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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무부, 북한 정찰총국 해커 3명 기소…"총 대신 키보드 사용한 국제 은행강도"


미국 워싱턴의 연방 법무부 건물.
미국 워싱턴의 연방 법무부 건물.

미국 법무부가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 3명을 기소했습니다. 13억 달러 이상의 화폐와 가상화폐 탈취 시도, 사이버 공격과 악성 암호화폐 앱 개발과 배포 등 다양한 범죄 공모에 가담한 혐의입니다. 이연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법무부는 17일 전 세계에서 발생한 다양한 사이버 공격과 금융범죄 등과 관련해 북한 컴퓨터 프로그래머 3명을 기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법무부는 이들이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을 자행하고 전 세계 금융기관과 기업들로부터 13억 달러가 넘는 화폐와 가상화폐를 훔치거나 빼앗으려고 시도하는 등 다양한 범죄 공모에 가담한 혐의라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또 여러 악성 암호화폐 앱을 개발해 배포했으며,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하고 마케팅 관련 사기를 벌인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법무부가 지난해 12월에 제출하고 이날 공개된 공소장에 따르면 기소된 인물은 전창혁과 김일, 박진혁 등 3명입니다.

이들은 2014년 11월 소니영화사에 대한 파괴적인 사이버 공격 등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대한 공격을 자행했다고, 법무부는 밝혔습니다.

미국 법무부 트레이시 윌키슨 검사가 지난 2018년 9월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국적자 박진혁을 과거 소니 영화사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 혐의로 기소한 사실을 공개했다.
미국 법무부 트레이시 윌키슨 검사가 지난 2018년 9월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국적자 박진혁을 과거 소니 영화사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 혐의로 기소한 사실을 공개했다.

또 2017년 5월 파괴적인 랜섬웨어 바이러스인 워너크라이2.0을 만드는 등 랜섬웨어 공격에도 가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타이완, 멕시코, 몰타, 아프리카 등의 은행에서 12억 달러 이상을 훔치려 시도했고, 2017년 12월 슬로베니아 가상화폐 회사로부터 7천500만 달러 등 수많은 회사를 겨냥해 가상화폐를 훔쳤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는 이번 기소가 소니영화사에 대한 공격과 워너크라이 랜섬웨어 공격 등과 관련해 2018년 기소한 사건에 2명의 피고를 더 추가해 확대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박진혁의 경우 소니영화사와 방글라데시 금융기관, 워너크라이 등 다수의 해킹 공격에 연루된 혐의로 2018년에 이미 기소됐습니다.

법무부는 이번에 기소된 3명이 해킹범죄에 관여하고 있는 북한 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 소속이라고 명시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군 해킹조직은 라자루스그룹, APT38 등 다양한 명칭으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습니다.

존 디머스 법무부 국가안보 담당 차관보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총 보다 키보드를 사용하고 현금 자루 대신 암호화폐의 디지털 지갑을 훔치는 북한 공작원들은 세계의 대표적인 은행강도”라고 말했습니다.

미 연방수사국(FBI)의 폴 어베이트 부국장은 FBI는 자금을 동결하고 해킹 공모에 책임이 있는 자들을 기소함으로써 북한의 사이버범죄 활동에 계속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법무부는 이와는 별도로 캐나다계 미국인 한 명이 돈세탁 계획에 연루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시인하고, 북한 해커들이 지휘하는 ATM 현금화 작전과 사이버 은행강도 등 여러 범죄 계획을 위한 돈세탁에 관여했음을 인정했다고 밝혔습니다.

VOA 뉴스 이연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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