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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린 "북한은 과격 테러분자들의 세속적 동맹"


미국 차기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된 마이클 플린 전 미 국방정보국장(DIA)이 17일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기 위해 뉴욕의 트럼프 타워로 들어가는 모습
미국 차기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된 마이클 플린 전 미 국방정보국장(DIA)이 17일 트럼프 당선인을 만나기 위해 뉴욕의 트럼프 타워로 들어가는 모습

미국 차기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된 마이클 플린 전 미 국방정보국장(DIA)과 미 중앙정보국장(CIA)에 지명된 마이크 폼페오 하원의원은 모두 북한에 대해 매우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특히 플린 전 국장은 북한 정권을 과격 이슬람 세력의 동맹에 비유하며, 체제를 오래 존속시켜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육군 3성 장군 출신인 마이클 플린 전 국방정보국장은 미국의 적대국들에 군사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매우 강경한 입장을 보여 왔습니다.

플린 전 국장은 지난달 일본 방문 중 ‘니혼게자이신문’ 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현 체제를 오래 존속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김정은과 경제적 거래를 할 생각도 없다”며 “중국이 북한 문제에 더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지난 7월 펴낸 저서 ‘The Field of Fight’에서는 북한을 과격 이슬람 세력의 제휴집단 중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과격 이슬람 세력은 홀로가 아니며,서방세계,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을 증오하는 국가·단체와 제휴하고 있다”며 “그 동맹에 북한과 러시아, 중국, 쿠바, 베네수엘라가 포함돼 있다”는 주장입니다.

플린 전 국장은 그런데도 “오바마 행정부는 이런 미국의 적들을 제대로 분명하게 말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백악관을 비판했습니다.

플린 전 국장은 지난 2014년 국방정보국장직에서 해임된 뒤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매우 강하게 비판해 왔습니다.

지난 7월 ‘뉴욕 포스트’신문 기고문에서는 “미국이 적국 동맹과 범세계적인 전쟁에 직면해 있다”며 그들은 “북한의 평양과 쿠바의 하바나,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에서부터 이들과 제휴하고 있는 이란과 알카에다, 탈레반, ISIL 같은 과격 이슬람 국가와 단체”라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달 미 보수성향의 라디오 프로그램인 ‘마크 레빈 쇼’에 출연해서도 북한을 이슬람 테러분자들의 “세속적 동맹”이라며, 이들은 미국인들의 삶의 방식을 증오하며 서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지난해 6월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는 북한과 이란의 공조가 심각하다며 핵 뿐아니라 전자기판, 즉EMP 관련 기술을 오랫동안 교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EMP는 강한 전자기파를 통해 전력망과 통신망을 매우 광범위하게 마비시키는 장치입니다.

직설적인 발언으로 잘 알려진 플린 전 국장은 이 청문회에서 미 정보당국이 r과거 북한의 비밀 핵 프로그램과 확산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녹취: 플린 전 국장] “The U.S. intelligence community’s record in tracking clandestine nuclear weapons programs has been decidedly mixed…”

플린 전 국장은 특히 북한이 1994년 미국과 제네바 핵 합의를 한 뒤 핵과 관련해 지금까지 어디까지 왔는지 보라며, 북한과의 핵 합의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국방정보국장 시절인 2014년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서는 “북한 정권은 동북아 지역을 가장 불안정하게 하는 세력”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플린 전 국장] “Regime in North Korea remains highly unpredictable…”

또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통치에 따른 현 권력구조의 유지, 경제 개선, 정권을 위협할 수 있는 외세의 행동 억지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평가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제기했던 한국과 일본의 이른바 ‘안보 무임승차론’에 대해서는 두 나라가 미군 주둔 비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 이 사안이 차기 행정부에서 제기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플린 전 국장이 맡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국가 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지척에서 외교와 안보를 총괄하고 책임지는 핵심 직책입니다.

미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모두 플린 전 국장이 대선 때부터 외교안보에 익숙하지 않은 트럼프 당선인의 핵심 자문 역할을 해 왔다며 그의 견해가 차기 행정부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한편 차기 중앙정보국장(CIA)으로 지명된 마이크 폼페오 하원의원도 대표적인 매파로 무력 사용 등 북한에 상당히 강경한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폼페오 지명자는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뒤 보수 성향의 라디오 프로그램인 ‘라스 라슨쇼’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은 더 이상의 유엔 대북 결의는 없다고 선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엔 안보리 결의는 유용하지도, 생산적이지도 않으며 미국은 경제력과 군사력을 모두 행사해 북 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겁니다.

폼페오 지명자는 특히 북한을 국제 무역체계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며 대북 금융과 기술 제재를 주장했습니다.

또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을 더 압박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미국은 군사적 개입과는 별도로 공격적인 기술을 사용할 능력을 갖고 있다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수 년 뒤로 후퇴시킬 수 있는 비동적 기술 (non-kinetic)을 보유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비동적 기술은 비정규전에서 물리적 타격이 아니라 음파나 전자전, 방사선, 레이저 등을 이용해 상대의 공격력을 약화시키는 것 등을 말합니다. 가령 레이저 무기는 상대를 물리적으로 타격하지 않지만 엄청난 열을 가해 상대의 장비를 마비시킬 수 있습니다.

폼페오 지명자는 북한이 실질적인 위험을 감수할 단계에 근접해 있다며 미국이 이런 비동적 기술을 사용할 시기가 이제 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1994년 북한 제네바 핵 합의와 지난해 이란 핵 합의에 모두 관여했던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셔먼 전 차관 때문에 미국이 두 핵무기 테러 국가를 상대하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폼페오 지명자는 지난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발표한 성명에서도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가 미국을 위험한 길로 몰고 있다며 조속히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기했습니다.

폼페오 CIA 국장 지명자는 앞으로 상원 인준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하지만 마이클 플린 국가안보보좌관은 인준이 필요 없기 때문에 내년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동시에 바로 직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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