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납치돼 숨진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의 유족이 북한의 해외 정보기술(IT) 노동자 수익과 사이버 범죄 자금 약 7천만 달러 상당의 가상자산 압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유족들은 가상자산 지갑 50개에 보관된 테더(USDT)의 소유권이 북한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동식 목사의 유족이 북한의 범죄자금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미국 뉴욕남부연방법원에 제출된 법원 기록에 따르면 김동식 목사의 아들 김한 씨 등 유족은 지난 15일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이더리움과 트론 네트워크의 가상자산 지갑 50개에 보관된 총 6천977만 달러 상당의 테더(USDT)가 북한 소유라고 주장하며, 자신들의 배상 판결을 집행할 수 있도록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원고들은 이보다 앞선 지난달 2일 해당 가상자산에 대한 권리를 판단해 달라는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이어 25일 법원 허가에 따라 해당 지갑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개인과 기관에 대체불가능토큰(NFT)을 이용해 신청서와 관련 서류를 통지했고, 이의 제기 기한인 이달 9일까지 반대 의견이 제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들은 15일 제출한 답변서에서 이의 제기가 없었던 만큼 법원이 자신들의 주장을 인정하고, 제안된 명령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원고들은 가상자산 지갑 50개에 보관된 6천977만 달러 상당의 USDT가 북한의 제재 회피와 자금 세탁 활동에 연루돼 있으며, 북한 정부의 소유 또는 통제 아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USDT는 미국 달러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코인입니다.
원고들은 자산의 출처와 관련해, 북한 해외 IT 노동자들의 수익, 사이버 범죄 수익, 북한 은행과 연결된 자금 등 여러 경로를 제시했습니다.
원고 측의 자금 분류에 따르면, 약 4천619만 달러는 북한 해외 IT 노동자들의 수익을 송금하는 체계와 연결돼 있습니다. 또 약 1천816만 달러는 사이버 범죄 수익으로, 약 542만 달러는 북한의 제일신용은행(Cheil Credit Bank)과 연관된 자금으로 분류됐습니다.
원고들은 이 가운데 일부가 2025년 2월 발생한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Bybit) 해킹 사건의 자금 세탁 경로와도 연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동식 목사는 2000년 중국에서 탈북민을 돕던 중 북한 공작원에게 납치돼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김 목사의 아들인 김한 씨와 동생 김용석 씨는 지난 2015년 북한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3억3천만 달러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어 김 목사의 아내 김영화 씨와 다른 두 자녀인 대니 버틀러 씨와 김춘국 씨도 지난해 별도의 소송에서 모두 3억6천600만 달러의 배상 판결을 이끌어냈습니다.
김 목사 유족은 북한을 상대로 손해배상 판결을 받은 이후 북한 자산을 추적하며 배상금 회수를 추진해 왔습니다.
앞서 VOA는 김 목사 유족 등 배상 판결 채권자들이 켈프 다오(Kelp DAO) 해킹 이후 동결된 약 7천100만 달러 상당의 이더리움에 대해서도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북한 상대 배상 판결 채권자들이 해당 가상자산이 북한 소유라고 주장하는 반면, 해킹 피해자들에게 자산을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돼 소유권을 둘러싼 다툼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