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북한 평양.
19일 북한 평양.

북한은 정권 안정이 보장되는 한 경제 개방을 선택할 가능성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북한 정권의 결정에 제재 등 외부 변수 보다는 국내 상황과 내부 변수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분석입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민간연구기관 랜드연구소는 2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은 정권 생존에 위협을 느끼지 않는 한 경제 개방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 연구소는 국가정보국(DNI) 산하의 분석기관인 국가정보위원회(NIC)의 지원을 받아 작성한 “북한의 의사결정: 경제 개방, 재래식 억지력 와해, 핵 이용”이라는 보고서에서, 북한의 경제 개혁∙개방의 여부가 제재 등 외부 변수가 아닌 내부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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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명의 저자가 공동 작성한 보고서는 북한과 베트남, 중국, 쿠바 등 4개 공산주의 국가 비교를 통해, 정권의 지도자가 경제 개혁이라는 의사결정에 도달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8가지 주요 대내외적 요인들을 제시했습니다.

식품과 소비재 부족, 극단적인 인플레이션 발생, 해외 원조와 강력한 후원국 상실, 국내 불법 시장 확대, 중앙 정부 재정 감소, 경제 제재, 국가의 중대한 사상∙이데올로기 완화 현상, 경제 개방 반대 지도층 제거 등 입니다.

보고서는 경제 정책 변화를 초래하는 요인들과 공산주의 국가 지도자들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정책적 선택 사이에 ‘높은 상관 관계’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경제 개방에 있어 국내적 상황과 내부 변수가 더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북한이 매우 극적이고 강제적인 사건 (very dramatic forcing event) 이 없는 상황에서, 급진적으로 새로운 정책방향을 갑자기 선택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의 주요 저자인 존 파라치니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21일 VOA에, 보고서의 기본적인 결론은 북한 정권이 생존 위협을 느끼지 않는 한 개방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파라치니 연구원] “ The basic conclusion is that North Korea is unlikely to open up unless the regime does not feel its survival is threatened".

파라치니 연구원은 북한의 경우 베트남, 쿠바, 중국 등 3개 국가와는 달리 경제 개방을 촉진하는 내부 요인인 사상∙이데올로기 완화 현상이 보이지 않았고, 단일 지도체제에서 지도층 내 중대한 변화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북한 등 4개 공산 국가 중 어느 나라도 외부 압력, 제재, 유인책 등 외부적 요소에 의해 경제 운영 방식을 바꾼 사례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공산주의 국가의 행동 변화는 내부 요인에 의해서 촉발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파라치니 연구원] “One of the findings from this study was that none of the countries we looked at responded to external pressure, sanctions or inducements, incentives. Those really did not result in countries changing their economic behavior. Economic behavior changed by internal forces that leaderships felt in those countries. So, this is an important finding there are limits to what sanctions can do and what assistance, incentives can do.” 

실제로 공산주의 정권이 개혁을 선택한 것은 더 엄격한 제재를 가하겠다는 미 행정부의 위협 혹은 경제 자유화를 향해 나아갈 경우 원조를 제공하겠다는 미 행정부 제의의 직접적인 결과물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평가했습니다. 

보고서는 미 행정부가 북한이 통치, 경제 발전, 외교 관계 등에서 새로운 접근법을 택할 수 있도록 당근과 채찍, 즉 회유와 위협 정책을 분명히 지속해야만 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런 유인책들은 미국 주도의 제재가 생존을 위태롭게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북한 정권이 인식할 때 비로소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파라치니 연구원은 정권 생존이 결정적인 동인인 만큼 내부 요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북한도 자력갱생과 고립 노선의 경제 발전 정책이 갖는 한계를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경제 개발 과정에서 베트남을 좋은 사례로 수용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파라치니 연구원] “North Korea seeks to go in alone. It sees that as a strength. But the challenge of that is that it is not able to enjoy the benefits that global trade provides in the forms of goods and services and modernization…” 

파라치니 연구원은 미국의 적국이었던 베트남이 미국과 외교 관계를 맺고 공산주의 정부 하에 경제 개방을 한 것이 북한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