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유엔서 ‘DMZ 긴장·한국인 억류’ 공방…러시아 북한 옹호

2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제1위원회 제14차 회의에서 한국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비무장지대(DMZ)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둘러싼 남북 간 갈등이 유엔 외교무대로 확대됐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경고와 한국 국방부의 반박에 이어 양측이 유엔에서도 경고사격과 지뢰 폭발 사건을 놓고 충돌했습니다. 남북한은 북한에 장기 억류된 한국인들의 문제를 두고도 공방을 벌였습니다. 조은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남북 군사분계선 일대의 긴장이 유엔 외교무대로 이어졌습니다.

2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제1위원회 제14차 회의에서 북한은 한국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비난했습니다.

2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1차 유엔총회 제1위원회 제14차 회의에서 북한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북한 대표는 한국군이 남부 국경을 강화하는 작업에 참여하는 북한군을 향해 자동소총과 대구경 기관총으로 경고사격을 가하면서 군인들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한국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 횟수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며 군사적 긴장 고조의 책임을 한국에 돌렸습니다.

북한 대표
“Such provocations began in August, alongside warning loudspeaker blaring, the committed 2,870 rounds of provocative loudspeaker warning and 201 warning shot provocations from August 1 to October 17…”

북한 대표는 “8월 1일부터 10월 17일까지 한국군은 2천870차례의 도발적인 확성기 경고방송과 201차례의 경고사격 도발을 감행했다”며 “조작된 지뢰 폭발 소동 이후 더욱 노골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이러한 적대적 도발은 이미 레드라인을 넘어섰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언급한 지뢰 폭발 사건은 지난 9월 21일 비무장지대에서 발생해 한국군 장병 3명이 다친 사건입니다. 한국군은 북한군이 매설한 것으로 판단되는 지뢰가 폭발한 것으로 보고 있지만, 북한은 이를 조작된 사건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북한 대표는 또 19일 시작된 한국군의 호국훈련과 최근 한미 연합훈련 등을 거론하며 한국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면서 적대국의 무력시위에 강력한 힘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대표는 북한군의 비무장지대 내 활동이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반박했습니다. 한국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은 북한군의 군사분계선 침범을 막기 위한 정당한 방어 조치라는 것입니다.

한국 대표
“The Republic of Korea's warning broadcasts and warning shots are legitimate and defensive measures aimed at preventing the DPRK's troops from crossing the military demarcation line and expelling those who have crossed who have trusted…”

한국 대표는 “한국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은 북한군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것을 방지하고, 이미 침범한 병력을 퇴거시키기 위한 합법적이고 방어적인 조치”라면서 “북한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을 중단하고 대화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대표는 북한이 상황의 원인을 지속적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미한 연합방위와 억제태세는 북한의 증대되는 군사적 위협에 대응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합법적이고 방어적인 조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도 유엔에서 북한을 두둔하고 나섰습니다.

러시아 대표는 북러 협력의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한국의 주장을 반박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유엔헌장 51조에 따른 북한의 자위권을 제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유엔헌장 103조를 거론하더라도 이러한 권리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주장도 펼쳤습니다.

러시아 대표
“We would recommend that Seoul think about the facts of the agreements in the Russian-Korean agreement, and they should analyze the actions that they are taking, which are the root cause for the increase in escalations on the Korean Peninsula…”

러시아 대표는 “한국이 러시아와 북한 간 협정의 내용을 숙고하고, 한반도에서 긴장이 고조되는 근본 원인이 되고 있는 자신들의 행동을 분석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대표는 러시아와 북한 간 협력의 불법성은 이미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져 있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한편 남북은 같은 날 인권 문제를 다루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도 충돌했습니다.

유엔 강제·비자발적 실종 실무그룹과 강제실종위원회 관계자들과의 상호대화에서 한국 대표는 북한에 장기간 억류된 한국인 3명,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한국 대표는 또 올해 5월 기준 북한에 전달된 강제실종 관련 사건 가운데 511건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며 북한의 협조를 촉구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은 한국인 억류자들에 대한 처벌이 정당하다고 주장하며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반박에 나섰습니다.

북한 대표는 한국이 거론한 인물들이 국경 지역에서 북한 주민들을 유인하고 납치했으며 한국 당국의 사주를 받아 국가 전복을 모의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간첩행위와 국가 전복 활동은 국가안보와 사회질서를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 선교사 3명은 12년 안팎의 장기간 억류 상태에 있으며, 이들의 구체적인 소재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VOA 뉴스 조은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