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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국제 인도적 지원 타격...대북지원도 저조


국제구호단체 '사마리탄퍼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지원을 위해 이탈리아 북부 크레모나에 설치한 야전병원에서 관계자들이 일하고 있다.
국제구호단체 '사마리탄퍼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응 지원을 위해 이탈리아 북부 크레모나에 설치한 야전병원에서 관계자들이 일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국제 인도주의 지원과 구호 활동도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각 국의 국경봉쇄로 지원이 어려워지고 국제 봉사대원들이 안전을 위해 철수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영권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 정부 산하 해외 파견 봉사단체인 평화봉사단(Peace Corps)이 단체 설립 이후 처음으로 모든 활동을 잠정 중단하고 철수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단체 조디 올슨 단장은 이번 주 성명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활동과 이동이 나날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단원들의 안전을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올슨 단장] “As COVID-19 continues to spread and international travel becomes more and more challenging by the day, we are acting now to safeguard your well-being and prevent a situation where Volunteers are unable to leave their host countries,”

이에 따라 60개 개발도상국에 2년 계획으로 파견돼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펼치던 7천 명의 봉사대원들이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미국으로 복귀할 예정입니다.

1961년에 설립돼 세계 141개국에 23만 5천 명을 파견해 온 평화봉사단이 활동을 멈춘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과거 평화봉사단의 도움을 받았던 한국이 자체 설립한 국제원조기관 ‘코이카(KOICA)’도 19일, 42개 개발도상국에

파견된 1천 500여 명의 단원과 가족을 전원 일시 귀국시킨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본의 국제협력기구(JICA)도 15일, 안전을 이유로 66개국에 파견된 봉사 단원 1천 800명의 일시 귀국을 결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해외 파견 봉사단원들은 대부분 빈곤 지역에서 교육과 농업, 의료, 기술 지원 등을 하고 있어서, 수혜지역 주민들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주요 국제 인도주의 기구와 구호 단체들도 잇달아 직원들의 여행을 제한하는 등 비상 체제에 돌입하면서 지원 활동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연간 수 천만~수 억 달러의 예산을 운영하는 머시코와 세이브 더 칠드런, 릴리프 인터내셔널, CARE 등 대규모 국제단체들은 직원들의 안전과 주재국의 조치로 활동과 출장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조치가 현지 활동에 타격을 주지 않기를 바라지만, 현지 관계자들에 대한 훈련과 회의, 전략 개발 사업, 물품 공급에 당분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세계 많은 나라가 국경을 봉쇄하면서 내전과 정치적 박해를 피해 탈출하는 난민들도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UNHCR) 최고대표는 19일 성명에서,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한 각 국의 노력을 이해한다면서도, 이런 조치로 망명을 위한 길이 폐쇄되거나 난민들을 위험한 상황으로 돌아가도록 강요하는 결과가 초래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란디 대표] “But these measures should not result in closure of avenues to asylum, or of forcing people to return to situations of danger.”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CHA)은 17일, 가뜩이나 내전과 자연재해, 기후변화로 인도적 위기를 겪는 나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으로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얀스 레가 부대변인은 이런 나라들에서 생명을 구하는 일을 계속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전 세계에서 인도적 대응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레가 부대변인] “It is extremely important that we continue the life-saving work in these countries…and that we sustain the humanitarian response across the world.”

세계 빈곤국 가운데 하나인 북한도 예외가 아닙니다.

북한 당국이 거의 두 달째 국경을 폐쇄하면서 유엔 등 국제기구와 민간단체들의 방북이 중단됐기 때문입니다.

대북 구호단체인 미국 친우봉사회(AFSC)의 다니엘 야스퍼 워싱턴지부장은 앞서 VOA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라 방북 지원 활동을 잠정 연기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야스퍼 지부장]“The AFSC delegation has been temporarily postponed due to the coronavirus…”

아울러 북한에서 결핵 치료 활동을 하는 유진벨재단과 조선의 그리스도인 벗들 등 단체들도 방북이 지연돼 환자들의 상황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유럽이 코로나바이러스에 직격탄을 받으면서 유엔의 대북 인도적 지원 모금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CHA) 웹사이트에 따르면, 20일 현재 올해 대북지원 모금 목표액 1억 700만 달러의 10%인 1천 70만 달러만 모금됐습니다.

이중 53.4%를 제공한 한국을 제외하면 공여국은 스위스와 독일 두 나라에 불과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공여국이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이런 기류가 계속되면 올해 유엔의 대북 인도적 지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VOA 뉴스 김영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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