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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다시 불 붙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논란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일군사정보협정과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한민구 한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28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일군사정보협정과 관련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 주요 뉴스의 배경을 살펴보는 `뉴스 인사이드’입니다. 한국과 일본이 군사정보보호협정에 가서명했습니다. 두 나라는 과거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 정부 시절 이 협정 체결을 추진했다가 한국 내 여론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된 적이 있는데요. 군사정보보호협정이 무엇이고, 왜 한국과 일본이 협정 재추진에 나섰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월 7일 일본 도쿄에 위치한 한 방송사 보도국. 실시간 속보를 전해주는 단말기에서 경보음이 울립니다.

[효과음] “발사 정보, 북한 미사일 발사”/“발사?”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알리는 내용입니다.

비슷한 시각, 미사일이 발사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50km 정도 떨어진 중국 단둥에서 대기하고 있던 일본 방송사 카메라가 미사일이 발사되는 순간을 포착합니다.

`NHK' 등 일본 언론은 이 영상과 함께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소식을 한국 보다 빨리 보도했습니다.

[일본 TV 보도 효과음]

일본 정부가 ‘전국순간경보시스템’을 통해 발사에서 종료까지 사실상 실시간 정보를 언론에 제공했던 겁니다.

또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성 장관도 “이날 발사된 미사일은 지난 2012년 발사된 대포동 2호 개량형으로 보인다”는 정보를 발표했습니다.

[녹취: 나카타니 일본 방위성 장관] “지난번 (2012년 12월) 발사 때와 거의 같은 곳에 낙하했습니다. 대포동 2호의 개량형입니다”

한국 국방부는 일본발 보도가 나간 이후에야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일본은 한국보다 월등한 정보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현재 정보수집 위성과 다수의 이지스함, 지상레이더, 조기경보기, 해상초계기 등 풍부한 정보자산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위성을 통해 상공에서 북한을 손금보듯 들여다 보며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동향 등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습니다. 한국국방포럼 양욱 수석연구위원입니다.

[녹취: 양욱 연구위원] “일본은 이미 98년 대포동 미사일 충격이 있을 때 국가급의 정찰자산 확보에 들어갔습니다. 인공위성 12개 발사했고, 이른바 정찰위성 5기가 현재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또 일본 쪽에서 바라보는 (탄도미사일 추적용 고성능 조기경보기 레이더) TPY-2, X-밴드 레이더 등은 각도가 한국 방향과는 다르기 때문에 의미 있는 정보분석을 할 수 있습니다”

한국 군 당국도 자체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항공 전력으로 북한 군에 대한 영상, 음성 정보 등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성이 아니기 때문에 군사분계선 이남에서만 북한을 들여다봐야 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위성으로만 파악할 수 있는 정보는 미군이 제공하는 정보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런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일본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이 필요하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갈수록 커지고 있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미국에게서 얻을 수 있는 정보와 함께 일본의 정보가 필요하다는 이야깁니다. 한국 국방부 문상균 대변인의 설명입니다.

[녹취 : 문상균 한국 국방부 대변인] “가중되고 있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존 한-미-일 정보 협력에 추가하여 한-일 정보협력체계도 향상시켜야 할 필요성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현재 한국과 일본은 미국을 경유해야만 서로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4년 말 미-한-일이 체결한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관한 정보공유 약정'에 따른 것입니다.

한-일 간에 군사정보보호협정이 체결되면 양국은 온라인, 오프라인 방식을 통해 직접 군사정보를 공유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또 양국이 공유한 정보를 사후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등을 명시함으로써 정보 공유를 더욱 원활하게 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한국은 이미 미국, 영국, 캐나다 등 30여개 나라와 정보보호 협정과 약정을 맺었습니다.

일본도 2005년 미국과 이 협정을 체결한 이래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호주, 영국, 인도 등과 협정을 체결하며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일본은 한국과 이 협정을 체결함으로써 통신 감청, 탈북자 등을 통해 한국 당국이 파악한 북한 군의 내부 움직임 관련 정보가 자국에게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또 한반도 유사시 한국 내 일본인을 철수시켜야 할 상황이 올 때, 한국 군의 작전계획이나 움직임을 파악하는데도 유용할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보도한바있습니다.

과거 2012년 양국은 이 협정의 서명 직전까지 갔지만, 한국 내에서 국민 정서를 무시한 ‘밀실 추진’이라는 논란에 휩싸여 취소된 바 있습니다.

이후 4년 만인 지난달 27일 한국 국방부는 협정 체결 논의를 재개하겠다고 전격적으로 밝혔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북한이 2차례나 핵실험을 감행했고, 20여 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안보 상황이 바뀌었기 때문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겁니다.

한국 국방부는 또 4년 전 상당 부분 합의가 이뤄진 상태지만 국민여론을 존중해 모든 절차를 신중하고 투명하게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 문상균 한국 국방부 대변인] 2012년에, 이미 문안에 대부분 합의가 된 상황이기 때문에….]

하지만 협상 개시 불과 보름 만에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 내에서는 다시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 3당은 “국방부가 신중하게 진행할 것처럼 이야기하면서 속전속결로 진행하고 있다”며 협상을 중단하지 않으면 국방부 장관의 해임을 건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정책위의장입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국민과 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의사를 무시한 채 계속 논의해 나간다면 야3당은 국방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도 할 수 있다….”

더욱이 박근혜 대통령의 이른바 비선실세 국정개입 의혹 파문으로 국정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협상 추진은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이번 협정 체결의 이면에는 미국 정부의 바람이 상당히 작용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미-한-일 3각 군사협력 강화를 원하고 있는 미국이 한-일 간 군사협력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는 겁니다.

한국 정부는 올해 안에 체결을 완료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처음 체결이 무산됐던 4년 전보다 정치적 환경이 좋지 않은 지금, 만만치 않은 여론의 벽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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