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 인권 상황 개선 없어”…EU, 독립적 감시·책임규명 강조

클라우디아 푸엔테스 훌리오 유엔 인권 담당 사무차장보가 1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 제16차 회의에서 북한 인권에 관한 유엔 사무총장의 최근 보고서를 소개하고 있다.

유엔 인권 담당 고위 당국자가 유엔총회에서 북한의 전반적인 인권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유럽연합은 북한 등 심각한 인권 상황에 대한 독립적 감시와 책임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북한은 유엔 보고서가 정치적 의도에 따른 것이며 확인되지 않은 정보에 근거했다고 반발했습니다. 조상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에 진전이 없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한반도 평화·안보 논의와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유엔이 강조했습니다.

클라우디아 푸엔테스 훌리오 유엔 인권 담당 사무차장보는 1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 제16차 회의에서 북한 인권에 관한 유엔 사무총장의 최근 보고서를 소개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제3위원회는 인권과 사회·인도주의 문제 등을 다루는 유엔총회 산하 위원회입니다.

푸엔테스 훌리오 사무차장보는 “보고서가 지난해 6월 1일부터 올해 5월 31일까지의 상황을 검토한 결과, 북한의 전반적인 인권 상황이 개선되지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북한 인권은 한반도의 평화·안보와 본질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특히 북한과의 관여를 위한 신뢰 구축 조치를 중심으로 새로운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또 보고서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의 상황을 대상으로 인권 침해에 대한 책임규명과 실종, 구금, 이산가족, 디지털 환경, 경제·사회·문화적 권리를 검토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소개된 보고서는 유엔인권 서울사무소가 지난 2일 공개한 자료입니다.

보고서는 한국에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4천546명 가운데 올해 5월 말까지 10만1천274명이 숨졌지만, 2018년 이후 공식 상봉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보고서에는 오랜 기간 해결되지 않은 인권 문제와 피해자들의 고령화 상황도 구체적으로 담겼습니다.

한국 통일부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에 따르면, 등록된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4천546명 가운데 올해 5월 말까지 10만1천274명이 숨졌습니다.

생존자 대부분도 80세를 넘었지만, 2018년 이후 공식 상봉은 이뤄지지 않았고 편지나 전화로 연락할 기회도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에 전달된 강제실종 사건 가운데 미해결 사례가 511건에 달한다며, 피해자와 가족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조치를 요구했습니다.

보고서는 주민 생활에 대한 국가 통제와 디지털 감시가 확대되면서 표현의 자유와 정보 접근, 이동의 자유가 더욱 제한됐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에 즉각적인 사형 집행 유예와 정치범수용소 해체를 권고하고, 이산가족들이 전화와 화상통화, 서신 등 가능한 모든 수단으로 연락할 수 있도록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아울러 유엔 회원국들에는 한반도 평화·안보를 위한 노력에 인권 문제를 충분히 반영하고, 탈북민을 위험한 곳으로 강제 송환하지 말 것을 권고했습니다.

한편, 유럽연합(EU)도 이날 회의에서 북한을 포함한 심각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을 촉구했습니다.

EU 대표는 미얀마 로힝야족과 우크라이나의 일시 점령 지역, 북한, 이란에 관한 사무총장 보고서들을 함께 거론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 보고서가 독립적 감시와 유엔 인권 체계와의 협력, 책임규명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제사회의 관심이 필요한 인권 상황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정보를 제공한다며, 각국 대표단이 보고서 내용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을 촉구했습니다.

반면 북한은 이날 회의에서 유엔 사무총장 보고서의 근거와 국가별 인권 보고서 제도 자체를 문제 삼으며 반발했습니다.

북한 대표는 보고서가 검증되지 않은 출처에 의존하고 현장의 실제 상황을 반영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거부했습니다.

또 일부 국가들이 이러한 문서를 주권국가에 대한 정치적 압박과 내정 간섭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아울러 특정 국가를 대상으로 보고서를 작성하고 인권 관련 임무를 설정하는 관행도 객관성과 공정성, 비선택성 원칙에 어긋난다고 반발했습니다.

그러면서 건설적인 대화와 상호 존중이 세계적으로 인권을 증진하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은 그동안 유엔 등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보고서와 인권 개선을 위한 결의를 일관되게 거부해 왔습니다.

VOA 뉴스 조상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