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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의 역할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지난 22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지난 22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입니다. 북한의 인권 유린 사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 한다는 논의가 최근 국제사회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유엔은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제도를 운영하면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는데요, 이 시간에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의 임무는 무엇이고, 그동안 어떤 역할을 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지난주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한국 방문 결과를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북한 당국과 직접 연락이 가능한 채널을 마련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 토마스 오헤아 퀸타나/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 “Acco -untability measures must be discussed at the same time as cooperation...”

북한의 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책임 규명과 함께 북한과의 협력도 추진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북한 당국과 직접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지난 8월 임명된 퀸타나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남미 아르헨티나의 인권변호사 출신입니다.

유엔 인권이사회 국제 고문을 지냈으며 지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유엔 미얀마 인권 특별보고관으로 활동했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현재 국가적 차원에서 조직적인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있는 14개 국가에 대해 특별보고관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임명된 건 2004년부터입니다.

임기는 1년으로, 인권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최장 6년까지 연장할 수 있습니다.

초대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인 태국 출신의 비팃 문타폰 보고관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유엔 차원에서 북한 인권 실태를 본격적으로 조사하고, 그 결과물을 보고서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국제사회에 북한 인권문제를 환기시킬 수 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특별보고관 제도 자체를 부정하고 있는 북한이 방문조사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크며, 그럴 경우 강제할 수단이 없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됐습니다.

처음부터 방북 요청을 거부당한 문타폰 특별보고관은 대신 한국과 일본, 몽골 등을 방문해 탈북자와 비정부기구 관계자 등을 통해 자료를 수집했습니다.

초기 문타폰 보고관은 보고서에 주로 북한의 인권상황을 식량권과 생명권 중심으로 기술했습니다.

또 난민문제 전문가인 만큼 탈북자들의 강제 북송 문제도 끊임 없이 지적했습니다.

그러다가 점차 인권침해에 대한 북한 당국의 책임을 강조하며 구조적인 문제점을 부각시켰습니다.

특히 2009년에 보고서에서 문타폰 보고관은 “북한의 비극은 고위층 인사들이 대다수 주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희생시키면서 생존을 추구하는데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처럼 북한의 인권 유린이 비정상적인 북한 체제에서 비롯됐으며, 조직적인 ‘반인도적 범죄’에 성립한다는 것을 밝힌 점이 초대 특별보고관의 성과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북한반인도범죄철폐국제연대(ICNK) 권은경 사무국장입니다.

[녹취: 권은경 사무국장]“북한의 인권 유린 내용이 반인도 범죄의 성립요건에 해당한다는 점을 처음으로 발견했고, 그것을 기록했습니다. 아주 광범위하게, 체계적으로 정부 당국의 의도하에 전 주민을 대상으로 인권 유린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을..”

북한 당국은 이 같은 보고서에 대해 북한에는 인권 문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조작과 날조로 가득찬’ 보고서로 치부했습니다.

또 특별보고관 제도 자체가 인권의 정치화라며 폄훼했습니다.

2010년 문타폰 보고관의 후임으로 임명된 마루주키 다루스만 특별보고관은 북한 내 인권 침해자의 책임 추궁을 강조했습니다.

인도네시아 검찰총장 출신인 다루스만 보고관은 북한 인권상황을 유엔 안보리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 한다고 권고했습니다.

특히 2013년 보고서에서 북한의 중대하고, 조직적이며, 광범위한 인권침해에 대한 국제적 차원의 조사 체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력히 촉구했습니다.

그리고 3월 유엔 인권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설립됐고, 다루스만 보고관도 조사위원으로 참여했습니다.

이렇게 조사위원회가 만들어지고, 강도 높은 보고서가 나올 것으로 예고되면서 북한의 태도도 잠시 달라졌습니다.

2014년 9월 유엔 총회에 참석한 북한 리수용 외무상이 ‘객관적인 조사가 이뤄진다는 전제 하에 방문 조사도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겁니다.

이어 북한 외무성 관리가 다루스만 보고관에게 면담을 요청해 보고서에서 ICC 회부 조항을 일부 삭제하는 조건으로 방북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은경 사무국장입니다.

[녹취: 권은경 사무국장] “북한인권 결의안에 담긴 내용 중 북한 최고지도자에게 책임을 묻는 조항과 국제형사재판소 회부 가능성을 언급한 두 조항을 삭제해달라는 조건으로 북한 당국은 방북 제안을 한 겁니다”

다루스만 보고관은 “책임을 묻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며, 방북 허용에는 전제조건이 없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했고, 결국 방북은 무산됐습니다.

2016년 퇴임을 앞두고 다루스만 보고관은 북한인권 침해의 책임 규명을 위한 다양한 방법과 수단을 모색하는 ‘전문가그룹’ 구성을 제안했습니다.

조사위원회를 통해 북한의 반인도적 범죄를 광범위하게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전문가그룹이 책임 규명을 위한 실질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틀을 마련한 것이 다루스만 보고관의 성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새로 취임한 퀸타나 특별보고관은 이런 토대 위에서 이제 구체적인 행동을 통해 진전을 이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한국 외교부 이정훈 북한인권대사입니다.

[녹취: 이정훈 대사] “전임자가 6년 동안 길을 잘 닦아 놨다. 이제는 행동으로 옮기고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는 것이 퀸타나 보고관의 과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제는 뭐가 잘못됐다 지적하는 단계는 넘었지 않습니까”

또 북한 정권이 핵개발과 인권 탄압을 정권 유지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만큼, 두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포괄적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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