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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리즈 3]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김정은 3차 핵실험 가능성”


VOA와 인터뷰하는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VOA와 인터뷰하는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미국의 소리’방송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상황에 대한 전직 미국 정부 고위 관리들과의 대담 시리즈를 보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세 번째 순서로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입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 김정은이 이미 핵 통제권을 갖고 있으며 3차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또 북한 군부가 단기적으로 김정은을 지지하겠지만 중장기적인 충성은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미티지 전 부장관은 해군 출신으로 지난 1980년대 국방부 차관보에 이어 부시 행정부에서는 2001년부터 5년 간 국무부 부장관을 지냈습니다. 최원기 기자가 인터뷰했습니다.

문) 아미티지 전 부장관님 안녕하십니까. 북한의 절대 권력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런 사망으로 한반도 상황이 더 불안정해진 것인가요?

답) 한반도 상황이 전보다 불안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3년 더 살았더라면 김정은 후계체제가 한결 공고화 됐을텐데요,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세상을 떠났습니다.

문) 북한은 이미 두 차례의 핵실험을 실시했는데요. 현재 누가 핵 방아쇠를 잡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답) 후계자 김정은이 핵 통제권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북한은 당분간 유훈통치를 하며 대외적으로 온건하게 나올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상황이 뜻대로 풀리지 않으면 외부의 관심을 끌고 지원을 받아내기 위해 3차 핵실험이나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 북한의 후계자 김정은은 나이가 28살 밖에 안된데다 국정 경험도 별로 없는 인물인데요. 권력을 장악할 수 있을까요?

답) 북한은 공산주의 이론에도 없는 ‘3대 세습’을 실현하려는 일종의 봉건 왕조국가입니다. 또 북한에서는 ‘김일성’이 모든 정치적 정당성의 원천이 됩니다. 따라서 ‘김일성의 직계 손자’라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정치적 자산이 됩니다. 또 김정은 곁에는 정치적 경험이 풍부한 장성택이 있습니다. 따라서 장성택은 김정은의 멘토, 즉 후견인 역할을 하면서 김정은의 권력 장악을 도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문) 북한 군부가 김정은을 지지할까요?

답) 단기적으로는 김정은을 지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군부가 중장기적으로도 김정은을 지지할 지 여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김정은이 군부의 지지를 받으려면 선군정치와 함께 군부의 기득권을 계속 보장해 줘야 하는데요. 이것이 가능한 일인지 좀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문) 김정은은 젊은시절 스위스에서 유학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가 권력을 잡은 뒤 개방정책을 펼까요?

답) 김정은이 외국 유학을 한 것을 너무 중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이 2년간 스위스에서 유학한 것은 사실이지만, 김정은은 26년간 북한에 살면서 독재체제의 논리와 정치문화에 흠뻑 젖은 인물입니다. 따라서 외국 물을 좀 먹었다고 해서 김정은이 북한에 자유의 바람을 몰고 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합니다.

문) 미국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김정일 사망 직후 ‘북한의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전환’을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미국이 평양에 보내는 메시지는 무엇입니까?

답) 저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외교적으로 매우 섬세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즉, 김정일 위원장 사망이라는 사태를 맞아 북한 지도부가 아니라 주민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보냈고 북한 지도부에게는 평화롭고 현명한 선택을 하라는, 상당히 예의 바른 메시지를 보냈다고 생각합니다.

VOA와의 인터뷰.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우)
VOA와의 인터뷰.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우)

문) 공교롭게도 미국이 북한에 대해 식량 지원을 발표하려는 때에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했습니다. 장례식이 끝나면 미국이 대북 식량 지원을 재개할까요?

답) 제 개인적인 소견입니다만, 저는 대북 식량 지원 등의 문제는 미국이 한국의 이명박 정부와 사전협의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이명박 대통령이 ‘대북 식량 지원을 하는 것이 남북관계 개선과 한반도 평화를 위해 좋겠다’고 할 경우 미국이 식량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문) 북한은 당분간 장례식을 치르며 애도 기간을 보낼 것 같은데요. 미국의 전직 관리 등 민간 인사를 평양에 보내는 방안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답) 저는 미국이 조문단을 북한에 보내는 것에 반대합니다. 북한이 이미 외부 조문단을 받지 않겠다고 했는데 굳이 보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미국이 해야 할 일은 만반의 준비를 하면서도 여유를 갖고 북한 사태를 주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문) 중국의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지난 20일 김정일 위원장 사망에 대해 조의를 표하고, 김정은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베이징의 이런 움직임을 어떻게 봐야 할까요?

답) 중국은 김정은 후계체제를 인정하는 동시에 기존의 북-중 혈맹관계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고 싶다는 의사 표현을 한 것으로 봅니다.

문) 북한의 천안함 공격과 연평도 포격으로 남북관계는 그동안 상당히 악화됐는데요. 한국이 김정일 위원장 사망을 계기로 대북 개입정책으로 선회하는 것이 현명한 것일까요?

답) 한국 정부가 휴전선상에 밝히려던 크리스마스 트리를 점등하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저는 한국 정부가 신중하게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대북정책을 선회하기에 앞서 평양의 의도와 입장을 정확히 파악한 후 입장을 정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문) 끝으로 북한의 새로운 지도자로 떠오른 김정은과 북한의 지도부에 해줄 충고가 있으면 말씀해주십시오.

답) 저는 클린턴 국무장관과 비슷한 메시지를 북한에 전하고 싶습니다. 그것은 지금 같은 상황에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권력을 잡느냐, 이런 것이 아니라 일반 주민들의 인권과 삶이 가장 중요하다는 겁니다.

문) 아미티지 전 부장관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진행자) 지금까지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과의 인터뷰를 보내 드렸습니다. 인터뷰에 최원기 기자였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보내 드리는 김정일 위원장 사망 이후 북한 상황에 대한 미국 정부 전직 고위 관리들과의 인터뷰 시리즈, 다음 순서는 오는 26일 아트 브라운 전 미 중앙정보국 CIA 동아시아 담당 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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