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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 친서 교환…코로나 사태, 한반도 정세 언급


지난 1월 한국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중계를 보고 있다.
지난 1월 한국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한국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중계를 보고 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교환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에 대한 위로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언급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향후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친서를 주고받았다고 5일 밝혔습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4일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왔다”며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싸우고 있는 한국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습니다.

윤 수석은 또 김 위원장이 친서에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소회와 입장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윤 수석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와 관련해 “한국이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며, 남녘 동포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빌겠다"고 말했습니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마음뿐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표했다"며 “문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감사의 뜻을 담은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5일 보냈습니다.

청와대 측은 남북 정상의 구체적인 친서 내용에 대해 “자세히 밝히는 것은 외교 관례상 맞지 않다"며 언급을 피했습니다.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은 올해 들어 처음입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30일 모친상을 당한 문 대통령 앞으로 친서 형식의 조의문을 보냈고,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친서를 보냈습니다.

김 위원장의 친서는 최근 북한의 단거리 발사체 발사에 대한 한국 정부의 유감 표명에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청와대를 향해 강도 높은 비난 담화를 내놓은 이튿날 보내진 것입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초부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남북협력 사업 추진’ 구상을 밝혀왔습니다. 지난 3.1절 기념사에선 남북 보건협력을 제안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친서 교환이 남북대화 재개를 비롯해 남북협력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지 주목됩니다.

동국대 북한학과 고유환 교수는 김 제1부부장의 대남 비난 담화가 있었지만 남북한 정상 사이에 친서 교환 수준의 관계는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 조치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고유환 교수] “남측의 코로나 사태에 대한 북측의 최고 지도자 친서를 보냄으로 해서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남북이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협력이나 한반도 생명공동체 관련된 협의 등 여지를 열어두고 향후 남북관계 복원의 가능성을 열어둔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한편 한국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5일 오전 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한국 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322명 추가돼 총 확진자 수는 6천88명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주한미군 내에서도 2명의 추가 확진자도 나왔습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5일 “대구에 주둔하고 있는 주한미군 관계자 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며 “이에 따라 주한미군과 관련된 감염자는 6명으로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로 한국으로부터 오는 사람들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는 국나라가 98곳으로 늘었습니다. 유엔 회원국(193개국)을 기준으로 하면 전 세계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방역 선진국인 호주 연방정부도 5일 입국 금지 대상국가에 중국 본토와 이란 외에 한국을 추가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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