미국이 하고 있는 대로 북한이 전환기를 끝낼 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북한이 협상에 다시 임할 준비가 됐을 때 미국도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알려줘야 합니다. 미국은 북한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이 미국의 요청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미국과 건설적이고 진지한 방식으로 대화와 접촉을 할 준비가 돼 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북한의 새 지도부가 김정일 위원장과는 다른 방식으로 협상에 임할지 여부는 실제로 다시 북한과 만나 논의를 해 봐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어떤 문제를 꺼내고 뭘 내놓을 준비가 돼 있는지 밝힐 때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북한이 다시 미국과 대화를 시작할 때까지 기다리는 동안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뭐겠습니까?

답) 북한이 어떤 형태로든 다시 도발을 준비하고 있는 징후가 나타난다면 미국으로서는 당연히 크게 우려하겠죠. 하지만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다시 도발을 하지는 않을 겁니다. 북한으로서는 새 지도부를 중심으로 통합이 이뤄지는 동안 연속성과 안정이 매우 필요합니다.

) 북한에 조의를 표명하는 문제를 놓고 미국과 한국에서 논란이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 정권이 아니라 주민들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과 그들의 미래를 염려한다는 뜻을 밝히는 선에서 그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런 결정이 앞으로 미-북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답) 북한이 어떻게 반응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지난 94년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을 때 빌 클린턴 대통령이 미국 국민을 대신해서 조의를 표명했습니다. 당시 북한이 이를 좋게 받아들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게 몇 달 뒤 미-북 기본합의를 체결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됐는지는 알기 어렵습니다.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에서 뭘 포기하고 뭘 요구할지,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협상을 할지는 순전히 그들의 이익을 어떻게 파악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 보즈워스 전 특별대표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스티븐 보즈워스 전 대북정책 특별대표와의 인터뷰를 보내 드렸습니다. 인터뷰에 김연호 기자였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보내 드리는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상황에 대한 미국 정부 전직 고위 관리들과의 인터뷰 시리즈, 내일 순서는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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