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촬영된 북한 신의주역 위성사진에 약 400m 길이의 하얀색 시설이 들어섰다. 지난해 10월 들어선 이 시설은 지난달 31일 철거됐다.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지난달 16일 촬영된 북한 신의주역 위성사진에 약 400m 길이의 하얀색 가림막 시설이 들어섰다. 지난해 10월 들어선 이 시설은 지난달 31일 철거됐다. 자료=Maxar Technologies / Google Earth

북한이 약 6개월 만에 중국과의 무역을 소폭 재개하면서 국경 봉쇄 조치가 완화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은 현지 취재 등을 통해 조만간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신의주역 내 지붕 형태의 가림시설이 철거된 것이 확인돼 교역 재개와의 연관성이 주목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중국과의 무역을 사실상 중단했습니다.

북한 무역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과의 무역을 중단한 건 외부와의 교역을 전면 차단했다는 의미로,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국경 봉쇄 조치가 한층 더 강화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지난달 무역자료를 통해 북한의 대중 무역이 반 년 만에 일부 재개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북한은 3월 한 달 중국으로부터 비료 등 약 1천 297만 달러어치를 수입했는데, 비록 대북 제재 이전의 월 2억 달러 수준에는 크게 못 미치지만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수입액 1천만 달러를 넘긴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의 무역 규모가 계속 회복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언론을 중심으로 북한과 중국간 국경 문이 다시 열릴 것이라는 보도가 계속되면서 이 같은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중국 관영 영자신문인 ‘글로벌 타임스’는 북한과 중국의 무역을 담당하는 운송회사 책임자를 인용해 다음달 1일 단둥과 신의주 사이 화물열차 운행이 재개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일본 ‘NHK’ 방송도 지난 15일 북-중 접경 지역인 단둥에서 북한으로 운행할 것으로 보이는 화물열차를 포착했다며, 열량이 넘는 길이의 이 화물열차에 평양역 이름이 한글로 적혀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면서, 현지 외교 소식통과 업체 관계자들은 북-중 화물열차 운행이 이달 말부터 재개될 것으로 관측했다고 전했습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 차이나 모닝포스트' 신문도 지난 14일자에서 중국이 북한과의 국경을 다시 열 것으로 보인다며, 단둥 당국이 국경의 무역 시설을 개선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VOA는 22일 민간 선박추적 웹사이트를 통해 북한 선박 7척이 중국 항구 혹은 공해상에 머물고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지난해 중순 이후 선박들의 해외 운항이 사실상 끊겼던 점을 감안하면 작지 않은 변화로, 최소한 다음달 공개될 4월 북-중 무역도 일정 규모에 이를 것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중 접경 지역인 신의주역에 열차 가림시설이 들어섰다 최근 철거된 것이 확인돼 교역 재개와 연관이 있는지 여부에 관심이 쏠립니다.

‘맥사테크놀로지’가 지난달 16일 촬영해 ‘구글어스’에 공개한 신의주 일대 위성사진에는 신의주역에 길이 약 400m의 터널 형태 기차 가림시설이 관측됩니다.

이 시설은 비닐 등으로 만들어진 듯 군데군데 찢어진 상태였고, 최초 하얀색으로 추정되지만 주변 석탄 야적장의 영향으로 색깔이 까맣게 변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신의주 역을 촬영한 3월31일(왼쪽)과 4월1일 위성사진. 3월31일까지 있던 가림막 시설(화살표)은 하루 만인 4월 1일 위성사진에선 볼 수 없다. 제공=Planet Labs

일일 단위 위성사진 서비스 ‘플래닛랩스(Planet Labs)’ 자료에 따르면 이 시설은 지난해 10월 설치된 뒤 지난달 31일을 끝으로 돌연 철거됐습니다.

시설의 정확한 목적은 알 수 없지만 열차 전체를 덮을 수 있는 길이인 점으로 미뤄볼 때 화물을 가리거나, 화물을 눈이나 비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목적으로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런데 이 시설이 4월 첫 날 사라진 것으로 나타나 열차 운행 재개와의 연관성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겁니다.

이처럼 전반적인 분위기는 북한이 중국과의 국경 문을 다시 연다는 관측이 많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 교수는 2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조만간 국경을 열 것으로 생각된다면서도, 이 같은 관측이 지난 6개월 동안 지속돼 왔다는 사실 또한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 think probably sooner or later the North Koreans will open the border but we have to be factual…”

다만 브라운 교수는 현 시점은 북한이 많은 양의 비료를 필요로 하는 때라면서, 지난달 유입된 비료는 과거에 비해 턱없이 적은 양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비료 수입을 위해서라도 무역 재개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또 지난달 북한의 대중 수입품 목록에 설탕과 밀가루 등이 포함되지 않는 등 수 개월째 주민들에게 필요한 ‘소비재 품목’이 유입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한 상인들이 설탕 등을 들여와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국경 문을 개방하기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확산세에 있는 점이 변수로 남아있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해 2월 유례없는 수준의 국경봉쇄를 단행했으며, 7월엔 이를 한층 더 강화하는 조치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최근에는 오는 7월 열리는 일본 도쿄올림픽 불참을 발표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우려를 이유로 들기도 했습니다.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최근 VOA에 북한이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해 외부 세계와의 거래를 매우 신중히 하고 있다며, 북한이 국경을 개방하기까지 앞으로도 많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