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부가 북한 불법활동 관련 제재대상으로 지정한 중국 단둥은행 광고가 단둥 공항 청사에 붙어있다.
미국 재무부가 북한 불법활동 관련 제재대상으로 지정한 중국 단둥은행 광고가 단둥 공항 청사에 붙어있다.

미국의 대북제재가 포괄적이고 그 범위와 효과가 상당히 다양하다고 지적한 제재 이행 지침서가 나왔습니다. 북한의 불법 행위를 저지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세컨더리 보이콧이 해외 금융기관에 중대하고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미 재무부의 ‘포괄적 제재’ 대상일 뿐 아니라 세컨더리 보이콧 적용 대상이라고 명시하며 대북 제재 이행을 촉구한 ‘제재 이행 지침서’가 최근 발간됐습니다.

워싱턴에 기반을 둔 법률 조사∙분석 전문 기관인 ‘세계 연구 심의 기구(GIR: Global Investigations Review)’가 주도한 약 300페이지 분량의 지침서 작성에 미국, 영국 등에 기반을 둔 48명의 다국적 법률가들이 참여했습니다. 

민간 기업을 대상으로 미국, 유엔, EU 제재 이행 방안을 설명한 이번 지침서는 미국의 ‘포괄적 제재와 광범위한 유엔 제재’를 동시에 받는 북한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회사들에게 ‘끊임없이 위험의 원천’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미 재무부가 미국 국적 혹은 관할권 내 모든 단체와 개인의 모든 상업 활동을 금지한 ‘포괄적 제재’를 받고 있는 5개 국가와 지역(북한, 이란, 시리아, 쿠바, 크림반도) 중 하나라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은 다른 제재 대상국과 비교해 미 재무부의 금융 제재 적용 범위가 넓다고 설명했습니다. 대북 금융 제재가 미국 등록 법인과 금융기관은 물론 미국 국적자, 거주자가 소유하거나 통제하는 제3국의 기관의 활동까지 적용된다는 겁니다.

지침서의 주 저자이자 뉴욕에 본사를 둔 법률 사무소 ‘화이트앤케이스(White & Case)’의 니콜 어브 변호사는 9일 VOA에, 해운∙선박∙항공 제한,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포함한 미국의 대북 제재가 “확실히 포괄적이고 그 범위와 효과가 상당히 다양하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미국 내 기업과 개인의 ‘전면적인’ 대북거래 금지뿐 아니라, 미국과 관할권 내 개인이나 기업과  아무런 연관성이 없더라도 북한이 관여한 제재 위반 행위에 개입한 제3국 행위자를 대상으로 ‘2차 제재,’ 즉 세컨더리 보이콧도 부과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어브 변호사] “The United States has imposed comprehensive sanctions on North Korea that contain many different facets. These include sweeping prohibitions on dealings with North Korea by US persons or that otherwise touch the United States, as well as what are commonly referred to as ‘secondary sanctions,’ which the United States can impose against persons that engage in sanctionable conduct involving North Korea even if there is no connection to the United States or US persons.” 

카타르 도하 건설현장의 해외 노동자들. 2022년 월드컵 개최가 예정된 카타르에는 한 때 3천여 명의 북한 노동자들이 각종 건설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었다.

제재 이행 지침서는 북한이 이란, 러시아, 베네수엘라과 함께 미국이 활용하는 치외법권 제재(extraterritorial sanctions)의 일부인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 중 하나라고도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미 행정부는 북한이 홍콩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설립된 위장 회사와 해외노동자를 통해 불법 수익 창출을 하는 것에 대응해 이미 세컨더리 보이콧을 부과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지침서는 미 행정부가 세컨더리 보이콧 적용을 통해 북한의  국제 금융망 접근을 제한하려는 노력이 2017년 중반 실행된 중국 단둥은행에 대한 조치로 탄력을 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미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국(FinCEN)’은 단둥은행을 상대로 한 주의보 발령을 통해, 해당 금융 기관의 미국 달러화 거래와 해외 은행을 통한 단둥은행의 미 금융시스템 간접 접근을 차단한 바 있습니다. 

지침서는 또 미 정부는 이후 북한의 중개자 역할을 한 혐의가 있는 중국 기반의 무역회사와 개인뿐 아니라 선박 간 환적에 개입한 선박에까지 제재를 부과하는 등 세컨더리 보이콧을 다양한 범위에서 활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제3국 금융 기관들은 미 제재 틀에서 세컨더리 보이콧 조항이 ‘확산 (proliferation)’된 점에 주목해야만 한다고 설명하며, 금융 기관들의 엄격한 규정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미 행정부가 2017년 서명된 대통령 행정명령 13810호 등을 근거로 북한과 거래한 제3국의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세컨더리 보이콧을 적용할 수 있다면서, 이런 조치가 금융기관에 ‘중대하고 장기적인 효과’를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시걸 맨델커 전 미 재무부 테러 금융정보 담당 차관은 이번 지침서 추천 서문에서 재직 당시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민간 부문에 제재와 관련 금융 규정을 준수하는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하는 것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맨델커 전 차관은 민간 부문이 지침서를 이해하고 사용함으로써 ‘악의적인 행위자’들로부터 미국과 국제 금융망을 보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도하지 않은 제재 회피 행위를 피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