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북한 평양 국제공항에서 블라디브스토크행 항공편에 타려는 승객들이 탑승수속을 밟고 있다.
지난 3월 북한 평양 공항에서 외교관 등 외국인들이 블라디보스토크행 특별기편으로 출국하고 있다.

북한 당국의 국경봉쇄와 여행 제한이 실시된 이후, 서방국가들의 평양 주재 외교공관 인력 철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스웨덴에 앞서 영국과 독일 등이 평양의 대사관을  폐쇄한 바 있습니다. 지다겸 기자와 함께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먼저, 스웨덴 외무부가 평양 주재 외교 인력을 잠정 철수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기자) 스웨덴 외무부는 이런 조치가 특별한 것은 아니며, `정상적인 절차’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평양 주재 외교관들이  새롭게 보직을 받았고, 요아킴 베리스트룀 대사는 휴가 중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스웨덴 외교부에서 평양 주재 공관을 운영할 계획이고, 베리스트룀 대사의 복귀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데다, 이에 대해 북한 당국과 논의 중이라는 점은 이번 조치가 특별하지 않다는 설명과는 다소 배치됩니다.

진행자) 휴가와 인력 순환 배치 외에 스웨덴 외교부가 이런 결정을 한 배경이 있다는 건가요? 

기자) 스웨덴 외교부는 북한 당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에 따른 국경봉쇄와 여행 제한을 이번 결정의 직접적 배경으로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VOA에 보낸 서면답변에서 관련성이 있음을 암시했을 뿐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 때문에 외교관들과 국제기구들의 상황이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진행자) 코로나 사태 와중에 외국 정부가 평양 주재 공관의 인력을 철수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지요? 

기자) 아닙니다. 독일, 영국, 스위스, 프랑스 등 4개 유럽 국가들이 올해 비슷한 조치를 취한 바 있습니다. 앞서 독일과 영국은 3월과 5월에 각각 평양 주재 대사관 인력을 모두 본국으로 철수하고, 운영을 잠정중단했습니다. 프랑스 외교부는 3월 평양 주재 협력사무소를 임시폐쇄했고, 스위스 외무부 산하 개발협력청(SDC) 평양사무소는 같은 달 최소 인원만 남기고, 대북 지원 프로그램도 대부분 중단했습니다. 

진행자) 이들 나라가 이런 결정을 한 배경은 무엇이었나요? 

기자) 이들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의 일환으로 북한 당국이 시행 중인 국경봉쇄와 여행 제한 조치를 직접적 이유로 제시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월 말부터 코로나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육∙해∙공 국경을 모두 봉쇄하고 교통 편을 전면 중단했습니다. 아울러 외국인의 북한 입국도 완전히 차단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이동 제한 조치가 외교관들에게도 적용됐다는 말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북한 외무성은 2월 1일부터 자국 주재 외교관들에게 대사관과 외교관 구역을 벗어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강력한 이동 제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같은 달 중순에는 격리 기간을 기존의 2배인 30일로 연장하고, 이를 무조건 준수하도록 요청했습니다. 다만, 이런 조치는 서서히 완화되면서 외교관들은 4월 초에는 평양 시내를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평양 주재 러시아대사관이 지난달 말 공개한 북한 외무성 통지문에 따르면, 이동의 제약은 여전합니다. 외교관들에게 평양을 벗어나거나 다른 지역을 여행하지 말 것을 권고했고, 국경을 통한 직원 입국과 물품 유입 허가 신청은 하지 말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외교관들은 빈 협약에 따라 직무 수행을 위한 특권과 면제를 받을 권리가 있지 않은가요? 

기자) 네, 이 때문에 북한 당국이 빈 협약을 위반했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독일 외무부 당국자는 18일 VOA에, 평양 주재 대사관 임시폐쇄는 북한 당국의 출입국과 여행 제한 등 빈 협약에 위배되는 ‘부적절한 조치’ 때문이라고 거듭 확인했습니다. 북한은 1980년 10월 빈 협약에 가입했습니다.

진행자) 스웨덴과 영국, 독일 등이 평양 주재 대사관에 대해 취한 조치들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건가요? 

기자) 브뤼셀자유대학교 유럽연구소 라몬 파체코 파르도 한국학 석좌교수는 18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유럽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독일과 영국이 대사관을 잠정 폐쇄한 데 이어, 유럽 내 중상위 위치를 차지하는 스웨덴이 대사관 인력을 임시 철수한 점에 주목했습니다. 전 세계 각국과의 외교관계가 미미한 북한의 국제사회 입지가 더욱 약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설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 대사관을 둔 나라는 25개 나라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진행자) 유럽 국가들이 이번 조치를 통해 북한에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있지 않을까요? 

기자) 이에 대해서는 북한 당국의 여행 제한 등 정책을 수용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파체코 파르도 교수입니다. 

[녹취: 파체코 파르도 교수] “So I think it's really the messaging that, from their perspective, the behavior of North Korea has been unacceptable… This is their way of sending a message, without reciprocating on North Korea, for example, by not allowing North Korean diplomats to move around the city.” 

자국에 북한대사관을 두고 있는 이들 나라가 관할권 내 북한 외교관을 대상으로 한 여행 금지 등 상응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북한에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들만의 방법일 수 있다는 겁니다. 

진행자) 유럽 국가들이 평양 공관 재운영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것이 있나요? 

기자) 아직은 없습니다. 독일 외무부 당국자는 18일, 여건이 허락하는 대로 대사관 운영을 재개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영국 외교부 대변인도 VOA에, 평양 주재 대사관의 원활한 운영을 재개할 수 있게 되는 대로 평양에 인력을 재배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다겸 기자와 함께 유럽 국가들의 평양 주재 공관 임시폐쇄와 인력 철수의 배경과 의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