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탈레반 지도부와 통화...IAEA "이란, 우라늄 저장 상한선 3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세계 여러 나라의 주요 소식을 전해 드리는 ‘지구촌 오늘’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아프간 무장 단체 탈레반 지도자와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이란의 우라늄 저장량이 핵 합의 상한선의 5배에 달한다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전 세계 자유화 지수가 14년째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는 소식, 이어서 전해 드리겠습니다.

진행자) 지구촌 오늘 첫 소식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레반 지도부와 전화 통화를 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3일 아프간 무장 조직 ‘탈레반’ 지도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와 전화 통화를 했습니다. 두 사람은 약 35분간 통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현직 미국 대통령이 탈레반과 직접 전화 통화를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입니다.

진행자)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도 밝혔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을 출발하기 전, 기자들에게 양측의 통화 사실을 확인했는데요. “탈레반 지도자와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다, 양측 모두 폭력을 원하지 않으며 그곳에 폭력이 없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지켜보자고 덧붙였습니다.

진행자) ‘바라다르’라는 사람은 어떤 인물입니까?

기자) 그동안 전면에서 미국과 탈레반 간 협상을 주도해온 인물로, 탈레반 조직을 창립한 사람들 가운데 1명으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국립보건원(NIH)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이에 대해 언급하면서 바라다르와 좋은 대화를 나눴고 두 사람이 매우 좋은 관계를 갖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탈레반 측에서도 이를 확인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나오기 전에 탈레반 대변인이 트럼프 대통령과 물라 바라다르가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고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구체적인 대화 내용에 있어 탈레반 측의 이야기는 조금 다른데요. 탈레반 측의 주장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바라다르에게 "당신들은 매우 용감한 사람들이고 매우 위대한 나라를 갖고 있으며 당신들이 나라를 위해 싸우는 것을 이해한다"고 말했다는 겁니다.

진행자)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을 철수시킬 방침인데요. 이에 관한 이야기도 있었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대통령이 바라다르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19년이나 그 곳에서 있었다면서 이는 매우 긴 시간이고 이제는 모든 사람의 이익을 위해 아프간에서 외국군이 철수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는 게 탈레반 대변인의 말인데요. 현재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바라다르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진행자) 지난 주말 미국과 탈레반 간에 역사적인 휴전 협정이 체결된 이래 전격적인 전화 통화가 이뤄진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과 탈레반은 1년 반가량 협상을 벌여왔는데요. 지난달 중순 먼저 7일간의 휴전 기간을 가진 데 이어 2월 29일, 전격적으로 휴전 협정을 체결하며 18년 넘는,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전쟁을 종식하는 걸음을 내디뎠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이에 대한 소감을 밝혔는데요. 미군은 아프간에서 수많은 테러분자들을 퇴치하며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제는 아프간에서 철수해야 할 시기라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제는 미군들을 고국으로 돌아오게 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진행자)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미군이 얼마나 주둔하고 있습니까?

기자) 약 1만3천500명 선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양측의 협정에 따르면 앞으로 135일 안에 이를 8천600명 선으로 줄이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군도 14개월 안에 모두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또 아프간 정부가 억류하고 있는 5천 명 정도 되는 탈레반 포로들을 석방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진행자) 그럼 그 대가로 탈레반은 어떤 것을 약속한 겁니까?

기자) 탈레반은 알카에다 같은 극단주의 테러단체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과격한 무장조직이 테러분자들을 모집하고 훈련하는 일, 또 불법 자금을 조성하지 못하게 해 테러단체가 아프간에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막고 폭력 종식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아프간에서는 여전히 폭력 사태가 계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미국 CNN은 아프간 내무장관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탈레반 지도부와 전화 통화를 한 3일 하루 동안만도, 탈레반이 33건의 공격을 자행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공격으로 민간인 적어도 6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미국과 탈레반 간의 협상에서 아프간 정부는 참여하지 않은 건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와 함께 협상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했기 때문에 일단 미국과 탈레반이 협상하고, 이어 탈레반과 아프간 정부 간 협상수순을 밟고 있는데요. 트럼프 대통령은 3일 기자들에게 지금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이 협상을 하고 있으니 지켜보자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일각에서는 아프간에서 이렇게 계속 폭력이 자행되고 있는데 미군이 철수하면 아프간이 더 불안정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그런 우려에 대한 입장을 밝혔는데요. 아프간의 상황이 다시 나빠진다면 언제든 매우 신속하게 다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런 가운데 공화당의 중진의원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3일 아프간에서 다시 폭력 사태가 고조되는 것을 우려하면서 아프간이 테러의 온상지가 되지 않도록 모든 협정 내용을 반드시 지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본사 앞에서 펄럭이는 이란 국기.

진행자) 지구촌 오늘, 다음 소식입니다. 유엔이 이란의 핵 저장량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군요.

기자) 네,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3일 이란 핵 합의 관련국들에 이란의 핵 합의 이행에 관한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현재 이란의 저농축 우라늄 저장량이 합의 상한선보다 3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행자) 구체적인 내용을 좀 들어볼까요?

기자) 이란의 저농축 우라늄 저장량이 지난 2월 19일 기준, 약 1천20kg이었는데요. 지난 2015년 이란이 서방 국가들과 맺은 핵 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약 300kg의 저농축 우라늄만 보유해야 합니다.

진행자) 이란이 전부터 계속 우라늄 저장량을 늘려왔죠?

기자) 맞습니다. IAEA는 지난해 11월에도 관련 보고서를 내놨는데요. 당시에는 약 370kg을 저장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그때와 비교하면 약 3배가 증가한 겁니다.

진행자) 우라늄 저장량도 문제지만 농축의 정도는 무기로 전용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지 않습니까? 농축의 정도는 어떻습니까?

기자) 핵폭탄을 제조하려면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이 필요한데요. 현재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정도는 4.5% 정도에 그쳤습니다. 하지만 농축의 정도가 20% 정도가 되면 그 이상 끌어올리는 것은 비교적 쉬운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우라늄 저장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이 시간을 감축시키는데 용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진행자) 이란이 핵시설 접근도 거부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IAEA는 이 보고서에서, 지난 1월 하순, 이란 정부에 미신고 시설 두 곳에 대한 사찰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고 밝혔습니다. IAEA가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의심했기 때문에 사찰을 요구했는지는 분명하지 않은데요. 하지만 IAEA는 보고서에서, 이란에 전폭적인 협력을 요청했습니다.

진행자) 보고서에서 또 주목되는 내용이 있습니까?

기자) 네, 이란이 핵연료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원심분리기 수를 급속히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보고서는 이란 정부가 지난 몇 달간 포르도 등 핵 시설에서 약 1천 개에 달하는 원심분리기를 재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포르도 지하 핵시설은 이란 핵 합의에서 농축 활동이 금지된 곳입니다.

진행자) 미국이 지난 2018년 핵 합의에서 탈퇴한 이후 이란은 단계별로 계속 핵 합의 이행 수준을 낮추고 있는데요. 다른 핵 합의 관련국들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미국을 제외한 영국과 프랑스, 독일과 중국, 러시아와 이란이 지난달 말, 차관급 회의를 열었지만 별다른 타결점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란은 미국이 제재를 복원함에 따라 나머지 합의국들이 합의 사항을 준수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진행자) 조만간 국제사회가 이란 문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요.

기자) 네, 오는 9일, 빈에서 열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서 이 문제를 협의할 예정입니다. 앞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국제사회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풀면 모든 합의 사항을 다 준수할 것이며 IAEA와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거리로 나선 시위대 (자료사진)

진행자) ‘지구촌 오늘’, 마지막 소식입니다. 미국에 있는 인권 단체 ‘프리덤하우스(Freedom House)’가 새 보고서를 냈군요?

기자) 네. 프리덤하우스가 4일, 전 세계 자유 현황을 평가한 연례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195개 나라와 15개 권역을 조사한 겁니다.

진행자) 새 보고서에 어떤 내용이 들어있습니까?

기자) 올해 보고서에는 ‘민주주의를 위한 지도자 없는 투쟁(A Leaderless Struggle for Democracy)’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는데요. 전반적으로 자유 수준이 장기간 퇴보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그러면 올해 나온 프리덤하우스 평가는 부정적이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마이클 아브라모위츠 프리덤하우스 대표는 지난해에 14년 연속으로 자유 수준이 떨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사라 레푸치 프리덤하우스 연구분석 담당 부소장은 민주주의와 다원주의가 공격당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번에 나온 보고서에서 눈여겨 볼만한 항목들을 정리해 볼까요?

기자) 네. 자유 수준이 좋아진 나라보다 나빠진 나라 수가 배나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눈길을 끄는 점이 자유 수준이 나빠지는 현상이 러시아나 중국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체제가 이미 확립된 곳에서도 나타났다는 겁니다. 보고서는 지난 2006년 이래 민주주의 국가 41개국 가운데 25개국에서 자유 수준이 뒷걸음질 쳤다고 평가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은 어떻습니까?

기자) 미국도 자유 수준이 후퇴한 나라에 들어갔습니다. 미국은 10년 전만 해도 스위스나 영국과 같았는데요. 지금은 점수가 8점이 떨어져 100점 만점에 86점에 머물렀습니다. 슬로바키아나 그리스보다 처진 건데요. 미국 바로 뒤에는 아르헨티나와 크로아티아가 있습니다.

진행자) 미국의 자유 수준이 떨어진 이유가 뭡니까?

기자) 보고서는 주로 트럼프 대통령을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지도자들이 언론과 법치, 그리고 민주주의의 다른 기둥들을 신랄하게 공격했고, 또 난민이나 망명을 신청할 사람들을 트럼프 행정부가 공평하게 대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비판했습니다.

진행자) 미국 외에 또 어떤 나라들이 비판 대상이 됐습니까?

기자) 인도가 언급됐는데요. 인도 안에서 힌두민족주의가 고조되면서 특히 분쟁 지역인 카슈미르 쪽에서 자유를 억압하는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하지만, 프리덤하우스는 인도 전체는 여전히 자유로운 나라로 평가했습니다. 반면 중국과 러시아는 역시 자유롭지 않은 곳으로 분류됐습니다.

진행자) 자유 수준이 최악인 나라는 어느 곳이었나요?

기자) 49개국이 자유롭지 않은 나라로 꼽혔는데요. 이 가운데 최악이 10개국인데 이 중에서 시리아가 0점으로 꼴찌였습니다.

진행자) 북한은 어떻게 평가됐습니까?

기자) 3점을 받았는데요. 시리아, 에리트레아, 티베트, 투르크메니스탄, 남수단 등과 최하위권에 들어갔습니다.

진행자) 반대로 자유 수준이 가장 높은 지역은 어디였나요?

기자) 네.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가 100점으로 1등이었습니다. 참고로 한국은 점수가 83점으로 루마니아, 모나코 등과 동률을 이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