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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의 세상보기] 통일 공감 창작 연극 '열 번째 봄'


[탈북민의 세상보기] 통일 공감 창작 연극 '열 번째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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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출신의 작가가 글을 쓰고 탈북민 연출자가 연출한 통일 공감 창작 연극이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남북통합문화센터에서 오는 30일 첫 공연을 앞둔 연극 '열 번째 봄'인데요. 탈북 여성이 한국에 정착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보기', 오늘은 '열 번째 봄' 리허설 현장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남한 출신의 작가가 글을 쓰고 탈북민 연출자가 연출한 통일 공감 창작 연극이 공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남북통합문화센터에서 오는 30일 첫 공연을 앞둔 연극 '열 번째 봄'인데요. 탈북 여성이 한국에 정착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습니다. 탈북민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탈북민의 세상보기', 오늘은 '열 번째 봄' 리허설 현장으로 안내해 드립니다. 서울에서 동예원 기자입니다.

[녹취: 현장음]

연극 ‘열 번째 봄’의 주인공인 탈북민 현수정과 친구 최향미가 함께 고향을 그리고 우정을 나누고 있습니다. 연극에 참여하는 배우들이 한 강의실에 모여 막바지 리허설 연습하고 있는데요. 제목이 ‘열 번째 봄’인 이유가 있을까요? 먼저 탈북민 오진하 연출가의 설명 들어봅니다.

[녹취: 오진하 연출가] "주인공 현수정이라는 여성 탈북민이 한국에 와서 좌충우돌도 하고 문화적 충격도 받고 회사에 취직해서 이 낯선 문화를 접하면서 하나하나 적응해 나가는 과정인데 ‘아, 내가 한국에 와서 열 번째 봄을 맞네요.’ 이 말부터 시작하는 데 열 번째라는 게 보통 10년이 됐으면 이 정도로 성장이 돼야 하지 않나? 그리고 적응은 무언가에 닮아가는 것이 아니고 성장하는 것이야, 그게 메시지에요. 그런데 꽃이라는 건 흔들리면서 피거든. 그런 게 이 작품의 메시지라고 봐요.”

그리고 이 연극의 주요 대상은 한국에 막 정착한 탈북민이라고 하는데요.

[녹취: 오진하 연출가] "출연하는 배우가 11명인데 주인공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이에요. 거기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사람, 부정적인 사람, 따뜻하게 인간적으로 다가와서 도와주는 사람, 그 사회적인 모습을 담았어요. 반면 탈북민 한 명이 주인공 외에 더 있는데 주인공과 완전히 캐릭터가 다르게 일탈 행위를 하는, 왜냐면 우리 사회에는 모든 게 다 긍정적이진 않잖아요. 대조적인 인물을 보이고 싶어서 그렇게 했어요. 그래서 이 연극은 하나원에 들어와서 아직 대한민국 사회를 접하지 못한 그야말로 탈북민 교육생들에게 보여줄 연극입니다.”

새로운 사회에서 첫발을 내딛는 탈북민들에게 선보일 교육적인 연극이기 때문에 오진하 연출가는 특히 두 장면에 힘을 실었다고 말합니다.

[녹취: 오진하 연출가] "탈북민 최향미가 현수정의 대학 졸업식 날에 축하해 준다는 바람으로 나타나요. 그런데 현수정과 현수정의 학교 동기들의 눈에는 그 최향미가 너무 경박하고 허영심에 들뜨고 돈밖에 모르고 그런 모습이 딱 안겨 온 거야. 그러니까 수정으로서는 얼마나 창피하겠어요. 근데 그걸 표현할 수도 없고 거기서 갈등을 겪습니다. 내가 저렇게 돈 잘 벌고 화려하게 사는 게 맞지 않을까? 누구나 탈북민이 겪는 그 심정이거든요. 그걸 극복해 갑니다. 두 번째로 의미 있는 장면은 마지막 부분에 나이 제일 많이 든 기업 사장님이, 주인공 탈북민 현수정에게 격려의 말을 하는데 무슨 메시지로 의도하고 있냐면 모든 탈북민, 대한민국 사회 정착의 첫걸음을 내딛는 탈북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합니다.”

그러면서 오진하 연출가는 탈북민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것은 닮아가는 것이 아니고 성장해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는데요.

[녹취: 오진하 연출가] "이 내용에는 쉽게 변화되지 않는 말투, 언어 습관을 빨리 고치라, 여기에 맞게 닮아라. 고칠 수 없는 걸 고치라고 강요하는 거는 문화적 독재입니다. 그래서 시간과 본인의 필요에 의해서 달라집니다. 그래서 그만큼 시간이 필요하고 동기가 필요하지요. 그래서 5장까지 있는데 빨리 적응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북한 말을 2장부터는 서서히 없앱니다. 20대 여성들인 경우는 탈북민들 와서 3년, 4년 지나면 말은 다 변해요. 특히 20대는 빨리 변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그대로 하려고 왜냐하면 마지막까지 현수정이 끝까지 북한 말을 구사하면 이건 현실과 맞지 않아요.”

극에서 주인공 탈북민 현수정 역할을 맡은 배우는 한국 출신의 양은영 씨인데요. 탈북민, 통일 관련한 연극에 참여하게 된 건 이번이 두 번째라고 합니다.

[녹취: 양은영 배우] "일단 처음에 공연했던 남북통일 관련 연극에서는 제 상대 배우가 정말 탈북하셨던 배우분이셨는데 연극 연습 기간이 정말 짧았어요. 한 달 만에 이루어진 연극이었는데 그 한 달 동안만 해도 그 배우와 소통하면서 제가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탈북민들의 그 1년, 2년, 3년이 정말 충격적이고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많더라고요. 그런 기억이 있었는데 이번에 또 좋은 기회가 생기고 이것 역시 탈북 관련 그리고 통일 관련 얘기다 보니까 이번에 더 배우고 싶다.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을 것 같고 또 연출님도 북한에서 사셨다가 오신 분이어서 더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극 중 탈북민 현수정은 어떤 인물일까요?

[녹취: 양은영 배우] "현수정은 엄마와 함께 탈북을 시도했다가 중국에서 피치 못하게 엄마와 강제 이별을 당해서 몰래 숨어 살다가 간신히 한국으로 오게 되었어요. 대한민국 사회에 뛰어들게 됐는데 생각보다 너무나도 다른, 모습에서 조금 낯설어하지만, 그럼에도 열심히 살아가려고 하고 또 그 과정에서 외부적인 압박과 차별과 그런 대우를 받으면서 상처도 받고 하지만, 도움 주는 조력자분들이 있으셔서 희망을 품으면서 살다가 나중에는 자기 길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인물입니다.”

탈북민뿐만 아니라, 누구나 낯선 환경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을 텐데요. 현수정은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점차 자신감을 되찾았고요. 더불어 자기 길을 개척해 갑니다.

[녹취: 양은영 배우] "스스로 개척하게 된 계기를 주변 분들한테서 영향을 많이 받아요. 처음 와서 스스로 할 용기가 있다기보다는 계속 주눅 들고, 자신도 없고 그럼에도 옆에서, ‘아니다. 너 점점 잘하고 있다. 너는 능력있다.’ 네가 스스로 열심히 공부하면서 얻은 지식도 정말 유용하고 잘하고 있다는 조력자분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점점 자기 주체를 찾아가고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능력을 인정받아서 사장님께서 저에게 실장의 자리를 부여해 주시면서 앞으로 더 성장해 가는 현수정의 미래를 짐작하게 하는 연극이긴 해요.”

그래서 배우 양은영 씨가 주인공 탈북민 역할을 맡은 만큼 관객에게 전하는 메시지도 뚜렷했는데요.

[녹취: 양은영 배우] "관객으로 보시는 하나원 분들이 실제로 겪을 만한 일을 많이 모아놨다고 생각해요. 근데 정말 현수정이라는 인물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주변에 어떤 안 좋은 얘기와 압박과 차별을 들으면서도 계속 뭔가 하려고 하고 주변 분들의 좋은 얘기를 귀담아들으면서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충분히 하나원 분들도 현수정 인물처럼 잘 헤쳐 나갈 수 있다는 걸 메시지로 전달해 드리고 싶었고, 보시는 분들이 용기를 얻고 나중에 사회에 가서 힘든 일 있을 때마다 제 인물을 잠깐이나마 떠올려주신다면 그것만으로도 뿌듯할 것 같아요.”

그리고 또 다른 극 중 탈북민이죠. 최향미 역할에는 배우 손서희 씨가 참여했습니다.

[녹취: 손서희 배우] "향미는 현수정과 같이 하나원에 있었지만, 정말 자유를 즐기러 온 사람으로서 조금은 나쁜 길로 갔었던 인물이거든요. 쉽게 돈 벌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무너져 내렸지만, 주변에 도움을 받고 다시 일어나는 인물인데요. 그걸 좀 보여드리고 싶었던 것 같아요. 최향미 같은 이렇게 처음부터 잘 못 지낸 사람으로서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다 보면 주변에 도움도 받을 수 있고 거기서 꿈을 찾을 수 있다, 정말 내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도 있다는 게 최향미 인물의 특징인 것 같아요.”

그리고 배우 손서희 씨 또한 탈북민 역할을 맡으면서 탈북민들이 겪는 실질적인 고충을 새롭게 깨달았다고 하고요. 그 부분을 함께 이해하는 시간이 되길 바랐습니다.

[녹취: 손서희 배우] "이번에 연출님께서 실제 그런(탈북민) 분이시다 보니까 듣고 마냥 행복하지 않을 수 있었겠다, 카페에 가서도 주문하기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우리에겐 쉬운 외래어가 외국어가 되는 것도 이번에 알게 되어서 이번 공연을 통해서 정말 그런 인지를 많이 알려주고 싶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정말 몰랐던 탈북민들이 겪는 현실적인 고충….”

연극 ‘열 번째 봄’은 오는 30일, 첫 공연을 시작으로 올해 총 4번의 공연이 펼쳐집니다. 하나원 교육생을 대상으로 선보여지는 만큼 오진하 연출가가 얻어갔으면 하는 점도 얘기했는데요.

[녹취: 오진하 연출가] "어차피 이젠 선택의 여지가 없이 한국 사회에 왔어요. 살아야 해. 이왕 살 거 바르게, 안정적으로 정착합시다. 우리가 이런저런 사연도 겪게 되고 일도 부딪히게 됩니다. 보세요. 이렇게 잘 되는 사람들 또한 많습니다. 이걸 보여주고 싶어요.”

서울에서 VOA 동예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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