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린 크룩스 북한 주재 영국대사가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평양에서 찍었던 사진을 올렸다. Colin Crooks / Twitter.
콜린 크룩스 북한 주재 영국대사가 27일 자신의 트위터에 평양에서 찍었던 사진을 올렸다. Colin Crooks / Twitter.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외국인들의 북한 입국이 허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북한의 엄격한 코로나 방역 조치로 1년 전 평양을 떠난 북한주재 영국 대사가 전망했습니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면 영국 정부는 북한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안소영 기자입니다.

북한의 유례없이 엄격한 신종 코로나 방역 조치로 지난해 5월 평양을 떠나야 했던 콜린 크룩스 북한주재 영국 대사가 27일 북한을 떠날 당시 상황 등 북한에서 겪은 여러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크룩스 대사는 이날 ‘아이리시 선’과의 인터뷰에서 1년 전인 지난해 5월 27일 북한 당국의 코로나 관련 조치로 영국 대사관이 극적으로 폐쇄된 뒤 4시간 가량 차를 타고 흙길을 달려 육로로 국경을 넘어 북한을 빠져 나온 상황을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작년 1월부터 대사관 잠정 폐쇄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갇혀 있던 경험은 영원히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보통 한 번에 6주에서 8주를 (평양에서) 지내는데 당시에는 6개월을 보내야 했다며, 모두가 할 만큼 했다고 느껴 안타깝지만 떠날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2018년 12월 평양에 부임한 크룩스 대사는 “만약 평양에 머물렀다면 무기한 갇힐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크룩스 대사는 계속 대사관을 운영하기 위해 영국인들의 입국을 허용해 달라고 북한 당국을 설득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사관 폐쇄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코로나로 인해 ‘봉쇄’에 들어간 첫 국가들 가운데 하나이며 아마도 가장 늦게 문을 열 국가 가운데 하나일

것이라며, 외국인의 방북이 가능하려면 적어도 올 연말은 지나야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크룩스 대사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최대한 빨리 국제사회 인도주의 지원 단체들의 입국을 허용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국경 봉쇄 조치는 내부 상황을 파악하기 훨씬 어렵게 하며, 취약 계층의 영양 상태와 깨끗한 식수 제공, 의료 시설 접근 문제 등이 우려된다는 겁니다.

크룩스 대사는 북한의 핵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북한이 핵 활동을 멈추고 국제사회와 의미 있는 관여에 나선다면 밝은 미래를 누릴 수 있다는 겁니다.

크룩스 대사는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한다면, 영국은 북한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동시에 번영을 누릴 수는 없다면서, 북한은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밖에 세상에서 가장 폐쇄된 국가인 북한에서의 특수한 경험담도 소개했습니다.

크룩스 대사는 관광객들에게는 늘 감시원이 붙지만 자신은 외교관으로서 비교적 평양 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었다며, 종종 지켜보는 사람과 미행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에게 손을 흔들곤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또한 외교관으로서 일반 북한 주민들과 연락하는 것이 쉽지 않고, 어린이 등 북한 주민들 역시 외국인을 대하는데 긴장하는 것 같다고 크룩스 대사는 말했습니다.

크룩스 대사는 자신이 일상 생활 사진을 트위터에 올리는 것에 북한 당국이 민감해했다고 회고했습니다.

북한 내 모든 지방과 주요 도시를 여행할 특권을 누리고 정기적으로 트윗를 시작한 최초의 대사가 자신이라고 생각한다는 크룩스 대사는 한국 언론사들이 ‘특파원’ 역할을 하는 외국 대사에 대한 기사를 보도했을 때, (북한 당국으로부터) 어려운 질문을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크룩스 대사는 평양을 떠난 지 꼭 1년이 되는 지난27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북한의 국경 봉쇄가 해제돼 평양에 돌아가길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크룩스 대사는 “1년 전 오늘 평양 주재 영국 대사관을 잠정 폐쇄하고 북한을 떠났다”며, “아직은 우리의 복귀를 허용할 국경 개방 조짐은 없지만, 다시 김일성 광장에 설 수 있을 때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기를 희망한다”는 글과 함께 과거에 김일성 광장에서 찍은 사진을 올렸습니다.

한편 지난달 기준 평양에는 각국 대사 9명과 임시 대사대리 4명만 남아 있다고 주북 러시아 대사관이 밝힌 바 있습니다.

영국과 스웨덴, 베네수엘라, 브라질, 독일, 이탈리아, 나이지리아, 파키스탄, 스위스 등의 공관은 모두 폐쇄됐고, 국제 인도주의 기구 외국인 직원들도 모두 떠난 상황입니다.

앞서 지난 2월 25일에는 평양 주재 러시아 대사관이 자체 페이스북을 통해, 러시아 외교관 가족들이 수레를 직접 끌고 귀국하는 모습의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신종 코로나 여파로 국경이 1년 이상 닫혔고, 여객 운송 중단으로 귀국길이 어려웠다고 호소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