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직전 미국과 한국의 정찰자산이 한반도 동해 상공에서 집중 감시 활동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의 발사 움직임을 사전에 포착했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수시간 전부터 미국과 한국의 정찰자산이 한반도 동해 상공에서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VOA가 민간 항공기 추적 서비스 '플라이트레이더24(FlightRadar24)' 자료를 분석한 결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6일 오후 5시를 전후해 한반도 상공에는 미 육군의 정찰·전자전 항공기 '아레스(ARES)'가 비행하고 있었습니다.
아레스는 이날 오전 10시 40분쯤 경기 평택의 캠프 험프리스 인근에서 이륙한 뒤 약 3만8천 피트 상공에서 서해와 동해를 오가며 여러 차례 왕복 비행했습니다.
특히 북한의 발사 시각이 가까워진 오후에는 동해 방향으로 이동해 오후 5시 무렵 강원도와 동해 상공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렇게 동해 먼 바다까지 나갔던 아레스는 이어 오후 5시 15분쯤 다시 내륙으로 진입하는 모습이 확인됐습니다.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북한의 발사 장소로 지목한 강원도 원산 일대와의 거리는 가장 가까운 시점 기준 약 150km였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레스는 적의 통신과 전자신호를 수집·분석하는 정찰·전자전 항공기로, 미사일 발사 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전자신호와 통신을 수집할 수 있는 미 육군의 대표적인 정보수집 자산 가운데 하나입니다.
따라서 아레스가 이날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과정을 미리 파악, 이를 지켜본 것인지 주목됩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군 정찰자산으로 추정되는 항공기도 북한의 발사 직전까지 동해 일대를 집중 감시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한국 정찰자산으로 추정되는 항공기가 6일 오후 동해 지역을 집중 비행한 항적을 남겼다. 자료=Planet Labs
플라이트레이더24에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식별번호가 '71'로 시작하는 한국 정부 또는 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항공기 1대가 포착됐습니다.
이 항공기는 수시간 동안 강원도와 동해 상공을 반복 비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약 4만 피트 상공에서 같은 공역을 여러 차례 선회 비행했으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 약 25분 전인 오후 4시 35분쯤 레이더망에서 사라졌습니다.
항공기의 기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장시간 일정 공역을 선회한 비행 형태로 볼 때 정찰 임무를 수행한 군용 자산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한국의 정찰자산이 북한의 무력 도발에 맞춰 한반도 주변에서 활동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미 공군의 RC-135S '코브라볼(Cobra Ball)' 정찰기는 지난해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 직전 동해 상공에서 비행한 사실이 포착됐습니다.
또 2024년에는 중국 칭다오 동쪽과 한국 신안 서쪽 해상에서 장시간 선회 비행했는데, 당시 해당 해역은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1호' 발사체의 1단 추진체 낙하 예상 구역과 겹쳐 주목을 받았습니다.
미군 정찰기들은 임무에 따라 트랜스폰더를 작동해 위치 정보를 공개하는 경우가 있으며, 이를 통해 민간 항공기 추적 서비스에도 항적이 포착됩니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이처럼 정찰기의 위치를 공개하는 것이 정보수집과 함께 북한에 감시 능력을 과시하는 전략적 메시지의 성격도 가질 수 있다고 분석해 왔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