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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A 뉴스] “한국전쟁 영웅 ‘스톰스’ 안장…‘고귀한 희생’ 감사”


[VOA 뉴스] “한국전쟁 영웅 ‘스톰스’ 안장…‘고귀한 희생’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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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한국전쟁은 수많은 한국인들뿐 아니라 한국을 돕다 숨진 미군 전사자 가족에도 아픔을 남겼습니다. 지난주 알링턴 국립묘지에는 한국전쟁의 영웅 고 하비 스톰스 소령의 안장식이 거행됐는데, 그의 유가족들은 70년 동안의 슬픔을 이겨내고 자유 수호를 위해 산화한 아버지의 희생을 자랑스러워하며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게 돼 감사하다고 밝혔습니다. 김영권 기자가 스톰스 소령의 안장식을 다녀왔습니다. (영상취재: 김선명 / 영상편집: 강양우)

미국의 수도 워싱턴 디씨가 내려다보이는 알링턴 국립묘지.

지난 16일 의장대의 예식 속에 유가족과 미군과 한국군 대표 등이 참석한 하비 스톰스 소령의 안장식이 거행됐습니다.

한국전쟁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중 하나로 꼽하는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하비 스톰스 소령.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출신의 미국 육군 제7보병사단 31연대 소속으로 인천상륙작전 등 여러 전투에서 공을 세웠던 그는 1950년 12월 1일, 혹한 속 장진호 전투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당시 34살이었던 스톰스 소령은 넷째 아들을 임신중인 아내와 어린 아들 3형제를 두고 있었습니다.

올해 80세인 장남은 일본 도쿄 기차역에서 배웅한 아버지의 모습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샘 스톰스 / 80세, 하비 스톰스 소령 장남

“아버지는 뒤를 돌아보며 복잡한 표정을 지으셨어요. 어린 세 아들이 있었으니 떠나고 싶어 하지 않으셨던 것입니다.”

아버지의 전사 소식만 듣게된 가족은 10년 뒤 어머니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남부 텍사스 작은 마을에서 할아버지, 동네 어른들의 돌봄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평생 아버지를 그리워하던 아들들은 2019년 8월 아버지의 신원이 1년전 북한 측이 보낸 유해 상자 중에서 확인됐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샘 스톰스 / 하비 스톰스 소령 장남

“(미군 당국의) 그레그 씨가 ‘샘, 우리가 아버지를 찾았습니다’ 라고 말했죠. 저는 ‘농담하나요’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이라는 말에 저는 오열하고 말았습니다. 차를 갓길에 세우고 한동안 울었습니다. 그리고 동생들에게 전화했습니다.”

미군 의장대는 스톰스 소령의 관을 덮었던 4개의 성조기를 백발이 된 아들들에게 전달하며 경의를 표했습니다.

네 형제는 신앙의 자유 등 마땅히 지켜야 할 자유를 위해 싸운 아버지와 눈부시게 발전한 한국이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로버트 스톰스 / 하비 스톰스 소령 막내아들

“오늘 장례식은 아버지께 보여준 명예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항상 그래왔던 겁니다. 우리가 몇년 전 서울을 방문했을 때 아버지가 하신 일로 우리가 받았던 존경은 저나 형들이 아니라 아버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짐 스톰스 / 하비 스톰스 소령 장손

“우리는 독재와 압제에 맞서 동료 국가를 돕기 위해 간 겁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고 특히 그것은 우리 미국의 문화이기도 합니다. 할아버지는 당시 스스로 일어설 수 없는 사람들을 옹호하셨죠. 우리 가족은 누구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스톰스 소령의 유가족은 사랑하는 가족을 70년 이상 기다리는 다른 한국전쟁 실종자 가족들에게도 희망이 되길 기원했습니다.

북한군의 기습 침공으로 시작된 한국전쟁에서 자유를 지키다 전사한 미군은 3만 6천 574명.

스톰스 소령은 71년 만에 그리던 조국 산하에 안장됐지만 아직 한반도에서 돌아오지 못한 미군 실종자는 7천여 명에 달합니다. 미군 당국은 이들을 끝까지 찾아내 사랑하는 가족의 품에 전달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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