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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거듭된 미국 대화 제의 거부…1년 7개월째 대화 중단


지난해 10월 스톡홀름의 북한대사관에서 미-북 실무협상이 결렬됐다고 발표하는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오른쪽)와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지난해 10월 스톡홀름의 북한대사관에서 미-북 실무협상이 결렬됐다고 발표하는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오른쪽)와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미국과 북한 간 대화가 중단된 지 약 1년 7개월이 지났습니다. 지난 2019년 10월 스톡홀롬 실무협상이 결렬된 뒤 미국이 여러 차례 대화 제의를 했지만 북한은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안소영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지난 2019년 10월,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7개월 만에 미북 실무협상단이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만났습니다. 하지만 양측은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고 회담은 결렬로 끝났습니다.

김명길 당시 북한 협상 대표는 미국이 아무 준비 없이 왔다고 비난하며, 적대 정책을 완전히 철회하지 않으면 더 이상 대화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 김명길 /당시 북한 협상 대표]” 기대감을 한껏 부풀게 하였으나 아무것도 들고나오지 않았으며, 우리를 크게 실망시키고 협상 의욕을 떨어뜨렸습니다.”

하지만 미 국무부는 회담 결렬 직후, 창의적 아이디어를 북한 측에 전달했고 분위기도 좋았다며, 2주 뒤 다시 대화가 속개되기를 바란다는 의지를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2주 후 만남 계획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고, 이후 약 1년 7개월 째 미국과 북한은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한 채 장기 교착 상태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같은 해 12월, 당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한국 방문해 북한에 공개적으로 대화를 제의했습니다.

[녹취: 비건 대표]”Let me speak directly to our counterparts in North Korea. We are here, and you know how to reach us.”

비건 대표는 북한 측에 “우리가 여기에 있고, 북측은 우리에게 어떻게 연락하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침묵했고 비건 특별대표를 그냥 돌려보냈습니다.

2020년 중국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 미국은 신종 코로나 대북 지원을 통한 대화를 모색했습니다.

지난해 3월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은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대북 지원을 제안했고, 또한 직접 북한에 지원을 제안했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코로나 방역과 관련해 협조할 의향이 있다는 친서를 보냈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달 북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은 담화를 내고, 미국 측이 코로나 방역 협력 의사를 표시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가 왔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여기서 한 걸음도 더 나가지 않았습니다.

같은 해 7월, 비건 부장관이 또다시 한국을 방문하면서 미북 대화 재개 돌파구가 마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오히려 북한은 미국과 대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담화를 냈습니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조미대화를 그들의 정치적 위기를 다뤄 나가기 위한 도구로밖에 여기지 않는 미국과는 마주 앉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위해 김정은 북한 위원장과 만남을 통한 ‘옥토버 서프라이즈’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11월 3일 실시된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12월 8일 서울을 찾은 비건 특별대표는 또다시 북한에 대화 재개를 촉구했습니다.

당시 비건 부장관은 서울에서의 강연을 통해 미북 정상 간 싱가포르 합의의 잠재력은 여전히 살아 있다면서, 북한에 큰 보상이 따를 외교를 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2021년 1월로 예정된 노동당 대회에서 외교를 재개하는 긍정적 메시지를 기대했지만, 북한은 여기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올해 1월 취임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취임 직후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했습니다.

백악관은 2월 중순부터 뉴욕채널을 포함해 북한에 연락을 취했지만 북한으로부터 어떤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확인했습니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백악관이 접촉 사실 공개한 지 나흘 만에 담화를 내고,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에 미국 제안을 거부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그 같은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그 어떤 미북 접촉, 대화도 이뤄질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며, 앞으로도 계속 미국의 접촉 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 100일 만에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하고 정책 기조를 공개했습니다.

지난 5일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정책 검토 결과를 전달하기 위해 북한과의 접촉을 시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이번에도 북한의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VOA 뉴스 안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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