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슨 유엔사령관 DMZ 발언 논란...국방부·유엔사 해명에도 지속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이 지난 2일 캠프 험프리스 주한미군 기지를 방문한 강신철 국방부 장관과 병사들을 사열하고 있다. (출처: 한국 국방부)

한국의 주권 영역에 대한 제이비어 브런슨 유엔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의 최근 발언이 한국에서 논란을 빚고 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18일 브런슨 사령관의 관련 발언은 “개인의 견해”라며 일축했고, 유엔사 측도 “정전협정상 관리 책임을 설명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습니다.

브런슨 사령관은 앞서 지난 14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의 골드국제전략연구소 주최로 열린 세미나에서 “군사분계선을 보면 북쪽으로 2천500m, 남쪽으로 2천500m 지점(실제로는 2㎞ 지점)에 철책선이 있다”며, “이 곳에 내가 관리 책임을 맡은 구역이 있는데, 우리는 주권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유엔사의 관점에서 볼 때 대한민국은 그 남쪽 철책선에서 시작된다”며, “내가 정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그 구역(DMZ)을 관리하고 있기 때문에 바로 그 곳에서부터 대한민국이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브런스 사령관이 언급한 남쪽 철책선은 남방한계선을 가리키는 것으로, 남방한계선 북쪽에는 한국 주민들이 사는 대성동 마을을 포함한 비무장지대(DMZ) 남측 구역이 존재합니다.

남방한계선 북쪽 2km 지역까지 한국의 주권이 미치는 한국 영토인 것입니다.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김규하 한국 육군참모총장은 19일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동의하지 못한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도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이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무시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데 대해 “대한민국의 주권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방부는 DMZ 내 대한민국의 주권 행사와 유엔사의 정전 관리가 조화로울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DMZ도 한국의 주권이 미치는 곳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유엔사도 18일 입장문을 통해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정전협정에 따라 유엔군사령관에게 부여된 비무장지대 및 공동경비구역(JSA) 내 책임을 설명한 것”이라며 “여기에는 군사분계선 이남 비무장지대 내 군사행정과 민사행정, 민간인 구호가 포함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런 책임은 군사·행정적 성격의 것으로, 대한민국의 주권을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며, 브런슨 사령관의 해당 발언도 “대한민국의 주권 문제를 다루려는 취지가 아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19일에도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이 부적절했다며 본인이 직접 바로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이날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참으로 부적절하고 위험하다”며, “유엔사가 정전협정에 따라 비무장지대의 군사적 출입을 관리하는 것과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을 행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박 최고위원은 “정전협정의 관리 권한이 대한민국 영토를 재단할 권한까지 부여한 것은 결코 아니"라며, 브런슨 사령관이 직접 자신의 발언을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습니다.

이에 앞서 대통령 국방정책특보인 같은 당 김병주 의원도 지난 17일 “정전협정이 유엔사에 부여한 권한은 비무장지대 출입 허가와 민사행정에 국한된다”며, 브런슨 사령관이 관련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대한민국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한편 김규하 육군참모총장은 브런슨 사령관에 대한 평가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김 총장은 국회 국정감사에 대한 답변 중 브런슨 사령관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영토 주권에 대한 국방부와 육군의 입장은 확고하지만, 브런슨 사령관의 발언은 전체적인 맥락과 입장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김 총장은 “한미 간, 특히 한미 군인 간에는 6·25 때 피를 흘려 나눈 전우애와 깊은 유대감이 이어져 왔다”며 “브런슨 사령관은 개인적으로 만났을 때 대한민국 방위에 대한 깊은 애착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