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 발언 관련 소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한국 서울역에 설치된 TV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대남 발언 관련 소식이 나오고 있다.

한반도 주요 뉴스의 배경과 의미를 살펴보는 ‘쉬운 뉴스 흥미로운 소식: 뉴스 동서남북’ 입니다. 북한의 최근 대남 공세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북한 정권의 사실상 2인자로 떠오른 김여정 제1부부장에 대해 최원기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북한의 대남 공세를 주도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위세가 지난 16일 다시 한번 드러났습니다.

남북관계가 악화되자 한국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물밑채널을 통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특사 파견을 제안했습니다.  

특사로는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파견하려고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김여정 제1부부장은 이튿날인 16일 문 대통령의 제안이 ‘서푼짜리 광대극’이라며 거부했습니다. 특사는 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제안한 것인데, 이를 김 위원장이 아닌 김여정이 거부한 것입니다.

이는 김여정이 김정은 위원장에 가는 모든 메시지를 통제하는 일종의 문지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북한 전문가인 켄 고스 미 해군분석센터 국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Definitively she is gate keeper obviously Kim jung-eun…”

지난 13일 김여정 제1부부장이 군부에 적대행동 행사권을 넘긴다고 한 부분도 주목해 볼 대목입니다. 

당시 김 제1부부장은 담화에서 “머지않아 쓸모없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며 “다음번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 총참모부에 넘겨주려고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사흘 뒤인 16일, 북한 군부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습니다. 김여정이 군부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2면에 개성의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 현장을 공개했다.

북한 군부가 최고사령관인 김정은 위원장의 명령 외에 제3자의 지시를 받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한국의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조한범 박사는 밝혔습니다. 

[녹취: 조한범 박사] “북한식 백두혈통의 가족정치 패밀리 폴리틱스가 시작됐다고 봐야 되구요, (김여정이 권한을) 넘겨주려고 한다는 완곡된 표현을 썼지만 이런 명령체계는 없었고요. (이런 점에서) 2인자의 역할을 하고 있고.”

현재 김여정 제1부부장은 북한의 최고 권력부서 4-5개를 관할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이 밝힌대로 통일전선부를 비롯한 대남사업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또 미국과의 관계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김여정은 지난 3월 2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대해 개인 명의 담화를 냈는데, 이는 외무성도 자신의 관할 하에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번에 김여정 제1부부장이 담화를 내자 곧바로 권정근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6월13일), 장금철 통일전선부장 (6월17일), 북한군 총참모부 (6월17일)가 담화를 낸 것도 그같은 역학관계를 보여주는 대목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앞서 김여정은 2012년부터 7년 간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12월 조직지도부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따라서 김여정은 통일전선부와 외무성, 선전선동부, 조직지도부 등 핵심 4개 부서를 관할하고 군부에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고 켄 고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She is given lots of portfolio or lot of ability expanding her portfolio..”

1990년대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을 지낸 케네스 퀴노네스 박사는 김여정이 그렇게 많은 부처를 관할한다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정부 관료들을 못믿거나, 내부에 심각한 정책 갈등이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퀴노네스 박사] “It suggest me that her brother does not trust official or serious disagreement…” 

북한 역사상 조직과 선전이라는 노동당의 양대 축을 모두 관장하는 것은 1970년대 김정일이 후계자였던 시절 외에는 처음 있는 일입니다.

김여정은 북한 내부에서도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높이고 있습니다. 지난 4일부터 북한 전역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남 규탄 시위를 보면 김여정 제1부부장의 담화를 마치 최고 지도자 교시 받들 듯 낭독하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방송’입니다.

[녹취: 중방] ”(대남 규탄)”집회에서는 먼저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담화가 낭독됐습니다.”

지난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한국 내 탈북만단체와 한국 정부를 비난하는 청년학생 집회가 열렸다.

과거 북한 최고 지도자의 동생이 핵심 요직을 차지하고 권력을 누린 적이 있습니다. 김일성 주석의 동생인 김영주는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을 맡아 1972년 7.4 남북 공동성명에 서명했습니다.   

또 김정일 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도 당 국제부 부부장(1976)과 경공업부장(1987), 그리고 최고인민회의 대의원(1998)을 지냈습니다. 

그러나 김여정은 너무 젊은 나이에 너무 빨리, 너무 많은 권력을 쥐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김일성 주석의 동생 김영주의 가장 큰 권력이 노동당 조직지도부장이던 것에 비하면, 김여정은 이미 조직지도부는 물론 통전부와 선전선동부까지 관할하고 있습니다.

김경희와 비교해도 그렇습니다. 김경희는 나이 41살에  경공업부장이 됐습니다. 또 52살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됐습니다. 

그러나 김여정은 불과 29살에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이 됐고,  31살에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됐습니다. 

북한의 권력 상황을 오해 관찰해온 켄 고스 국장은 김경희에 비해 김여정은 권력 장악 속도가 상당히 빠른 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켄 고스 국장 ] ”To protect Kim’s family equity similar what happen her aunt Kim Kyung-hee” 

주목할 점은 김여정이 종횡무진 대남 공세를 취하고 있는데 정작 김정은 위원장은 행방이 묘연하다는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가장 최근 공개 활동은 지난 7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주재해 평양 주민들의 생활난을 비롯한 경제 문제를 논의한 것이 마지막입니다. 

전문가들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막후에서 김여정으로부터 모든 내용을 보고 받고 검토, 지시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북 통신선을 차단하고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며, 한국의 특사를 거부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재가 없이 김여정이 독단적으로 할 수는 없다고, 켄 고스 국장은 말했습니다.

[녹취: 켄 고스 국장] ”She is not doing anything without receiving order from her brother, she is not acting her own..”  

공식석상에서 사라진 김정은 위원장은 곧 남북관계의 향배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군 총참모부는 지난 17일 개성과 금강산 주둔 등 대적 군사행동 계획을 세워 김정은이 위원장인 당 중앙군사위원회의 비준을 받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VOA뉴스 최원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