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 거쉬먼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 회장.
칼 거쉬먼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NED) 회장.

미 국무부의 예산을 받아 북한 인권단체들을 지원하고 있는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의 칼 거쉬먼 회장은 최근 한국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 규제가 한국의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해친다며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대북전단 살포가 효과적인 정보유입 방법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거쉬먼 회장을 인터뷰했습니다.

기자) 한국 정부가 대북 전단을 살포한 탈북단체 2곳을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설립 허가 취소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적절한 조치라고 보시나요?

거쉬먼 회장) 매우 유감입니다. 북한이 한국을 괴롭힐 수 있도록 한국이 반응했습니다. 한국은 북한을 달래려고 하는데, 평화를 도모하기는커녕 한국의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만을 손상시킬 것입니다. 매우 유감입니다.

기자) 한국 통일부는 군사적 긴장을 불러일으키고, 주민의 생명과 신체에 위협을 가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표현의 자유조차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제한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2016년 한국 대법원 판결도 있었고요.

거쉬먼 회장) 독재자들은 자극을 받으면 항상 위협합니다. 어떤 때는 내부의 단결을 위해 외부의 적을 일부러 만들기도 하죠.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은 대북전단이 아니라 북한의 핵무기입니다. 대북전단이 위협이라고 말하는 것은 완전히 터무니없습니다.

기자) 남북은 전단 살포를 포함해 상대를 비방, 중상하지 않기로 1972년 남북공동성명을 시작으로 2018년 판문점 선언에 이르기까지 여러 번 합의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과의 합의를 지켜야 할 의무를 느끼지 않을까요?

거쉬먼 회장) 나는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을 통해 대북 인권과 민주주의 증진 활동을 지난 20년간 지원해 왔습니다. 누구도, 단 한 차례도 우리의 일이 평화 달성 노력에 위배된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일은 북한에 대한 정보 유입을 늘리는 평화로운 일입니다. 또한 2015년 한국 정부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는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옹호하는 활동이 평화에 대한 위협이라는 견해가 한국 사회의 주류의 시각이라고 보지 않습니다.

기자)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이 지난 4년간 북한 인권단체에 1천100만 달러를 지원했습니다. 대북전단 살포 단체에 대한 지원도 있었나요?

거쉬먼 회장) 지원한 적 없습니다. 대북전단 살포가 아주 효과적인 정보유입 방법이라고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더 효과적이고, 정교하게 주민들에게 접근하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대북 정보 유입이 매우 고도화됐습니다. 민주주의진흥재단은 가장 효과적인 최고의 방법을 지원합니다.

지난 2014년 10월 한국 파주에서 탈북민들이 김정은 정권을 규탄하는 내용의 전단을 북한으로 날려보내고 있다.

기자) 2018년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HR 2061)’은 기존 법보다 대북 정보유입 수단과 내용을 더욱 다양화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미 의회와 정부에서 대북 정보유입에 대한 노력이 최근 더 강화됐다고 보시나요?

거쉬먼 회장) 미 의회가 이 문제를 새롭게 조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미 의회는 전체주의 국가를 상대로 정보의 자유를 증진하는 활동에 전념해 왔습니다. 북한 주민이 정보를 접하도록 해야 한다는데 초당적인 지지가 있습니다.

기자)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의 대북 정보 유입 활동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징후가 있습니까?

거쉬먼 회장) 우리는 조사를 하고 탈북자들도 면담합니다. 북한 주민 모두에게 정보를 줄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정보를 접하는 사람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 특권층이 정보를 더 원하고 있습니다.

기자) 재단의 지원 내역을 보면, 탈북자들의 지도력과 역량을 강화하는 활동에도 상당히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어떤 배경입니까?

거쉬먼 회장) 탈북자들은 북한 내부의 주민들과 접촉할 수 있고, 중국에서 오도가도 못하는 탈북 난민들을 구할 수 있으며, 북한에 정보도 보낼 수 있습니다. 최근 태영호와 지성호의 한국 국회 진출은 놀랍고 멋진 일 아닙니까? 북한이 언젠가 열리면 북한을 재건하고, 남북간 화해와 통일을 이뤄내는 데 탈북자들이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입니다.

기자) 정치적 상황은 항상 변하곤 합니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북한 인권 문제에 있어 어떤 점을 유념해야 할까요?

거쉬먼 회장) 가장 단순하게 기억해야 하는 것은 한국에 과거 독재 정권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미국의 인권 운동가들이 한국의 민주주의 운동가들을 지원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인권에 있어 좌우 진영이 없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지원하는 일입니다. 그것이야말로 평화와 화해를 달성하는 길입니다.

지금까지 미국민주주의진흥재단의 칼 거쉬먼 회장으로부터 대북전단 살포 금지에 대한 의견을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