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한국 평택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인근에 성조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지난해 2월 한국 평택에 위치한 국내 최대 규모 주한미군 기지인 캠프 험프리스 인근에 성조기와 태극기가 나란히 걸려 있다.

한국 정부는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들의 인건비를 한국 측이 우선 지급하는 방안을 미국이 수용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습니다. 주한미군사령부도 근로자들에게 무급휴직의 힘든 시간이 끝났다고 반겼습니다.

한국 정부는 3일 미국이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임금을 한국 측에서 우선 지급하는 방안을 수용하면서 이들의 무급휴직을 중단하기로 한 결정을 환영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미-한 양측은 조속한 시일 내에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합의에 도달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한국 측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난항을 겪자 무급휴직을 피하기 위해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자 인건비에 대해서만 별도의 교환각서를 체결해 한국 국방부가 확보해놓은 분담금 예산에서 지급하는 방식을 미국에 제안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측의 거절로 지난 4월1일부터 4천명 가량의 한국인 노동자가 무급휴직에 들어갔습니다.

주한미군사령부도 3일 입장문을 내고 “주한미군과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매우 좋은 뉴스”라며 “이 결정으로 부분 무급휴직은 물론 휴직 근로자들의 힘든 시간도 끝났다”고 말했습니다.

미-한 두 나라는 한국이 부담할 구체적인 금액과 집행 방식 등에 대한 문안 내용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협의가 끝나면 해당 문안에 대해 국회 비준이 필요하진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해당 문안에 대해 국회 비준을 받을지 여부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외국과의 조약 체결 때 예산 부담이 따르는 경우 국회 비준이 필요하지만 이번 경우엔 방위비 분담금 전액이 아닌 일부인 인건비 부분에 대한 우선적인 집행이기 때문에 비준을 받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민간 연구기관인 한국 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한국 정부가 추진한 방안을 집권여당이 문제 제기할 가능성이 희박한데다 미-한 동맹을 중시하는 제1야당 또한 미국이 수용한 사안을 문제삼지 않을 것이라며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한편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인건비 문제가 해결되면서 향후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엇갈린 전망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미-한 동맹 전문가인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전반적인 연합방어태세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인데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선 방위비 분담금 협상의 조속한 타결에 한층 박차를 가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미국은 빨리 이것을 어떻게든 타결하려고 할 겁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것이 대선공약이기 때문에 더구나 코로나19나 미국 상황에서 굉장히 트럼프 대통령이 곤경에 처해 있어서 뭔가 업적을 내야 한다는 필요가 더 커졌을 것이라고 생각되거든요.”

특히 미 국방부가 이번 결정에서 미국이 상당한 유연성을 보였다며 한국도 똑같이 해주길 요청한다고 밝힌 대목이 미국의 보다 강한 압박을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한국 국가전략연구원 신범철 외교안보센터장은 주한미군 근로자 인건비 문제가 해소됨으로써 한국 측이 여유를 갖고 협상에 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증액을 시켜야 하는 쪽은 미국이고 한국은 버티기를 하는 상황이잖아요. 그런데 버티기를 시도하는 한국 정부에게 가장 큰 부담요인이 한국인 근로자 문제였어요. 이것은 국내정치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데 임시 방편으로 한국인 근로자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에 한국 정부로서는 여유가 생긴 거죠.”

방위비 분담금 인상 폭을 놓고 한국은 지난해 대비 13%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미국은 50% 인상 규모인 13억 달러를 요구한 상태로, 이달 중 열릴 미-한 국방장관 화상회담에서 거듭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