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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단체·전문가들 “탈북민들 당선 역사 만들어, 북 수뇌부 불편”


태영호 한국 국회의원 당선자가 17일 서울 강남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태영호 한국 국회의원 당선자가 17일 서울 강남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북한의 체제 전환을 촉구하던 탈북민들이 한국 국회의원이 된 소식은 북한 수뇌부에 근심과 불편함을 줄 것이라고 유엔 특별보고관과 전직 관리가 말했습니다. 미국의 여러 민간단체들은 잇달아 성명을 내고 탈북민들이 역사를 만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토마스 퀸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은 17일 VOA에, 한국에서 태영호(태구민) 전 영국주재 북한공사와 북한

인권운동가 지성호 씨 등 탈북민 2명이 국회의원에 당선된 소식은 “북한 수뇌부에 근심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퀸타나 보고관] “It could be a concern of leadership because once you go into politics, you will become more active in your objectives and It’s clear from what Thae Yong-ho has said that this objective is…”

입법부인 국회에 들어가면 정치인으로서 목표를 위해 더 활발히 활동하는데, 태 전 공사는 자신의 목표가 북한 정권의 붕괴와 체제 전환이라고 말해왔기 때문에 북한 정권으로서는 이에 대해 우려할 수 있다는 겁니다.

퀸타나 보고관은 그러나 엘리트 출신이든 아니든 출신 여부에 상관없이 탈북민이 투표를 통해 당선됐다는 것은 한국 민주주의제도의 우수성을 북한에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미래 통일한반도가 어떤 모습일지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퀸타나 보고관] “It may be a sign of what reunification of the Korean peninsula looks like in the future. These are people who were born in North Korea…

태영호와 지성호 당선인은 북한 출신으로 한국 국회의원에 당선됐기 때문에 항상 북한 상황에 관심이 있으며, 앞으로 의결권자로서 분단을 극복하고 통일을 이루는 과정에서 유익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미래통합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탈북민 지성호 씨. 지난 2018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참석했다.
한국 국회의원 선거에서 미래통합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탈북민 지성호 씨. 지난 2018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에 참석했다.

로버트 킹 전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두 탈북민의 당선이 남북한 모두에 “고무적인 신호”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 I think that's an encouraging sign. It says something about South Korea in terms of their openness towards the north. It also says something about South Korea, in terms of the electoral system,”

3만 3천여 명의 한국 내 탈북민 가운데 국회의원 2명이 나왔다는 것은 북한인들을 자신의 형제자매로 보는 한국인들의 개방성, 한국의 자유롭고 열린 선거제도의 모습을 북한에 보여주는 매우 긍정적인 모습이란 겁니다.

킹 전 특사는 이 때문에 북한 수뇌부가 이번 결과에 대해 “매우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킹 전 특사] “I'm sure the North Korean leadership are uncomfortable with what's happening. I mean, anytime there's an election where there's free choice and free opportunity to select candidates.

국민이 후보를 자유롭게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한국의 선거제도와 자유를 용인하지 않는 북한의 제도가, 출신성분이 다른 두 탈북민의 당선으로 명확히 대비되기 때문에 북한 수뇌부로서는 당연히 불편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미국의 민간단체들도 태영호 전 공사와 지성호 대표의 국회의원 당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성명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미 기업연구소(AEI)는 16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에서 “두 탈북민이 역사를 만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단체의 올리비아 쉬버 외교·국방정책 프로그램 담당자는 성명에서 “두 탈북민의 승리는 세계에서 가장 악랄한 스탈린주의 정권 하에서 고통받는 수많은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나타낸다”며 “모든 남북한 국민과 세계인들이 축하할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쉬버 담당자] “They represent hope for the millions now suffering under the world’s most vicious Stalinist regime. And that is something that all Koreans — and the world — should celebrate.”

미국 민주주의진흥재단(NED)도 ‘강남스마일: 탈북민들 역사를 만들다’란 제목의 성명과 함께 과거 태영호 전 공사가 워싱턴에서 이 단체와 인터뷰한 영상을 올렸습니다.

[녹취: 태영호 전 공사] “North Korea is not the subject of destruction, but it should be the subject for change.”

태 전 공사는 이 영상에서 대북 정보 유입을 확대해 인권과 민주주의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생각을 변화시켜 스스로 북한을 바꾸도록 해야 한다며, “북한은 파괴의 대상이 아닌 변화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의 필 로버트슨 아시아 담당 부국장은 ‘트위터’에 “북한 인권 옹호자인 태영호 전 공사의 선거 승리는 북한 인권을 위한 위대한 소식”이라며 환영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조직적으로 만연된 반인도적 범죄 추궁을 위해 그와 협력하길 고대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슨 부국장] “Hoorah, great news for human rights in North Korea with the election victory of rights advocate Thae Yong-ho! Looking forward to working with him to hold the DPRK accountable for its systematic and pervasive crimes against humanity.”

미 서부 로스앤젤레스에 본부를 둔 대북 인권단체 ‘LiNK’도 성명에서 “역사가 만들어졌다”며, “태영호 당선인은 북한의 엘리트들에게 그들도 정권에 등을 돌리면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메시지를 보내길 희망했다”고 밝혔습니다.

[LiNK] “HISTORY MADE! Thae Yong-Ho becomes the first North Korean defector to win a South Korean parliamentary seat! He hopes his win sends a message to the elite in North Korea about what could happen if they also turned their back on the regime.”

뉴욕의 민간단체인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트위터’에 북한의 독재와 인권 침해에 관해 목소리를 내왔던 두 명의 탈북민이 21대 총선에 당선됐다고 밝혔습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 "The 21st National Assembly will have two members originally from North Korea who have been vocal about their native country’s dictatorship & human rights abuses... Thae Yong-ho became the first defector directly elected to Korea’s unicameral parliament."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북한자유연합 수전 숄티 대표는 환영 성명과 별도로 VOA에, 두 탈북민의 당선은 북한 엘리트들에게 중대한 메시지를 보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숄티 회장] “It shows the people in the regime, who served in positions like Thae Yong-ho, it clearly shows them that they have a future in the United Korea if they stop supporting the regime. That's committing crimes against humanity,”

숄티 대표는 태 전 공사의 이번 당선은 북한의 엘리트들이 북한 정권의 반인도적 범죄에 대한 지지를 멈춘다면 통일의 밝은 미래와 처벌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질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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