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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 통한 대북지원품 수출 3,500만 달러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향하는 화물차들. (자료사진)
북한 신의주에서 중국 단둥으로 향하는 화물차들. (자료사진)

지난해 중국이 대북지원을 목적으로 북한에 수출한 물품의 합계가 약 3천 500만 달러로 집계됐습니다. 지난해 북한산 물품을 수입한 중국의 성은 15개로 줄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무역자료를 통해 확인된 지난해 중국에서 수출된 대북지원품은 약 3천 513만 달러 어치입니다.

이 액수는 ‘지원 혹은 기부’ 형태로 북한에 수출된 물품을 별도로 기록하고 있는 중국 해관총서의 수출입 자료에서 확인된 것으로, 이런 형태의 수출은 중국 정부가 무상으로 지원하거나 국제기구 등이 중국을 통해 대북지원품을 전달할 때 이용됩니다.

중국은 2017년까지만 해도 ‘지원 혹은 기부’ 형태의 수출입이 한 건도 없다고 기재했지만, 전년도인 2018년에도 5천 604 만 달러를 ‘지원 혹은 기부’ 형태로 북한에 수출했다고 밝혔습니다.

따라서 중국을 통한 대북지원 총액은 지난 2년간 9천 117만 달러에 이릅니다.

구체적인 물품은 이번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지난해 쌀과 비료를 북한에 지원했다는 언론 보도 등이 나온 바 있어 이들 품목들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울러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재 면제를 신청한 국제기구들도 일부 품목을 중국에서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어, 관련 물품들이 ‘지원 혹은 기부’라는 수출 형태로 북한에 전달된 것으로도 추정됩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북한산 물품을 수입한 중국의 성은 총 15개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관총서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가장 많은 물품을 수입한 성은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린성과 랴오닝성으로 각각 약 1억 3천만 달러와 4천 400만 달러 어치의 물품을 북한으로부터 들여왔습니다.

이어 광둥성(1천400만 달러)과 안후이성(1천300만 달러), 산둥성(710만 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본격적인 대북제재가 가해지기 이전인 2017년, 북한으로부터 수입 기록이 있는 중국의 성은 24개로, 지난해 보다 9개 더 많았습니다.

그럼 여기서 중국 해관총서의 지난해 자료에 대해 함지하 기자와 좀 더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중국 해관총서의 지난해 자료가 예년에 비해 조금 늦게 나왔다고요?

기자) 네, 중국 해관총서는 국경을 드나드는 화물 등을 관리 감독하고 관세나 세금 등을 매기는 ‘세관’ 혹은’ 관세청’과 같은 기관입니다. 무역 관련 통계도 매달 집계해 공개하고 있는데요. 이미 올해 1월 자료가 나왔어야 하지만, 아직 지난해 12월까지의 자료만 나왔습니다. 중국 정부는 1월과 2월을 통합한 무역 자료를 조만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때문이라는 추정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해 북한과 관련해 가장 눈 여겨볼 만한 내용을 살펴볼까요?

기자) 네, 가장 주목되는 현상은 지난해 중국의 대북 수입에서 ‘역외가공’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했다는 점입니다. 중국 해관총서의 자료에는 각 수출입의 형태와 액수가 따로 명시돼 있습니다. ‘일반무역’과 ‘국경무역’, ‘통과무역’ 등으로 구분이 되는 건데요, 역외가공 형태의 무역 비중이 다른 분야보다 월등히 높았습니다.

진행자) 역외가공, 생소한 무역 형태인데요. 좀 더 자세한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역외가공은 다른 나라의 인력과 생산시설을 이용해 물품을 생산한 뒤 이를 수입해 오는 방식입니다. 이번 경우엔 중국이 북한에 물건의 재료나 원료 등을 제공한 뒤 북한에서 생산된 물건을 다시 들여온 겁니다. 그런데 이 비중이 절반에 육박하면서 사실상 북한의 주력 수출 방식으로 자리한 겁니다.

진행자) 지난해 VOA는 북한의 대중 수출에서 손목시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는데요, 역외가공 형태로 중국에 수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VOA는 북한이 손목시계의 부품을 중국으로부터 대량 수입한 뒤 완제품 형태로 넘기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손목시계 외에도 북한에서 중국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어난 제품이 있는데요, 신발과 각종 가죽류 제품, 장난감 등입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품목들이 ‘역외가공’ 형태로 중국으로 거래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역외가공이 늘었지만, 전체 대중 수출이 크게 증가한 건 아니죠?

기자) 네, 역외가공이 40%를 차지했지만 역외가공 무역 자체가 증가했기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2017년과 비교할 때, 소폭 줄어든 상황입니다. 대신 북한의 주력 품목인 석탄과 의류, 해산물 등이 제재로 수출이 중단되면서 ‘일반무역’ 형태의 거래가 급감한 데 따른 현상이었습니다. 과거 역외가공은 5% 수준이었는데, 다른 항목들의 무역이 줄어들면서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올라선 겁니다.

진행자) 북중 무역 규모, 예년과 비교할 땐 어땠습니까?

기자) 네, 우선 북한의 대중 수출액은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2016년 25억 달러에서 지난 해 2억 1천만 달러 수준으로 크게 하락했고요, 수입액도 과거에 비해 약 10% 줄었습니다. 이처럼 수출이 크게 줄어든 반면 수입의 감소폭은 크지 않아서 북한의 대중 무역 적자가 사상 최대인 23억 5천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진행자) 제재로 인해 북한의 대중 수출 품목에 큰 변화가 있었는데요. 북한으로 유입된 수입 품목에도 큰 차이고 있다고요?

기자) 당장 제재로 인한 변화라기 보단 지난 10년 전과 비교해 수입 품목에 큰 변화가 있었다고 표현하는 게 더 맞을 것 같습니다. 가구와 담배, 과일, 설탕, 음료, 커피 등의 소비재 품목에 대한 대중 수입이 10년 전과 비교해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는데요, 가구나 담배 수입액은 사상 최고액을 기록했고, 설탕과 같은 제품은 2009년에 비해 20배 이상 수입이 늘어났습니다.

진행자) 이번 해관총서 자료에는 각 성별 무역 규모도 나와 있는 점이 흥미로운데요, 아무래도 동북3성과의 거래가 가장 활발했죠?

기자) 네,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지린성과 랴오닝성이 다른 성들에 비해 월등히 거래량이 높았습니다. 다만 북한의 대중 수입에 있어선 광둥성이 지난해 큰 폭으로 증가해 지린성과 랴오닝성을 앞섰습니다. 광둥성은 2017년에 비해 대북 수출이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반면 지린성과 랴오닝성은 2년 전보다 규모가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진행자) 북한에 물품을 수입한 중국의 성에도 크고 작은 변화가 있었다고요?

기자) 네, 2019년 중국에 가장 많은 물품을 수출한 중국의 성은 8억6천만 달러를 기록한 광둥성이었습니다. 광둥성은 2017년까지만 해도 4억7천 만 달러로, 북한에 수출을 한 중국의 성 중 3위에 이름을 올렸었습니다. 그러나 지난해엔 수출 규모를 2배 가까이 올리면서 1위가 된 겁니다. 또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을 가장 많이 한 성 2위와 3위는 각각 랴오닝성(8억3천만 달러)과 지린성(2억6천만 달러)이었습니다.

진행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국제적으로 큰 이슈인데, 발원지로 알려진 우한시가 있는 후베이성과 북한과의 무역 관계가 어땠는지도 궁금한 부분입니다.

기자) 네, 우한시가 위치한 후베이성도 지난해 북한과 거래 기록을 남겨 눈길을 끌었습니다. 후베이성은 북한에 물품을 수출한 성 중 하나였는데, 액수는 4천 494만 달러였습니다. 다만 거래는 1월부터 10월까지만 이뤄졌고, 11월과 12월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함지하 기자로부터 중국의 해관총서 자료를 통해 지난해 북중 무역의 특징 등을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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