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라진항의 러시아 전용 부두에서 또다시 대형 선박이 포착됐습니다. 중국 연안에서는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유조선 2척이 잇따라 위치를 드러냈습니다. 함지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 21일 북한 라진항 남쪽 부두에서 대형 선박이 석탄을 선적하는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민간 위성기업 ‘플래닛 랩스(Planet Labs)’의 위성사진을 보면, 길이 약 190m로 추정되는 선박은 갑판에 설치된 화물 적재함 5개를 모두 개방한 상태로 이 부두에 정박해 있습니다.
선박 바로 앞 부두에는 검은색 물체가 넓게 쌓여 있고, 주변에도 검은색 흔적이 퍼져 있습니다.
이번에 선박이 발견된 곳은 라진항 남쪽의 러시아 전용 부두입니다. 러시아는 과거 이곳을 자국산 석탄을 제3국으로 수출하는 경로로 활용해 왔습니다.
따라서 이번에도 석탄 선적 작업이 이뤄지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최근 이 부두에서는 대형 선박의 출현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이달 1일과 2일에도 길이 약 190m의 선박이 정박했습니다. 또 지난달 15과 16일에도 대형 선박이 포착됐는데, 당시를 기준으로 이곳에 마지막으로 선박이 정박한 건 약 4개월 전이었습니다.
최근 들어 입출항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북한산 석탄의 수출은 유엔 안보리 제재로 금지돼 있습니다. 그러나 라진항을 통해 제3국산 석탄을 운송하는 경우에는 제재 예외가 적용됩니다.
따라서 이번에 확인된 물체가 석탄이고 러시아산으로 확인된다면, 선적 자체가 대북 제재 위반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북한과 러시아 간 경제·물류 협력이 강화되는 신호라는 해석은 가능합니다.
라진항의 석탄 수출은 한국과 러시아가 추진했던 ‘라진-하산 프로젝트’로 시작했습니다.
양국은 2013년 러시아산 광물을 라진항을 거쳐 한국으로 운송하는 사업을 추진했지만,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한국 정부의 독자 대북 제재로 사업이 중단됐습니다. 이후 러시아는 중국과 베트남 등 다른 시장으로 수출 경로를 모색해 왔습니다.
중국 연안에서는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유조선들의 움직임도 잇따라 포착되고 있습니다.
선박 위치정보 사이트 ‘마린트래픽(MarineTraffic)’에 따르면,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유조선 ‘남산8호’는 22일 현재 중국 동부 항저우만 인근 해역에 머물고 있습니다. 남산8호는 앞서 중국 동부의 닝보-저우산 인근 해역에서도 위치가 확인됐습니다. 이 일대는 과거 선박 간 환적이 이뤄진 정황이 포착돼 주목받았던 곳입니다.
또 다른 제재 대상 유조선 ‘천마산호’도 중국 연안에서 위치가 확인됐습니다. 선박 항적을 보면 천마산호는 중국 동부 연안을 따라 남하해 현재 푸젠성 푸저우 앞바다 인근에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유엔 제재 대상인 북한 유조선 천마산호가 22일 중국 연안으로 이동한 항적. 자료=MarineTraffic
남산8호와 천마산호는 모두 2018년 3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선박입니다. 따라서 두 선박은 유엔 회원국 항구에 입항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 선박은 지난 몇 년간 중국 연안 해역에서 반복적으로 포착됐으며, 별다른 제지를 받지 않은 채 북한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중국 연안으로 향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VOA 뉴스 함지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