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쿼드(QUAD) 외교장관 회의
지난해 12월 일본 도쿄에서 쿼드(QUAD) 외교장관 회의가 열렸다.

미국, 일본, 인도, 호주의 협의체인 `쿼드'를 확대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것이라고, 스티븐 비건 전 국무부 부장관이 말했습니다. 대신 인도태평양 역내 국가들과 현안에 따라 적극 협력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4개국 안보협의체 `쿼드'를 확대해 참여국들을 늘리려는 시도는 역효과를 낳고 실패할 것이라고 스티븐 비건 전 미 국무부 부장관이 밝혔습니다. 

비건 전 부장관은 10일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주최한 쿼드 관련 토론회에서 이같이 주장했습니다. 

[녹취: 비건 전 부장관] “So this very concept was discussed in Tokyo among the ministers in December of last year, that different sets of Quad members even would work with different sets of other countries in the Pacific on areas of mutual interest. So for now, I think that’s the best way to work through the issue of sizing the Quad.”

비건 전 부장관은 “태평양의 여러 나라들이 상호 이해관계에 따라 여러 다른 조합으로 쿼드 국가들과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것이 현재로서는 쿼드의 규모 문제에 있어 최선의 방안”이라고 말했습니다. 

역내 국가들과 주제에 따라 역동적으로 관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건 전 부장관은 지난해 12월 도쿄에서 열린 쿼드 외교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구상이 논의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비건 전 부장관은 유연하게, 필요에 따라 역내 국가들과 협력하면 정치적 이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비건 전 부장관] “That also has the political benefit of allowing us to avoid the perception of exclusivity and also of not forcing countries uncomfortably into partnerships in a manner that might be politically challenging for them.”

쿼드가 배타적 모임이라는 선입견을 피할 수 있고, 정치적 도전을 받는 일부 나라들을 불편하게 만들면서 참여를 강요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입니다.

신미국안보센터가 쿼드에 대한 토론회를 열었다.

비건 전 부장관은 쿼드가 주변국들과 펼칠 수 있는 협력 사례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공동 대응을 꼽았습니다. 

그러면서 코로나 발생 직후인 2020년 초 자신과 쿼드 국가들, 뉴질랜드, 베트남, 한국의 정부 관리들이 매주 협력을 조율하는 전화회의를 열었던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녹취: 비건 전 부장관] “Now, it was not organized around the concept of the Quad per say it was organized around the concept of like minded countries who would cooperate with each other in order to address and call and coordinate response to the pandemic.”

쿼드의 개념으로 조직된 협의체가 아니라 팬데믹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모였다는 것입니다. 

비건 전 부장관은 수 주간 지속된 전화 협의를 통해 국민들을 대피시키고, 개인보호장비를 조달하며,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최선의 방법을 공유하는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코로나 사태 초반 중국이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가운데, 미국은 한국으로부터 믿을 수 있는 초기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비건 전 부장관은 이런 코로나 공동 대응이 자신의 임기 중 가장 보람찬 일이었으며 쿼드가 추구할 수 있는 좋은 예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호주 로위연구소의 마이클 풀리러브 소장도 유엔총회나 나토의 최고의사결정 기구인 북대서양위원회와 같이 여러 나라가 참여해 대표성이 부각되면 효율성은 떨어지게 마련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풀리러브 소장] “As Steve says come up with many lateral arrangements where different groupings of countries work with other like-minded countries that have some effectiveness as well. I think that’s the best.”

풀리러브 소장은 쿼드 국가들이 실용적으로 접근하며 긍정적인 현안을 추진할 때라며 “목표가 같은 나라들과 여러 다양한 조합으로 협력하는 모임들을 만드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습니다. 

“반중국 보다 협력 강조해야”

비제이 고칼레 전 인도 외교장관은 토론회에서 “중국의 강압적인 정책에 같은 생각을 가진 나라들이 함께 모일 계기가 됐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고칼레 전 장관] “But I sometimes think that we should not overplay the China factor and ignore the other binding sort of things that hold the U.S., Japan and Australia have together.”

고칼레 전 장관은 그러나 “중국만 너무 부각하면서 미국, 일본, 호주, 인도를 하나로 묶어주는 요인들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쿼드의 근간은 네 나라의 공통점에 기반하고 있으며, 어느 한 나라에 대한 견해를 넘어선다는 설명입니다.

스기야마 신스케 전 주미 일본대사도 쿼드를 처음 주도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구상은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지 떼를 지어 특정 국가를 괴롭히는 것(gang-up)이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신스케 전 대사] “I think my former prime minister’s main focus, the focal point is free and open Indo-Pacific region. So by definition, it is not necessarily trying to be ganged up against one country…”

신스케 전 대사는 쿼드가 역내 항행의 자유를 추진하고 법치주의를 수호하며 연결을 강화하는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쿼드는 2004년 인도양의 지진해일, 쓰나미 피해 복구작업을 돕기 위해 함께 논의한 것이 모태이며, 2007년 아베 전 일본 총리 주도로 전략적 안보대화 모임으로 격상했습니다. 

이후 각국의 정치 상황과 중국의 반발로 2012년 모임을 마지막으로 중단됐다가 트럼프 정부 출범 첫 해인 2017년 다시 결성됐습니다.  

바이든 정부는 쿼드를 인도태평양 정책의 토대로 삼고 있으며, 4개국 정상 대면회담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