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1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김정일 북한 국무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이전에 영변 핵시설과 일부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북한과 추가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또 북한이 최근 한반도 긴장 고조로 이미 많은 것을 얻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박형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2일 주최한 한반도 정세 관련 화상 간담회에서, 수미 테리 CSIS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최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해 긴장을 고조한 뒤 다시 완화하는 ‘상반되는 듯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하지만 이는 사전에 계획된 전략의 일환이라며,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연락사무소 폭파 하나로 한국 등으로부터 이미 많은 것을 얻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녹취:테리 선임연구원]”Look what Kim has achieved already just by simple blowing blowing up the liaison office right. We already have reshuffling in the South Korean government with minister of unification resigning. President Moon saying he was he supports a potential summit with between Trump and Kim. And then even our national security adviser said he was open to engage”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이후 한국의 통일부 장관이 최근 사퇴하고, 추가 미-북 정상회담을 지지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등이 나왔다는 겁니다.

테리 선임연구원은 이어 미국의 백악관 국가안전보좌관도 “북한과의 관여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며, 최근 서울과 워싱턴의 상황을 고려할 때 11월 미국 대선 전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이른바‘10월 서프라이즈’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하는 형태의‘10월 서프라이즈’ 역시 가능성이 있다고, 테러 선임연구원은 주장했습니다.

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미국이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면서도, ‘영변 핵시설과 일부 제재 완화’를 맞바꾸는 ‘10월 서프라이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녹취:빅터 차 석좌] “I don't think there's much that the US could do now, but at the same time after reading the Bolton book, I do not rule out an October surprise. At one point, according to Bolton, the president asks…”

차 석좌는 존 볼튼 전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내부 논의에서‘일부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은 어떤가’라는 의향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목이 “10월 서프라이즈로 이어질 수 있는 핵심”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결정을 저지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으로 보이는 볼튼 전 보좌관도 백악관을 떠나고 없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정 박 한국석좌도 제재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과 볼튼 전 보좌관의 부재 등을 언급하며 추가 미-북 정상회담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정 박 석좌] “One is that the President in the potential for the linking so-called October surprise. One is that the President asked according to John Bolton why do we have sanctions on North Korea 7000 miles away…”

볼튼 전 보좌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7천 마일이나 떨어진 북한을 왜 제재 해야 하느냐”라고 반문했다는 겁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벨기에 유럽연구소의 라몬 파체코 파르도 한국석좌는 미-북 대화 재개 가능성과 관련해 지난 한 주간 분위기가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미국과 동맹 간의 균열 가능성과 제재 이행 약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습니다.

빅터 차 석좌는 볼튼 회고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한 연합훈련에 10센트도 쓰지 않겠다’는 말을 했다면서, 이런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준비태세에 전혀 관심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2016년과 2017년처럼 중국 등이 동참한 전방위적 대북 제재가 작동된다면 시간은 미국의 편이지만, 지금은 제제에 구멍이 난 채 한 손으로만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정 박 석좌는 볼튼 회고록을 통해 드러난 일본의 대북 기조와 일본의 역할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수출 규제와 역사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는 한-일 관계가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일 갈등 문제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무기력하며, 북한이 이런 상황을 계속 악용할 것이라는 볼튼 전 보좌관의 지적도 언급했습니다.

VOA 뉴스 박형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