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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대북 제재, 석탄 수출 규제가 중요한 이유


지난 2010년 12월 중국의 접경 도시 단둥에서 노동자들이 북한에서 수입한 석탄을 하역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입니다.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따른 유엔 안보리의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이 80여 일 만에 지난달 30일 채택됐습니다. 북한의 석탄 수출을 실질적으로 규제하는 방안을 놓고 관련국들이 막판까지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대북 경제 제재에서 북한의 석탄 수출 규제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박형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조선중앙방송 보도] “여기는 일 잘하기로 알려진 덕천 대동강 탄광입니다”

북한의 노동력 동원 속도전 사업인 ‘200일 전투’가 한창이던 지난 8월,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목표 생산량’을 초과 달성한 탄광을 소개하면서, 석탄 생산 증대를 독려합니다.

[탄광 노동자/녹취] “한 구멍의 단파 구멍이라도 더 뚫기 위해서 애쓰는..”

광물 자원이 주요 수출품인 북한에서 석탄은 단일 품목으로는 최대 수출 비중을 차지합니다. 북한은 대외교역의 9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중국 해관총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2조 9천 9억원, 미화로 24억 8천 400만 달러. 석탄은 모두 1천 960만톤, 약 10억 달러를 차지했습니다.

유엔 등 국제사회가 대북 경제 제재 방안을 논의할 때 대중 석탄 수출이 항상 쟁점이 되는 이유입니다. 한국의 북한 경제전문가인 SK 연구소 이영훈 수석연구원입니다.

[이영훈 수석연구원/녹취] “중국이 엄격하게 북한의 대중국 수출의 45%에 달하는 무연탄 등 광물을 수입하지 않는다고 가정하고 이에 따른 1차적인 국민소득 감소분을 추정해 보면 올해 북한 경제성장률을 3%포인트 이상 떨어뜨릴 것으로 추정됩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지난 3월 채택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270호는 북한의 석탄 수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했습니다. 다만, 해당 품목이 민생 목적이면서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계획과 관련이 없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수입할 수 있도록 허용했습니다.

지난 3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포함하는 대북 결의 2270호를 채택했다. 사만다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오른쪽)와 매튜 라이크로프트 영국 대사가 손을 들어 표결하고 있다.
지난 3월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포함하는 대북 결의 2270호를 채택했다. 사만다 파워 유엔 주재 미국대사(오른쪽)와 매튜 라이크로프트 영국 대사가 손을 들어 표결하고 있다.

미국과 한국은 강력한 제재 효과를 위해 전면적인 수출 금지를 주장했지만, 중국 정부가 강력하게 반대함에 따라 ‘예외조항’으로 절충점을 찾은 셈입니다.

하지만 ‘민생용’진위 여부를 실질적으로 검증할 방법이 없는 만큼 중국 정부의 확실한 이행의지가 없는 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북한자원연구소 최경수 소장입니다.

[최경수 소장/녹취] “북한으로서는 제재 품목이라 하더라도 중국에서 수요가 있는 한 철광석이나 석탄을 민생용으로 위장해서 계속 수출하려 할 것이고, 중국 입장에서도 자국 기업들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굳이 이를 막으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유엔의 대북 제재결의안 2270호가 채택 된 이후인 4월 북한의 대중 수출은 석탄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시기는 중국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북한 제재에 돌입했던 때입니다.

양국간 전체 교역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정도 줄었고, 석탄 수출 역시 38%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추세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중국의 대-북한 석탄 수입액은 4월 이후 꾸준히 늘어났고, 한동안 크게 벌어졌던 전년 대비 감소폭도 점차 좁혀졌습니다. 특히 지난 8월 중국은 북한에서 올 들어 가장 큰 규모인 1억 1천 199만 달러, 246만 톤의 석탄을 수입했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나 증가한 것으로, 북-중간 무역 통계가 작성된 1998년 이후 월 기준 최대치였습니다.

북한 남포 석탄 수출항의 지난 8월 위성사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추가제재 이후에도 여전히 활발한 모습이다. 구글어스 이미지.
북한 남포 석탄 수출항의 지난 8월 위성사진. 유엔 안보리의 대북 추가제재 이후에도 여전히 활발한 모습이다. 구글어스 이미지.

미국 국무부는 이와 관련해 중국이 2270호에 포함된 ‘민생 예외’조항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토니 블링큰 국무부 부장관은 “안보리 결의는 민생 목적임을 증명하지 않을 경우 석탄 수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중국이 무기로 전용된다는 증거가 없는 한 모든 석탄을 민생용으로 인정했다”고 꼬집었습니다.

한국 언론도 중국 정부가 민생 목적 증명을 위해 기업 책임자의 직인이 찍힌 서약서 등을 제출 받고 있지만 형식적인 절차에 불과하다고 보도했습니다.

결국 중국이 사실상 제재에 동참할 의사가 없었다는 지적입니다. 유엔 결의 2270호 시행 이후 북-중 접경지역을 방문한바 있는 한국의 북한경제 전문가 김영윤 남북물류포럼 대표입니다.

[김영윤 대표/녹취] “제가 생각하기에 민생 부문이라고 그랬는데, 민생 부문이라고 아무 거나 갖다 붙이면 되지 않습니까? 기본적으로 중국은 대북 제재에 동참할 생각이 없어요.”

지난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뒤 시작된 새로운 대북제재 마련을 위한 논의에서도 북한의 석탄 수출 문제가 다시 부각됐습니다. 특히 논란이 된 ‘예외 조항’의 허점을 막는 방안이 쟁점으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이전과 마찬가지로 북한의 석탄 수출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 미국, 한국 등과 이를 반대하는 중국은 새 제재안 논의 과정에서도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 10월 한국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만난 뒤 “기존 제재안의 허점을 차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엄청난 양의 석탄 수출 대금에 대한 제재가 시행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중국 외교부는 "안보리 결의는 북한 핵실험을 막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하고, 제재가 북한 민생과 인도적 수요를 해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또 “중국의 북한산 석탄 수입은 수량의 변화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수입이 합법인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지난 3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하는 대북제재결의안을 채택한 직후 미국과 한국, 일본대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벳쇼 고로 일본대사, 사만다 파워 미국대사, 오준 한국대사.
지난 3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전체회의를 열고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대응하는 대북제재결의안을 채택한 직후 미국과 한국, 일본대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벳쇼 고로 일본대사, 사만다 파워 미국대사, 오준 한국대사.

유엔 안보리는 지난달 30일 북한의 석탄 수출에 상한선을 설정한 내용을 담은 새 대북제재 결의안 2321호를 채택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예외조항’의 허점을 보안하는 방식으로 우회로를 택한 겁니다.

새 제재에 따르면 내년부터 북한이 수출할 수 있는 석탄은 연간 4억 87만 달러 또는 750만톤까지 입니다. 상한선으로 설정된 750만 톤은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석탄 수출규모의 ‘38%’ 수준입니다.

즉 제재가 충실히 이행된다면 북한이 석탄 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반토막 아래로 줄어들게 됩니다.

전문가들은 석탄 사업권을 당이나 군부가 관리하는 만큼 석탄 수출은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조치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북한 지도층의 외화 획득에 상당한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중국과 북한이 서류상 석탄 가격이나 규모를 실제보다 낮추는 등 제재를 회피할 수 있는 수단이 없지 않습니다. 결국 새로운 대북 제재 결의안인 2321호의 실효성 여부도 중국에 달렸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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