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좌관.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좌관.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역내 집단안보 구상인 ‘쿼드’의 연속성이 유지될 것이라고, 미국의 안보전문가들이 말했습니다. 향후 한국의 참가 요청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좌관은 지난달 29일 미국, 일본, 호주, 인도로 구성된 역내 집단안보 구상 ‘쿼드’가 향후 아시아태평양 정책을 세워 나갈 기본 토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Sullivan-USIP
백악관 안보보좌관 "'힘의 우위' 확립…'쿼드'는 태평양 정책 토대"
바이든 행정부의 우선순위는 미국의 ‘힘의 우위’를 확립하는 것이라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밝혔습니다. 또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정책을 세워 나갈 기본 토대는 ‘쿼드’ 연합체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설리번 보좌관이 트럼프 행정부에서 대중 견제를 목적으로 창설한 집단안보체제 구상의 개념을 승계할 점을 공표했다는 점에서 향후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차별성을 둘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 “쿼드 구상 연속성 유지…대외 발신 조정 예상”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전우회(KDVA) 회장은 1일 VOA에 “미 국익에 위협이 되는 안보환경이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연속성을 갖고 쿼드 구상에 대한 접근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It won’t change. The approach is the same. Perhaps some of the public communications will be adjusted to make it clearer that it is about democracy not about China. Except, as China challenges the international order and challenges the interests of those democracies, in that regard, it will be about China…” 

다만 대외소통 내용에 일부 조정이 있을 것이라며, 쿼드가 중국을 직접 겨냥하는 것이 아닌 민주주의에 관련한 조직체라는 점을 보다 명확히 발신할 것이라고 브룩스 전 사령관은 내다봤습니다. 

중국이 국제 질서와 민주국가들의 이익에 도전하는 행위를 자행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중국 문제가 핵심의제로 다뤄진다는 점은 변함이 없지만, 공유된 민주주의 가치 기준을 토대로 세부 협력내용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설리번-캠벨 과거 공동기고문 “양자택일 방식 답습 안돼” 

“역내 민주주의 국가들의 능동적 참여 유도해야” 

이 같은 기조는 설리번 신임보좌관과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조정관이 지난 2019년 10월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즈에 기고한 글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재앙 없는 경쟁 : 미국이 중국과 공존하면서 도전하는 방안’이라는 제목의 공동기고문에서 두 사람은 미중 경쟁에 있어 제3국에 냉전시절 초강대국 사이에 양자택일을 강요하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설리번- 캠벨 포린어페어즈 공동기고문 바로가기

두 사람은 구소련과 비교해 전체주의와 자본주의를 혼합운용하고 있는 중국이 훨씬 더 이념적으로 경쟁하기 어려운 상대라는 점을 상기하며, 역내 민주주의 국가들이 자국의 기준에 따라 능동적으로 중국의 행위에 대처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보다 미 국익을 증진시키는 방안이라고 소개했습니다. 

브룩스 전 사령관 “한국 참여 유도 지속…한일 갈등해소도 연계” 

브룩스 전 사령관은 쿼드가 역내 핵심 민주주의 국가로 구성됐다는 점에서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한국을 참여시키려는 열망은 계속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The desire to add South Korea to that conversation will continue from the Trump administration to the Biden administration. South Korea should be in conversation with the other democracies of the region.” 

특히 쿼드의 구상은 1940년대 말 미국이 동남아시아 조약기구(SEATO)의 창설 시도에 적용했던 접근법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쿼드가 훨씬 더 미국과 민주주의적 가치를 공유한 나라들로 구성됐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녹취 : 브룩스 전 사령관] “But when you talk about the five democracies of Asia, that's a different story. There is much more in common…So the part of the Quint that needs shoring up is the Japan South Korea relationship. That is what is missing among the cooperation among democracies. And there's evidence that certainly the Suga administration wants to try to move forward on that and perhaps there will be an opportunity for the Moon administration to create the progress that is needed.”

SEATO의 경우 베트남 등 사회주의적 국가들도 포함돼 있는 반면, 호주, 인도, 일본 사이에는 모두 정치, 군사, 경제적으로 유대관계가 훨씬 깊다며, 3개 나라의 관계가 단순히 미국과의 양자관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향후 미국 정부가 한국의 참여를 유도하려면 잠재적 제약이 될 수 있는 한일 갈등관계를 해소해야 한다며, 최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 첫 정상통화를 한 점도 이와 연계한 움직임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 “군사 일변도서 총체적 접근법 전환”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도 최근 바이든 행정부 고위관리들의 쿼드 발언에 대해 “중국 견제라는 관점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와 본질적인 목표는 달라진 게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 세이모어 전 조정관] “I think the Biden administration's approach is basically, ‘We're going to do what Trump did, but we're going to do it right’. In other words, the criticism of Trump is that he was incompetent, that he had the right idea that China was growing more aggressive and the US needed to be more active in the Indo Pacific, to contain China, to strengthen its relations with allies, etc, etc...”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
트럼프 행정부, 대중국 전략보고서 의회 제출…“사실상 신냉전 선포”
미국 정부가 중국에 대한 범정부적 전략을 담은 보고서를 미 의회에 제출했습니다. 국방뿐 아니라 경제와 외교 등 전방위적 정책 방향을 제시했는데, 특히 대중국 견제에 역내 동맹의 참여를 촉구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대중 신냉전 시대를 선포한 성격이 짙다고 분석합니다.

새 정부 역시 대중 견제라는 관점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판단이 정확했다고 간주하지만 접근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 부분에 대한 대대적 보완을 진행할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특히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단순히 군사적 접근 방식 뿐 아니라, 경제, 외교를 망라한 의제들이 4개국 집단안보구상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미 국민 납세자 설득이 관건” 

한편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호주의 참여로 촉발된 중국의 무역제재를 사례로 거론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이 문제에 대해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배경에는 호주의 농수산물에 대한 지원에 나설 경우, 오히려 이 값싼 호주산이 미국 시장에 대한 위협이 된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녹취 : 베넷 선임연구원] “Why didn't the US go in and say, 'Well, we'll buy half of that barley'. There with a little bit of economic incentives from the US government, that barley could have become cheap for American businesses to take it and make beer or whatever. Now, US farmers wouldn't have been necessarily excited about that because they want their price to go up…But it also yields benefits. And it's not enough for Biden's people to say, 'Yes, we like the Quad'. They've got to be prepared to explain why and in very simple terms that the average American can understand.”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국 시장 보호에 대한 고려는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섰다고 하더라도 달라지는 사안은 아니라며, 역내 집단안보체제의 활성화는 냉전시절 서유럽 부흥에 쏟아 부었던 미국의 대외경제원조 정책, 마셜 플랜과 같이 결국 미국 납세자들의 돈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이 같은 동맹에 대한 경제적 유인책이 장기적으로는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다며,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 역시 이와 관련한 예산 배정에 대해 미국 납세자들에게 명확하게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