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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올해 대북 인도지원 제재 면제 25건…북한 국경 폐쇄로 하반기 급감


지난 2016년 북한 함경북도 수해지역에 마련된 임시진료소 직원이 유니세프가 지원한 백신과 비타민 보충제, 구충약을 어린이에게 투약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북한 함경북도 수해지역에 마련된 임시진료소 직원이 유니세프가 지원한 백신과 비타민 보충제, 구충약을 어린이에게 투약하고 있다.

2020년 한 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는 인도주의 지원과 관련해 모두 25건의 제재 면제 신청을 승인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의 일환으로 북한이 국경을 폐쇄해 인도주의 지원물품 반입에 차질이 생기면서 하반기 제재 면제 승인 건수는 상반기의 절반가량으로 줄었습니다. 오택성 기자입니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제재 면제 승인 자료에 따르면 24일 현재 대북 인도주의 지원에 대한 총 제재 면제 건수는 25건입니다.

공교롭게도 첫 면제와 마지막 면제 모두 '국경없는의사회'(MSF)가 받았습니다.

첫 면제는 올해 1월 7일 받은 면제로 결핵 진단과 치료, 긴급 의료 지원을 위한 물품 반입에 대해, 마지막 면제는 지난 10월 14일로 코로나 대응을 위한 의료 프로그램에 사용할 지원물품의 반입을 허가 받았습니다.

제재 면제를 받은 사업 25건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에 대한 지원은 상반기 4건, 하반기 3건 등 7건입니다.

상반기 면제 4건을 날짜 순으로 살펴보면 지난 2월 ‘국경없는이사회’가 처음이었고, 이어 같은 달 국제적십자연맹, 세계보건기구 WHO, 그리고 3월 스위스가 차례로 코로나 관련 지원에 대한 제재 면제를 요청해 승인받았습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적외선 체온계와 유전자 증폭 검사장비, 검사기에 들어가는 시약 세트 등에 대해서 제재를 면제받았고, 국제적십자연맹은 방역용 보호복과 시험기구, 시약, 체온계 등 코로나 관련 의료장비 반입에 대해 제재 면제를 요청해 제재위가 이를 승인했습니다.
WHO는 유전자 증폭 검사 장비와 산소자동발생기,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 코로나바이러스 검사와 진단, 치료 장비에 대해, 그리고 스위스 외교부 산하 개발협력청 인도주의지원국은 코로나바이러스 방역품에 대한 제재 면제를 승인받았습니다.

코로나 관련 하반기 첫 제재 면제는 지난 7월 한국 남북경제협력연구소에 대한 면제 승인으로, 이 단체는 열화상 카메라의 대북 반입을 허가 받았습니다.

이어 같은 달 유엔아동기금, 유니세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이 결핵과 말라리아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하는데 중점을 둔 북한 내 활동에 필수적인 의료장비의 대북 반출”을 신청해 제재를 면제 받았습니다.

제재위의 마지막 승인은 10월 국경없는의사회에 대한 제재 면제로, 의료용 장갑과 격리가운, 안면보호대 등 코로나 방역, 대응 관련 물품의 대북 반입을 허가했습니다.

코로나 대응에 대한 지원 외에는 깨끗한 식수 공급과 영양실조와 식량불안정 해소를 위한 식품과 기구 등의 지원, 긴급의료 지원이 주요 대북 지원을 차지했습니다.
모든 단체들이 지원물품에 대한 금액을 밝히지 않았지만 금액을 공개한 지원단체들의 지원 목록표를 토대로 합산한 결과 약 600만 달러 상당의 물품이 지원됐습니다.

가장 많은 금액의 물품을 지원한 단체는 유니세프로 보건과 영양, 식수 공급, 위생 분야 등에서의 개선 사업에 441만 달러 상당을 제공했습니다.

제재위의 승인 건수를 시기별로 구분해 보면 상반기에 17건의 면제가 승인된 반면, 하반기에는 절반 가까이 줄어든 8건만 승인됐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의 일환으로 지난 1월부터 이어온 북한의 국경 봉쇄 정책이 이 같은 감소의 주요 이유로 꼽히고 있습니다.

제재위로부터 제재를 면제받더라도 국경 봉쇄로 실제 북한으로 지원물품을 반입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지원단체들의 신청이 줄어든 겁니다.

다니엘 재스퍼 미국친우봉사단(AFSC) 담당관은 VOA와의 앞선 인터뷰에서 북한 국경이 재개돼 다시 지원물품이 반입되길 기다리고 있다면서, 북한의 국경 폐쇄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재스퍼 담당관] "While we are still waiting for borders to reopen and be able to deliver aid once again."

한편, 안보리는 코로나 등에 대한 대응의 일환으로 지난달 대북 인도주의 지원 제재 면제와 관련해 면제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9개월로 연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제재 이행 개정 이후 24일 현재까지 제재위로부터 제재 면제를 신청해 승인받은 단체는 전혀 없습니다.

VOA뉴스 오택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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