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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 대북방송 청취 실태, 탈북민 증언


한국 내 탈북자 단체가 북한으로 보내는 휴대용 라디오. (자료사진)

한국 내 탈북자 단체가 북한으로 보내는 휴대용 라디오. (자료사진)

북한 주민들은 외부세계에서 전달하는 방송을 얼마나 많이 접하고 있고, 또 그런 방송들이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한국에 있는 탈북민들에게 들어봤습니다. 서울에서 박은정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녹취: 현장음] 지난해 열린 대북방송 관련 회의 현장음.

미국에서 방송하는 `미국의 소리'를 비롯해 한국의 `국민통일방송'과 `극동방송' 등 북한의 청취자를 위한 다양한 대북방송들이 있는데요, 지난해 말 열린 ‘민간 대북방송 10주년 기념 토론회’에서는 대북방송을 접한 북한 주민들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일이,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높은 통일 준비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실제로 탈북민들은 북한에 있을 때, 대북방송을 얼마나 많이 접했고 어떤 내용에 관심을 가졌는지 탈북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녹취: 탈북민] “얘기는 들었어요. 남한 방송을 듣는다고. 제가 어렸으니까 언니들이 얘기를 하는데, 그 때는 그게 그렇게 심각하다고 생각을 못했으니까. 아이들끼리 얘기하는 거잖아요. ‘남한방송이 말씨가 예쁘다’.하는 그런 기억이 있던 것 같아요.”

“많이 들었습니다. 함경북도 온성 지방에 가면 전파가 파도 타는 것 같아요. 들렸다, 끊어졌다, 들렸다, 끊어졌다, 이렇게. 그래도 그거 억지로 듣습니다.”

“들은 적이 없어요.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있는 것도 몰라요. 조금 민감해서 듣는 사람은 들었더라고요. 우린 겁나서 녹음기 자체, 라디오 다 떼 버리니까. 그거 기능을 못했어요.”

“대남 나가는 방송은 들어도 한국에서 하는 방송은 못 들어본 것 같은데.”

“북한도 그렇단 말이에요. 라디오 갖고 있는 사람, 소형라디오. 큰 라디오는 다 주파수를 떨구고 부속을 이래 놓으니까. 다른 방송은 못 듣게 한 단 말이에요. 그런데 소형은 중국에서 가져오거나 이런 사람들은 듣는단 말이에요.”

“무슨 라디오, 듣긴 들었는데 한 번 들은 적은 있어요.”

“한밤중, 아니면 새벽에. 12시 넘어서 밤중에 조용히.”

“시간대는 밤10시 정도?”

“밤에 한 10시에서 1시쯤에 가끔씩 잡혔던 것 같아요.”

“남조선 방송 들으면 안 된다는 거 알긴 알았는데, 호기심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들었고 또 듣다 보면 아마 중독되는 것 같아요. 자꾸 듣게 되고, 이게 걸리면 잡혀간다는 거 알면서도 듣는단 말이죠.”

“자주 들었어요. 매일 저녁 들었어요. 유익했죠.”

북한에서 대북방송을 접한 사람들도 있고 전혀 접하지 못한 사람들도 있는데요. 대부분 주변 사람들을 통해 듣거나 탈북 과정에서 중국 등 제 3국에서 접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녹취: 탈북민] “아빠가 중국으로, 저희가 중국에 친척이 있거든요. 그래서 아빠가 중국에 갔다가 중국에서 들었다고 그랬어요.”

“보면, 라디오 한국으로 찾으면 나와요. 그런데 우리가 정확히 찾는 건 아니고.”

“중국에서 들어온 반도체 라디오 아주 작은 게 있었는데, 잘 들리진 않아요. 그런데 그래도 들었습니다. 라디오가 없어요, 실제는. 그런데 어쩌다 생기면 듣게 된단 말이죠. 가지고 있는 것만 해도 회수해 가는데, `북한중앙방송'은 들을 게 없는 거고. 이 방송 밖에 들을 게 없죠. 외국 방송도 모르니까 못 듣는 거고.”

“친구 누나가 들려줘가지고 편안하게 들었어요. 발음이 이상하죠.”

“동네 아가씨가 있었는데 그 아가씨가 얘기를 해서 듣자, 이러고 몰래 몰래 들은 거예요. 그 아가씨랑 나랑 아가씨네 엄마랑 아버지랑 그 집에서. 문 다 걸어 잠그고, 그리고 커튼을 다 내리고.”

“우연히. 고정방송이라 잘 안 잡히는데 게 잘 잡혔던 것 같아요.”

잘 몰랐던 한국의 상황에 대해서도 듣고, 북한에 살지만 잘 모르는 북한 내부의 사정에 대해서도 방송을 통해 배우기도 합니다.

[녹취: 탈북민] “제일 지금 기억 나는 게 아주 무게 있는 방송이, ‘노동당 간부들에게.’ 하는 방송. 아주 무게 있더구만. 그리고 그 방송이 지금도 기억이 나는 게, 너무 속속들이 안단 말이죠. 북한에 대해서 너무 속속들이 알고 ‘아, 정말 깊이 있게 알고 있구나’. 이런 생각. 사람이 넘어가요.”

“대담프로그램 같은, 되게 목소리도 좋고.”

“남한의 애들 군대 가는 거 있잖아요. 뭐 2 년 군대 가는 거. 그걸 얘기하더라고요, 그때. 군의 생활에 대해서 그걸 한 번 라디오로 들은 적이 있어요. 남한방송 들을 때, ‘남한사회가 북한사회보다 더 괜찮구나.’ 싶었어요. 왜냐하면 북한은 군 생활을 10 년 이상을 하는데, 얘네는 2 년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괜찮구나, 생각을 했어요. 하나 알면 열을 알잖아요. 시위도 하고 그러잖아요. 그리고 대통령도 국민들이 뽑잖아요. 그 때 당시 공정하다고 생각을 했어요.”

“경제적인 면에서 사람 생활 면에서 이런 거는 믿음이 가지.”

방송에 직접 사연을 보내 참여했다는 청취자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녹취: 탈북민] “제가 여기 한국에 글도 써 갖고 그때 몰래 몰래, 신분 없으니까 그냥 중국 사람처럼 해 갖고 이렇게 편지를 띄워서 막 상금도 받아보고 그렇게 했던 적은 있어요. 중국에서 라디오 듣고, 이번 주 제목은 무슨 예를 들면 첫 사랑 이런 거에 대한 주제를 내면 시를 써 갖고 보내는 게 있어요. 그러면 거기에서 이제 1등 당첨 돼 갖고 돈 얼마씩 계좌번호 이렇게 주더라고요. 한국에서 중국으로 이렇게,계좌번호 알려주면 넘어오고 그런 것은 있었어요.”

대북방송이 탈북을 결심하는데 많은 영향을 미쳤다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녹취: 탈북민] “탈북 동기에서 도움이 많이 됐고. 북한이 10년 전만 해도 한국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방송을 통해서 한국에 대해서 많이 이해하게 됐어요.”

“그 사회는 어떨까, 뭐 호기심이라 할까 뭐 반신반의 하면서 가는 거죠. 약간 아주 약간."

최근 `북한개혁방송'에서 탈북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북한에서 매일 방송을 듣는 사람이 7%, 한 달에 1회 이상 듣는 사람은 36%로, 북한 주민 3 명 중 1 명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한국의 대북방송 라디오를 듣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대북방송의 역할이 더 강조되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박은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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