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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외교부 "블링컨, 한반도 문제 이해 깊어…동맹 발전 기대"


지난 2015년 2월 서울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국무부 부장관이 외교부 청사를 방문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지난 2015년 2월 서울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국무부 부장관이 외교부 청사를 방문한 후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한국 정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국무장관으로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을 지명한 데 대해 미-한 동맹의 발전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외교 전문가들은 미국의 새 외교안보팀이 보다 강력한 대북 제재를 기초로 북한 비핵화를 겨냥한 협상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정부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국무장관으로 지명한 토니 블링컨 전 국무부 부장관과 미-한 관계 발전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녹취: 최영삼 대변인]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 같은 경우에는 외교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한-미 관계나 한반도 문제 등에 대해서도 이해가 깊은 인사입니다. 우리 정부는 차기 행정부 하에서도 굳건한 한-미 동맹이 더욱 발전되어 나갈 것을 기대하며 이들과 협력해 나갈 예정입니다.”

외교부 당국자는 블링컨 지명자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과거 인터뷰나 기고를 통해 오바마 행정부에서 합의한 ‘이란식 해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밝힌 데 대해 “과거 발언에 기초해 미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예단하지 않는다”며 “블링컨 지명자의 한반도 문제에 대한 전문성을 중시하면서 협력 방안을 깊이있고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란식 접근은 단계별 접근, 제재 강화, 국제 공조로 요약되는데,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북 핵 문제 대응 방식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블링컨 지명자가 국무장관에 임명되면 북한과 협상에 나서되 보다 강력한 대북 제재를 기초로 북한의 핵 포기 약속을 전제조건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지내며 대북정책 고위협의회에서 블링컨 당시 국무부 부장관과 긴밀하게 협력했던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미국의 차기 외교안보팀은 비핵화 협상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대북 제재를 보다 촘촘하게 만들려고 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 의원은 블링컨 지명자가 북한의 핵 포기 결심을 압박하면서도 일방적으로 강요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녹취: 조태용 의원] “트럼프 정부 때 많이 흐트러져 버린 대북 제재 압박을 다시 조이는 그런 일을 확실히 하지 않겠느냐, 그 다음에 북한과 진정한 비핵화 진전이 가능한 협상전략을 짤 겁니다. 제대로 된 비핵화의 진전을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겠느냐, 그러기 위해서 북한의 관심사안에 대해서 어떻게 부응할 것이냐 하는 것을 제가 보기엔 꽤 공정한 입장에서 협상전략을 짤 겁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블링컨 지명자가 이란 핵 협상을 북 핵 협상의 모델로 적용할 수 있다는 취지로 2018년 6월 ‘뉴욕타임스’에 실은 기고문에서 북한의 핵 동결을 강조한 점을 주목했습니다.

박 교수는 미국의 새 외교안보팀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포함한 핵 동결과 이에 대한 검증을 제시하며 북한과 협상에 나설 것임을 시사한 대목으로 분석했습니다.

[녹취: 박원곤 교수] “아직까지도 북한이 동결을 하지 않고 있지 않습니까. 핵과 미사일을 계속해서 개발을 하고 있죠. 2018년 6월 뉴욕타임스에 보면 핵심이 일단 공개해라, 그 다음이 동결이다라고 지금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영변까지는 동결하겠다고 해서 영변이 동결이 됐었는데 문제가 우라늄 농축시설들이잖아요.”

한국 외교부에서 정책기획관을 지낸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블링컨 지명자가 대북 협상을 위해 한국과의 협력, 중국의 활용을 중시하는 다자적 접근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신 센터장은 특히 블링컨 지명자의 경우 트럼프 행정부와 달리 중국의 대북 제재 이완과 북-중 밀착을 막기 위한 포괄적인 외교 정책을 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블링컨 같은 경우는 이미 국무부 부장관일 때 북한 문제가 극에 달했을 시점이었어요. 그리고 당시에도 중국을 어떻게 활용해서 북한 변화를 이끌어낼 것인가 많은 관심을 보여왔는데 그 부분도 강조할 거라고 봐요. 북한 문제를 북한 문제 하나로 보는 게 아니라 한-미 동맹의 문제, 또 중국 문제 조금 더 넓은 시각에서 풀어간다는 점은 훨씬 더 효율적인 대북정책이 전개될 수 있다고 봐요.”

한국 외교부 산하 국립외교원 김현욱 교수는 블링컨 지명자가 원칙에 보다 충실한 데 비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제이크 설리번 전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의 경우 좀 더 현실적이고 유연한 성향을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설리번 지명자가 블링컨 지명자와 함께 이란 핵 협상에 간여했다며 두 사람의 부분적인 접근방식의 차이가 어떤 대북정책을 낳을지는 북한의 태도가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녹취: 신범철 센터장] “이 사람은 약간 군축파에 속해요. 원칙적인 외교보다는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외교쪽에 더 집중을 둘 것으로 보여요. 토니 블링컨하곤 조금 결이 다른 거죠. 그래서 아마 이 두 사람의 융합이 어떤 대북정책의 결과를 낳을지는 제가 보기엔 북한의 태도에 따라 좌우되지 않을까 그렇게 봅니다.”

미국의 차기 외교안보팀과 한국 정부와 앞으로의 관계에 대해 신범철 센터장은 동맹주의자인 블링컨 지명자가 과거 부장관 시절에도 한국 정부의 목소리를 존중했었다며, 다만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 선언 등의 시기를 놓고 이견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에서 VOA 뉴스 김환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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