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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없는기자회 “북한, 최악의 언론자유 침해국…코로나 사태에도 정보 통제”


지난 15일 북한 김일성 주석의 108번째 생일을 맞아 마스크를 쓴 주민들이 만수대언덕 김일성 동상에 꽃을 놓고 있다.
지난 15일 북한 김일성 주석의 108번째 생일을 맞아 마스크를 쓴 주민들이 만수대언덕 김일성 동상에 꽃을 놓고 있다.

국제 언론감시단체인 국경없는 기자회가 북한의 언론자유를 또다시 세계 최악으로 평가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서도 정보 공유를 통제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다겸 기자가 보도합니다.

국경없는 기자회(RSF)가 21일 발표한 `2020년 세계 언론자유 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은 조사 대상 180개 나라 가운데 최하위인 180위를 차지했습니다.

국경없는 기자회는 북한을 `세계 최악의 언론자유 침해자 (world’s worst violator of press freedom)’로 지목하면서, 아시아 지역의 언론자유 쇠퇴가 더욱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2018년 6월과 지난해 2월 열린 미-북 정상회담 기간에 “외관상으로나마 외국 언론들에 개방적인 태도를 취하며” 지난해 한 계단 오른 179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이전의 자리로 돌아왔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2002년부터 발표된 국경없는 기자회의 국가별 언론자유 지수 보고서에서 매년 최하위 또는 최하위에서 두 번째 순위를 기록해 왔습니다.

지난해 최악의 순위를 차지했던 투르키메니스탄은 올해 179위, 중국과 에리트리아는 각각 177위와 178위에 올랐습니다.

특히 국경없는 기자회는 전 세계적인 공중보건 위기가 언론자유를 위협하는 새로운 요인이라면서, 북한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세계적 대유행 기간에도 나쁜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단체는 북한 정권이 대중을 무지한 상태로 만들면서 공식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 수를 `0’으로 유지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에 전 세계적 유행병 퇴치에 도움을 요청한 점을 비판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는 당국이 거의 모든 정보 전달을 통제할 수 있다며, 외국 특파원들이 북한 당국의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방역 조치를 조사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이 단체 세드릭 알비아니 동아시아 담당 국장은 21일 VOA에, 북한은 상황이 변한 게 없기 때문에 언론자유 지수에서 최하위를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는 여전히 기자와 저널리즘이 존재하지 않으며, 정보의 자유로운 순환도 전혀 없다는 설명입니다.

알비아니 국장은 언론자유가 없는 환경에서는 국민이 정부의 통치 행위를 제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인권, 법치주의, 민주주의가 존중되는지도 모른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알비아니 국장] “Without freedom of the press, you are not a citizen, (but) you are a subject. So, the freedom of press is somehow the freedom that allows to ensure that other freedoms can exists. It is the condition for the existence of other freedoms. So of course, as long as North Korea does not have any freedom of the press, the North Koreans are subject to the regime, and they are not citizens.”

언론자유는 인권 등 다른 자유가 존재할 수 있게 보장해주는 자유이며, 다른 자유가 존재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라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언론자유가 없는 북한에서 주민들은 권리를 보장받는 시민이 아니라 정권의 지배를 받는 복종자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알비아니 국장은 또 중국 당국의 코로나 대응을 통해 한 나라에서 이뤄지는 언론검열이 세계적으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녹취: 알비아니 국장] “Through that, we can learn something, we can learn that censorship in one country is not the problem of the people in this country. It is a global problem because censorship somewhere could have consequences at the other end of the world. So, in the case of North Korea, nobody can say that censorship in North Korea is only the problem of North Korea. It is a global problem.”

중국 언론이 코로나바이러스 발병 초기 전염병에 관한 보도를 할 수 있었다면 전염병이 중국 이외 나라로 퍼져 나가지 않을 수 있었고, 훨씬 더 일찍 막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이밖에 알비아니 국장은 코로나바이러스 위기가 북한 정권이 좀 더 투명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일부 북한 사람들에게 바이러스와 관련한 정보는 생사의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알비아니 국장] "The crisis of the coronavirus could have been an opportunity for the North Korean regime to be more transparent, because in that case, the circulation of information is a matter of life and death for some people.

한편 이번 보고서에서 노르웨이는 4년 연속 언론자유 1위를 기록했고, 핀란드가 지난해에 이어 2위에 올랐습니다.

미국은 지난해에 이어 45위였고, 한국은 전년 대비 한 계단 떨어진 42위를 기록했지만 아시아 나라 중에서는 선두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VOA뉴스 지다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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