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8월 미군 F-35B 전투기 편대가 웨이크 섬 주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지난 2018년 8월 미군 F-35B 전투기 편대가 웨이크섬 주변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최근 태평양의 미국령 웨이크 섬에서 대규모 활주로 확장 공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북한에 대한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웨이크 섬은 미국 하와이에서 서쪽으로 약 3700km, 괌으로부터 동쪽으로 약 2430km, 일본 도쿄 남서쪽으로 약 3204 km 떨어진 해안선 길이 19km에 불과한 환초 섬입니다.

웨이크 섬, 일본과 하와이 사이에 위치한 미 전략적 요충지

최근 활주로 확장공사 진행…수년 간 대규모 설비투자

미국이 실효지배 중인 군사통제구역으로 세상에서 가장 고립된 섬으로 평가되며, 한국전쟁 당시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과 더글라스 맥아더 유엔군사령관이 비밀회담을 진행한 곳이기도 합니다.

미국의 민간 위성분석업체인 플래닛 랩스가 지난달 30일 촬영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이 섬에서는 현재 대규모 활주로 확장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최근 3년 간 동일 지역 위성사진들과 비교할 때, 올해 초 대규모 활주로 공사(주요 활주로 길이 2.98km)가 진행돼 현재 개보수를 마쳤고, 화물을 싣고 비행기 방향을 틀기 위한 구역이 추가됐습니다.

실제로 2017년 미 국방수권법에 반영된 웨이크 섬 내 지원시설 확충예산은 1천117만 달러에 달합니다.

특히 최근 7년 간 내역에서는 ‘웨이크 섬 단계적 도입’이라는 항목에 약 2억 달러가 시설 운용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민간위성분석업체인 플래닛랩스가 지난달 30일 촬영한 웨이크섬 활주로. 3년 전과 비교해 주요 활주로의 개장공사가 최근 완료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제공=Planet Labs)

그렉슨 전 차관보 “북한, 중국의 선제타격 대비한 셈법”

“역동적 병력 전개 일환…효과적 공중투사 역량 보장”

월러스 그렉슨 전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6일 VOA에, 중국과 북한 등 역내 적성국들이 실전 상황에서 괌과 하와이 주요 공군기지를 타격하는 것에 대비한 위험 분산 셈법이 반영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 그렉슨 전 차관보] “The aircraft can take off from one place to their mission go back and land at a different place and all of this would complicate enemy's targeting capability.”

주요 미 공군전력의 배치를 상정하기 어렵게 만들면서, 적성국의 타격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기 위한 의도라는 설명입니다.

또 공격 측면에서도 B-52 전략폭격기 본토 재배치를 시작으로 최근 미 공군이 새로 공표한 역동적 병력 전개의 일환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 그렉슨 전 차관보] “But none of that means that we have to or that we should fight from those bases. We should fight from places that are advantageous to us to protect our interests and to destroy the enemy. The Air Force is doing a lot to develop the capabilities for alternative site operations, and I don't know, but I suspect that they are looking at any and all places that are big enough to hold a runway and taxiway.”

기존 공중전력의 상시 전진배치에 따라 적성국의 공격에 따른 취약성을 노출시키기 보다는 미국이 선택하는 시기와 속도에 따라 이 같은 환초 섬들을 임시 중계지로 연계하면서 효과적 투사가 가능하도록 추진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웨이크섬 활주로 북부 동일 지역을 지난 2017년 촬영한 위성사진(왼쪽)과 지난달 30일 위성사진 비교. 추가 시설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사진제공=Planet Labs)

베넷 선임연구원 “대중 대북 선제적 기습각인 효과”

“긴 활주로 요구되는 전략폭격기 중간기착점 활용”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웨이크 섬을 포함해 마셜제도 등 최근 태평양 환초 섬들의 활주로 확장 공사는 B-52 전략폭격기 비행에 요구되는 긴 활주 특성과 연계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베넷 선임연구원] “Because a B-52 is a very heavy aircraft when it's fully fueled and for it to take off, it's not going to do a very good job of taking off at even maybe 7000 or 8000 feet. It wants to have like 9000 to 12,000 feet, especially in hot weather. So in hot weather, the atmosphere, the air is such that it needs a longer runway”

2차 세계대전 당시 구식 폭격기들은 1.5km로 충분했지만 완전무장한 B-52 등 현대 전략폭격기는 2.98km 이상의 활주로가 필요하다는 설명입니다.

이 때문에 항공모함에서는 전개가 불가능하며, 과거 괌이나 알래스카 기지에서 출격하는 방식을 채택했지만 최근 미 본토에서 전략자산을 전개하는 전략 변화에 따라 2.98km 이상의 활주로를 보유한 중간 기착점들을 다수 확보할 필요가 생겼다고, 베넷 선임연구원을 말했습니다.

또 이 같은 중간 기착지 활용에 따라 북한과 중국이 어느 시점에 미국이 공격할지를 판단하기 어렵게 만드는 선제적 기습 각인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홈즈 교수 “당장은 대중 전략에 초점…대A2/AD 전략”

“미 공군 작전복원력 강조…억지력 효과도 개선”

해양전략 전문가인 제임스 홈즈 미 해군참모대학 교수는 개인 의견을 전제로 “북한의 괌 타격 셈법에 따른 측면은 장기적 과제의 성격이 짙다”며 “당장은 대중국 전략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홈즈 교수 VOA서면질의 답변] “The People's Liberation Army could pelt our Western Pacific airfields with missiles at the outset of a conflict and drive U.S. and allied air forces back. We need to diversify and improve our portfolio of airfields to show the PLA that we are resilient and would soon come back at them if they tried it. So the U.S. military has been experimenting with operating aircraft from temporary airfields around the region...”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통적 군사전략은 미국의 역내 진입을 막는 이른바 반접근지역거부(A2/AD)에 기초해 미군과 동맹국의 공군기지에 대한 미사일 공격에 맞춰져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에 따라 미군은 향후 운용할 수 있는 활주로 선택지를 다양화하고 개선함으로써 중국에 대해 작전 복원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을 명백히 하기 위해 역내 임시 활주로 확충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홈즈 교수는 분석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