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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태평양 지원도 임무 해당"…주한미군 사령관 발언 의미는? 


지난 7월 판문점에서 열린 한국전 정전 67주년 기념식에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이 연설했다.
지난 7월 판문점에서 열린 한국전 정전 67주년 기념식에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이 연설했다.

미중 패권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로버트 에이브럼스 사령관이 주한미군의 임무는 한반도 방어 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역내 안정화 지원을 포함하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어떤 의미가 있는지 김동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 5일 한미연구소(ICAS)가 주최한 화상대담에서 중국을 억지하거나 필요하다면 중국을 격퇴시키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 질문을 받았습니다.

미 국방부가 최근 중국과 러시아와의 거대패권 경쟁을 최우선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타이완이나 남중국해의 돌발상황에 대해서는 많은 주목을 받고 있지만 한반도와 연계한 잠재적 충돌상황에 대해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취지의 질문이었습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 “주한미군 임무범위, 인도태평양 안정화도 해당”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우선 자신은 한미연합사, 유엔군 사령부, 주한미군 사령관 직책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주한미군의 관점에서 보면, 미 연방법전 10조(Title 10)에 근거해 주한미군은 인도태평양사령부 예하 준통합사령부로서 존재한다며, 자신은 주한미군사령관으로서 인도태평양사령부의 대중국전략과 연계해 임무를 수행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 에이브럼스 사령관] “But in the interest of time, let me just talk from a US Forces Korea. So as a sub-unified command of Indo-Pacific Command. I am aligned with supporting, calm Indo Pacific Command’s goals and objectives of vis-à-vis China across the Indo Pacific. Our stance and posture here which is principally for meeting our mutual defense treaty requirements, does not preclude us from being able to provide support if required to calm Indo-Pacific in support of his missions. And, so it is a little bit more complicated and nuanced than USFK being directly postured to compete with China. That is not US forces Korea's mission. US forces Korea, his mission here is to provide those troop postures, in support of combined or alliance operations”

주한미군의 주둔과 준비태세는 원칙적으로 미한 상호방위조약 요구사안을 맞추는데 있지만 인도태평양의 안정화가 요구될 경우, 이에 대한 지원제공에서 배제된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다만 주한미군은 중국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위해 배치된 것은 아니며, 임무는 미한 연합 또는 동맹작전을 지원하는데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데이비드 맥스웰 “주한미군 전력 사용, 한반도 방위에 국한되지 않아”

한미연합사령부 작전참모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7일 VOA에 주한미군 전력을 온전히 한반도의 방위에만 사용해야만 한다는 세간의 인식은 정확하지 않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016년 5월 중국 해군함들이 남중국해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에서 기동훈련을 했다.
지난 2016년 5월 중국 해군함들이 남중국해 파라셀군도(중국명 시사군도)에서 기동훈련을 했다.

[녹취 : 맥스웰 선임연구원] “I think that's really, really needs to be made clear to everybody. USFK don't belong to Korea. They are not exclusive to employment on the Korean peninsula. We have generally considered US forces in Korea as committed forces because they are committed to a war plan or a defense plan and so we have always considered them as committed forces and we tend to not use them for other contingencies. In the case of contingencies, it is plausible and the United States has every right to employ them as they see fit to meet US national security objectives.”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한 작전계획에 따라 전통적으로 주한미군전력은 한반도에 국한된 것으로 인식돼 왔고, 그동안 다른 역내 갈등에는 투입되는 것을 자제해왔지만, 미 국방전략목표에 부합한다고 할 경우, 언제든 사용할 권리가 미국에는 있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맥스웰 선임구원은 미한 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해 향후 중국과의 역내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한국 역시 이 문제에 방관하거나 중립적인 위치를 취할 수 없다는 점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레이어 미 육군대학원교수 “대중 패권경쟁 셈법 연계된 발언”

네이선 프레이어 미 육군대학원 교수는 개인의견을 전제로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발언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거대패권 경쟁에 따라 전략을 재편하고 있는 미 국방부의 최근 셈법과 연계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프레이어 교수는 지난해 7월에 공개한 인도태평양 내 미군배치 셈법을 한반도에서 대중국 견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내용의 미 육군대학원 정책보고서 작성 책임자로 참여한 바 있습니다.

프레이어 교수는 주한미군의 주임무는 70여년간 한반도 유시시 북한과 잠재적으로는 중국이 2차 한반도 전쟁에 개입할 경우 격퇴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 프레이어 교수] “So I don't think it is inconsistent for the commander of US Forces Korea to actually recognize that while our primary mission is now 7 decades old responsibility to defend South Korea from an aggressive North Korea and in the potential of China being involved in a second Korean War, those forces also have to be prepared to meet the demand associated with great power competition with a rising PRC.”

그러나 에이브럼스 사령관의 최근 발언은 이 같은 오랜 임무 외에도 중국과의 거대패권 경쟁관점에서 요구되는 주한미군의 준비태세 필요성을 인지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프레이어 교수는 최근 미 국방부가 미군 자산을 다양한 전구들에 신속하게 투사할 수 있는 이른바 역동적 병력전개 (Dynamic Force Employment) 개념을 도입하고 있는 점을 거론하며, 특히 인도태평양 전구의 경우 역내 미군을 한 곳에 고정시키는 방식은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녹취 : 프레이어 교수] “I would answer that just simply by saying, the forces that are present in the Indo-Pacific theater cannot be hermetically sealed for one specific set of circumstances.”

베넷 선임연구원 “미한 동맹, 대중전략 부재”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미 2008년 주한미군에 배속됐던 아파치 헬기 1개 대대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이동배치는 주한미군의 임무가 단순히 한반도 방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특히 당장 한반도 내 가장 큰 위협은 북한이 틀림 없지만, 한국사회는 중국의 위협에 대해서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지 못하다고 본다며, 중국은 한반도 지배를 겨냥한 패권을 이미 추구하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 베넷 선임연구원] “The Korean people are not looking at China as a serious threat to them. That is surprising because China carried out economic warfare against South Korea in response to the THAAD deployment. But very few people in South Korea recognized it as such. You know, the question is, how much domination is China looking for over the peninsula? My sense is it's looking for substantial domination over the peninsula”

특히 한국은 미국과 상호방위조약 체결 당시에 북한만을 위협으로 간주했겠지만, 10여년 뒤에는 전혀 다른 상황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미한 당국간에 중국에 대처하기 위한 교리나 전략이 부재하다며, 이와 관련한 논의가 반드시 이뤄져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동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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