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석탄항인 대안항의 지난 8일 위성사진. 석탄 운반이 이뤄지지 않는 듯 항구가 비어있다. 사진제공=Planet Labs.
북한의 석탄항인 대안항의 지난 8일 위성사진. 석탄 운반이 이뤄지지 않는 듯 항구가 비어있다. 사진제공=Planet Labs.

북한 전문가들이 최근 홍수로 북한 내 광산들이 침수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을 제기해 주목됩니다. 만약 침수로 인해 채굴 작업이 중단된 것이라면 북한 경제에 또 다른 악재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함지하 기자가 전해 드립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 결의에 따른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불법적으로 계속돼 온 북한의 석탄 수출이 중단된 정황이 포착된 건 지난 8월 중순부터입니다. 

날씨의 영향을 받는 위성사진의 특성상 집중호우와 태풍 등이 잦아든 8월 중순부터 드러난 대표적 석탄 항구인 남포와 대안, 송림 항 등에서 최근까지 약 두 달 동안 석탄을 실어나르는 선박이 거의 사라진 겁니다.

특히 석탄 가루 등으로 인해 늘 검정색이었던 해당 항구들은 밝은 회색 빛깔의 바닥까지 드러내고 있어, 현재 운영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는 추정을 낳고 있습니다.  

북한 내부 상황을 알 수 없는 만큼, 어떤 배경에서 이런 현상이 벌어졌는지 파악하긴 어렵습니다. 

그러나 일부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여름 발생한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광산이 침수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한국의 지하자원 전문가인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 소장은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전에도 북한 광산들은 통상 배수를 하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고 말했습니다.

최 소장은 만일 홍수 피해가 심각하다면 광산도 침수돼 오랜 기간 배수 작업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최경수 소장] “지금 북한의 석탄 생산이 중단된 이유는 아마도 8월 달에 홍수,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있을 수 있고요… 비가 많이 오면 배수를 해야 되거든요. 배수를 해야 하는 정도가 침수가 얼마나 됐느냐에 따라 달라요. 예를 들어서 제가 광산에 갔을 때 비가 많이 와서 배수하는 데 한 달까지 걸린 적도 있었고요.”

최 소장은 남포 항 인근 광산지대인 평안도 지역은 지대가 대체적으로 낮다며, 홍수와 태풍 피해에서 벗어나기 어려웠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다만, 김정은 위원장이 12월 말까지 홍수와 태풍 피해 복구를 지시한 만큼, 연말까지 배수 작업을 완료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윌리엄 브라운 미 조지타운대학 교수도 배수를 해야 하는 북한 광산의 특징에 주목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t’s very expensive and hard to mine…”

북한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무연탄은 해수면 아래에 있어 채굴이 쉽지 않고, 채굴 비용도 높다는 겁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 광산이 해수면보다 아래 쪽에 위치한 관계로 비가 오면 물이 들어차 매번 물을 빼내는 작업을 하는 형태로 운영돼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배수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북한 전역에 홍수가 발생했다면 광산에도 물이 들어찼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But with the flooding it could easily be a case for…”

실제로 그런 상황이라면 배수 작업에만 몇 년이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북한에겐 진정한 재난이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브라운 교수는 북한이 1990년대에도 광산 침수 사태를 겪은 적이 있다면서, 아직 복구 여부가 알려지지 않은 광산도 많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이들 전문가들의 추정처럼 북한이 침수 피해로 광산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면 북한 경제에 미칠 영향은 클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산 석탄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의해 금수품으로 지정된 상태지만, 북한은 이후에도 꾸준히 밀수출을 하며 석탄을 주요 외화 수입원 중 하나로 활용해 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광산의 침수가 아닌 다른 요인으로 북한의 석탄 수출이 중단됐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 일부 언론은 북한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집중호우와 태풍 등의 영향으로 다리가 무너지고 철길 등이 끊겼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때문에 철도를 이용한 석탄 운반이 불가능한 상황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브라운 교수는 큰 침수 피해를 입지 않았어도 홍수로 전기가 부족하게 되는 등 석탄 수출 중단에는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이번 사태가 북한의 홍수와 태풍 피해와 전혀 상관이 없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브래들리 뱁슨 전 세계은행 고문은 13일 VOA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번 상황이 내부에서 석탄을 공급하는데 문제가 생겼기 때문인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차원에서 발생한 일인지, 혹은 중국 쪽에서 수요를 줄였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한미경제연구소의 트로이 스탠거론 선임국장은 이번 사태가 수해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해석이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만약 다른 요인이 있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조치가 강화됐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코로나와 관련해 최대 비상방역 체제로 전환하도록 한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실제로 북한의 석탄 운반 선박들의 움직임은 올해 초 한 차례 중단된 적이 있습니다.

선박들은 북한이 코로나바이러스로 국경 봉쇄 조치를 취한 직후인 올해 1월 말부터 약 2개월 넘게 사라졌다가 3월 말부터 다시 나타나 활발한 모습을 보였었습니다. 

한편, 브라운 교수는 북한의 석탄 수출 중단이 해당 업계에 종사했던 북한 주민들의 삶에도 큰 영향을 끼칠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브라운 교수] “It’s hard to know what happened to coal miners. Are they unemployed?”

브라운 교수는 광산 인부들이 직장을 잃은 건 아닌지, 계속해서 배급을 받고 있는지 등도 관심사라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