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일본 적군파 테러 사건 피해자들이 북한을 상대로 받은 거액의 배상 판결과 관련해, 북한의 숨은 자산을 찾아내기 위한 강제집행 절차에 착수했습니다. 배상금 회수를 위한 피해자들의 다각적인 자산 추적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1972년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일본 적군파 테러 사건과 관련해 북한을 상대로 3억 7천800만 달러의 배상 판결을 받은 피해자들이 실제 배상금 회수를 위한 강제집행 절차에 들어갔습니다.
미국 연방법원 전자기록시스템(PACER)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은 지난달 22일 북한을 상대로 한 강제집행 영장(Writ of Execution)을 발부했습니다.
이번 영장은 지난 2010년 7월 16일 내려진 3억 7천800만 달러의 배상 판결을 집행하기 위한 것입니다. 원금 3억 7천800만 달러에 지금까지 발생한 이자 약 1천866만 달러가 더해지면서, 현재 집행 대상 금액은 총 약 3억 9천667만 달러로 늘어났습니다. 영장에는 앞으로도 매일 약 3천373달러의 이자가 추가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처럼 채권자들이 미국 내 특정 지역 법원을 통해 강제집행 영장을 발부받는 것은, 북한이 숨겨놓았거나 보유하고 있을지 모를 자산을 찾아내 압류나 추심을 하기 위한 실질적인 법적 절차에 돌입했음을 의미합니다.
이번 영장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집행 대상 지역으로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카운티’가 지정됐다는 점입니다. 영장은 해당 카운티의 보안관 또는 집행관에게 판결을 집행하도록 지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장 자체에 산타클라라 카운티 내 북한의 특정 자산이나 구체적인 은행 계좌, 부동산 등이 명시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채권자 측이 현지 은행이나 금융기관 등에 북한 관련 자산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거나, 향후 발견될 자산에 대한 집행 관할을 미리 확보하려는 조치였을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다만 이번 영장 발부가 곧바로 특정 북한 자산의 압류나 회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앞서 이들 적군파 테러 피해 채권자들을 포함해 김동식 목사 유족 등 북한 상대로 배상 판결을 받은 채권자들은 북한 해킹 조직이 탈취한 자금과 관련된 약 7천100만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별도의 강제집행을 시도한 바 있습니다.
해당 암호화폐는 북한 해커들의 소행으로 지목된 지난 4월의 켈프 다오(Kelp DAO) 해킹 사건 이후 가상화폐 플랫폼 아비트럼(Arbitrum) 측이 동결한 약 3만 7천66개의 이더리움입니다.
뉴욕 연방법원은 지난 5월 이 자산의 이동을 허용하면서도 북한 배상판결 채권자들의 청구권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고, 이에 따라 북한 배상판결 채권자들과 실제 해킹 피해자들 간의 우선권 공방이 진행 중입니다.
이번 강제집행 영장은 이 암호화폐 소송과는 별개로, 북한의 추가 자산 회수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해 진행되는 독자적인 집행 절차로 풀이됩니다.
일본 적군파 사건은 지난 1972년 5월 30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인근 로드 공항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테러 사건입니다. 당시 일본인 대원들로 구성된 극좌 무장 단체 ‘적군파’ 소속 3명이 공항에서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하고 수류탄을 투척해 26명이 숨지고 80여 명이 다쳤습니다.
미국 법원은 북한이 적군파와 팔레스타인해방인민전선(PFLP) 등에 물질적 지원과 훈련을 제공했다며 북한의 테러 책임을 인정했습니다.
한편, 이번 사건과 별개로 적군파 테러 피해자와 유족 등 131명도 지난 2022년 북한을 상대로 약 40억 달러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바 있습니다. 이들은 이번 3억 7천800만 달러 배상판결의 채권자들과는 다른 별개의 피해자 그룹입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