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 가능 링크

올해 국제사회 대북지원 예년 수준…"국경봉쇄로 실제 전달 규모 파악 어려워"


북한 주민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제공한 영양비스킷을 들고 있다. (자료사진)
북한 주민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제공한 영양비스킷을 들고 있다. (자료사진)

올해 유엔과 각국 정부의 대북 인도주의 지원은 지난해 보다 약 17% 줄었지만 대체로 예년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미국의 구호 전문가는 전체 지원 중 실제로 북한에 얼마나 구호품이 전달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이유로 국경을 봉쇄했기 때문입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2020년 한 해 세계 각국의 대북 인도주의 지원은 3천 820만 달러($38,189,600)로 집계됐습니다.

29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대북 지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같은 액수는 지난해 4천590만 달러($45,909,894) 보다 17% 줄어든 것입니다.

하지만 3천940만 달러를 기록했던 2017년과 3천 810만 달러를 기록했던 2018년과는 비슷한 수준이었습니다.

올해 북한에 인도주의 지원을 제공한 나라는 10개 나라로, 2016년 이래 약 10개 나라가 매년 대북 지원에 나서고 있습니다.

스위스가 전체 지원의 30.4%인 963만 달러로 가장 큰 기부국이었고, 한국은 19.4%인 614만 달러로 두 번째로 많은 액수를 지원했습니다.

이어 스웨덴이 350만 달러, 러시아가 300만 달러, 노르웨이 119만 달러, 캐나다 100만 달러, 독일 99만 달러, 프랑스 23만 달러, 영국 10만 달러, 불가리아 5천600 달러 순이었습니다.

분야별로는 영양 지원이 1천400만 달러로 전체 모금액의 37.4%를 차지했습니다.

또 보건 분야가 1천300만 달러로 34.7%였고, 식수 위생이 290만 달러였습니다.

올 한 해 집계된 세계 각국의 대북 인도주의 지원 3천 820만 달러($38,189,600) 가운데 유엔 기구에 대한 지원은 3천 300만 달러였습니다. 520만 달러는 스위스개발협력청과 독일 카리타스 등 유엔과 별도로 진행된 사업에 기부됐습니다.

유엔에 지원된 3천300만 달러 가운데서도 일반적인 인도주의 활동에 대한 지원은 2천950만 달러로 목표 모금액 1억 700만 달러의 27.5%에 그쳤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활동에 대한 지원은 350만 달러로, 목표 모금액 3천970만 달러의 8.8%에 불과했습니다.

구호 전문가 “실제 북한에 전달된 규모 알 수 없어”

워싱턴의 민간단체인 전미북한위원회의(NCNK) 대니얼 워츠 국장은 29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유엔을 통한 대북 지원액이 평년 수준이지만, 그 중 얼마나 실제로 북한에 지원됐는지는 매우 까다로운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전미북한위원회는 미국 구호단체 ‘머시 코’가 설립했고, 현재도 여러 대북 지원단체들이 가입해 있습니다.

[녹취:워츠 국장] “Even though the level of funding for the U.N. agency program in N Korea has been about on an average level this year, there is some tricky questions about how much of that aid actually has made it into N Korea.”

워츠 국장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국경 통제 강화에도 일부 구호품은 확실히 북한에 전달됐지만, 북한에 물품 반입 허가를 기다리느라 외국 항구에 인도주의 물품이 수 주에서 수 개월씩 발이 묶여 있었던 상황에 대한 보도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북한은 “일부 코로나 대응품을 주기적으로(periodically) 받았다”며 “연초에는 기존의 지원 프로그램에 속한 구호품을 반입했지만, 여름에 홍수와 태풍 피해가 일어난 이후 김정은은 외부 지원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고, 이후 물품 반입이 훨씬 어려워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워츠 국장은 “현장에 눈이 많지 않아 북한의 인도주의 상황을 정확히 알기 힘들다”면서도 국경 봉쇄로 무역이 중단되면서 주민들의 식량 상황이 악화됐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북한 내 결핵 문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녹취:워츠 국장] “It’s likely that they’ve run out of medicine to treat multiple drug-resistant tuberculosis sometime ago. So it’s likely that the patients who started treatment will not be able to finish the course of the treatment, which means that they will not get better and that TB that they’ve been infected with might mutate and become a more drug-resistant strain..”

북한 내 다제내성 결핵약이 이미 다 떨어졌을 가능성이 있고, 환자들이 치료를 완료하지 못해 그들이 보유한 결핵균이 변이해 확산될 수 있는 등 향후 훨씬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워츠 국장은 `글로벌 펀드’가 지난해 1년 반 만에 대북 지원을 재개하기로 결정했지만, 올해 실제로 다제내성 결핵약이 대규모로 북한에 전달되지는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인도가 지난 7월 100만 달러 상당의 항결핵제를 북한에 지원한 것이 전부라는 것입니다.

워츠 국장은 “지금이 미국 구호단체들에게는 매우 어려운 시기”라면서 그들이 북한 내부에서 활동하지도 못하고, 북한 내부가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알지도 못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미국 구호단체들은 최대한 빨리 대북 지원사업을 재개하고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하고 싶어한다”면서도, 공급망을 복원하고 북한 현지 협력 상대와 관계를 맺는 등 사업을 복구하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

XS
SM
MD
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