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북한 핵 위협, 유라시아 협력 막아"

조태용 한국 외교부 제1차관이 1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조태용 한국 외교부 1차관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한국과 유라시아 사이의 협력을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조 차관은 박근혜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서 이들 나라들로부터 북 핵 불용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김환용 기자가 보도합니다.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유라시아 개발 구상 즉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안했지만 북한이 이를 위한 한국과 유라시아 사이의 협력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조 차관은 13일 한국 국제정치학회 주최로 서울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 기조연설에서 북한의 시대착오적인 체제와 핵, 그리고 미사일 위협을 협력의 걸림돌로 지목했습니다.

조 차관은 21세기 들어 유일하게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은 최근에도 상상할 수 없는 형태의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위협하고 있다며, 북한의 위협이 한반도와 동북아에 그치지 않고 유라시아 대륙 전체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조 차관은 이 때문에 오는 16일부터 시작하는 박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에서 북 핵 불용에 대한 이들 국가들의 확고한 지지를 다시 한 번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제시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에 대해 조 차관은 소통과 협력의 시대에 한국 민족이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발휘해 유라시아 지역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원대한 구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조 차관은 부산에서 출발한 열차가 중국과 중앙아시아, 그리고 러시아를 거쳐 유럽까지 갈 수 있다면 한국은 유라시아 공동체의 일원으로 거듭나게 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역내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이 존재하는 한 유라시아 협력은 근본적으로 미완성일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남북 분단을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이날 학술회의에서 주제발표에 나선 러시아의 게오르기 톨로라야 모스크바 국제관계대 교수는 북한이 최근 들어 남-북-러 삼각 사업과 관련된 러시아와의 협력 사업에 적극적이라고 밝혔습니다.

톨로라야 교수는 지난 3월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갈루쉬카 극동개발부 장관이 평양에 갔을 때 두 나라는 나진항 개발과 남포까지 연결하는 철로 등 운송로 개발, 차량과 에너지 사업 등에 대한 투자 계획에 합의했고 이후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녹취: 게오르기 톨로라야 모스크바 국제관계대 교수] “just a few days ago intergovernmental meeting took place in Vladivostok…”

톨로라야 교수는 며칠 전 두 나라의 당국간 위원회 회의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렸는데 북한이 예상했던 것 보다 더 협력적으로 나와 이정표가 될 만한 진전을 봤다고 말했습니다.

톨로라야 교수는 한국 정부도 신뢰 외교와 유라시아 정신 아래 정치적 현안과는 별개로 삼각 협력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게 장기적으로 대량살상무기를 포함한 지역안보 현안을 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의 고상두 연세대 교수는 한국 정부가 남-북-러 삼각 협력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러시아를 외교적으로 한국 편으로 만드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고 교수는 한국 정부가 러시아와 가스관 건설 사업이나 철도 연결 사업을 적극적으로 할수록 러시아로서는 북한이 걸림돌로 작용한다고 인식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따라서 러시아가 통일된 한반도와의 협력 이득이 더 클 것이라고 판단하게 되면 북한을 포기하고 통일한국과의 협력을 추구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VOA뉴스 김환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