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해상 제재 회피가 계속되고 있지만, 제재 집행 체계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에서 활동했던 닐 와츠 전 위원은 전문가패널이 사라지면서 제재 위반을 조사하고 각국의 협조를 끌어낼 수 있는 수단도 약화됐다고 말했습니다. 전문가패널 활동 종료 이후 북한의 제재 회피 실태와 해상 제재 집행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와츠 전 위원을 함지하 기자가 화상으로 만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최근 북한의 해상 활동을 보면 남포에서 새로운 유류 저장시설로 보이는 탱크가 들어서고, 제재 대상 유조선의 움직임도 계속 포착되고 있습니다. 이런 움직임을 종합하면 최근 북한의 해상 제재 회피 활동에서 어떤 경향이 보인다고 생각하십니까?
닐 와츠 전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위원
와츠 전 위원) 제가 보기에는 현재 나타나고 있는 것은 대북 제재 집행 체계가 체계적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중국에서, 그리고 러시아에서 매우 두드러지게 그렇습니다. 그 결과 북한의 교역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제가 본 수치 가운데는 교역이 최근 3년 동안 전년 대비 최대 20%까지 증가했다는 자료도 있습니다. 2026년에도 약 20% 수준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국경을 통한 육상 교역에서도 나타나고 있지만, 특히 해상 교역에서 두드러집니다. 남포에서는 선박의 입출항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북한의 최대 항구인 남포에 약 3천 척의 선박이 기항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의 불법 교역 대부분이 남포항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 건설되고 있는 이 유류 저장탱크들을 보면, 2018년부터 2021년 사이에 한 차례 확장이 있었고, 2023년부터 현재까지 다시 확장되고 있습니다. 현재는 훨씬 더 큰 탱크를 건설하고 있습니다. 이 탱크들의 규모는 약 17m에서 34m에 이를 수 있는데, 이제는 훨씬 더 큰 저장 능력을 갖춘 탱크를 건설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이제 이 선박들에 정제유, 특히 선박용 디젤을 다시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따라서 저는 이런 유류 저장시설의 건설이 북한의 교역이 확대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징후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또 다른 문제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제재 대상 유조선이 중국 인근 해역, 또는 중국 영해로 보이는 곳에서도 포착되고 있는데요. 중국이 북한의 해상 제재 회피를 막는 데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하십니까? 또 중국은 유엔 안보리에 유류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유일한 국가이지만, 실제 보고 내용을 보면 바셀린이나 윤활유처럼 연료로 보기 어려운 품목도 포함돼 있는데요. 이런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와츠 전 위원) 우선 북한의 유류 수입에는 상한선이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유류’에는 실제로 선박용 디젤이 포함됩니다. 그런데 제가 기억하기로는 이 상한선이 여러 차례 크게 초과됐습니다. 가장 최근 보고에서는 북한의 유류 수입이 허용된 상한선을 약 7배 초과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현재 상황은 북한이 연료를 수입하는 데 사실상 아무런 제한이 가해지지 않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북한은 디젤 가격이 상당히 오른 데 따른 영향도 받고 있을 겁니다. 원유 공급도 빠듯하지만, 원유를 정제한 형태인 선박용 디젤은 더욱 공급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그리고 중국에는 이런 종류의 정유시설이 많이 있습니다.
또 제가 보기에는 러시아로부터 들어오는 대금 덕분에 북한이 정제유를 구입하는 비용을 감당하기가 더 쉬워졌습니다. 이를 통해 현재 20% 증가한 교역을 수행하고 있는 북한의 선박들을 계속 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기자) 최근 남포 일대에서 중국 어선들이 대거 포착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확인한 것만 5~6척 정도이고, 지속적으로 3~4척씩 포착되고 있습니다. 물론 선박자동식별장치(AIS) 신호를 통해 추적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는 더 많을 수도 있습니다. 북한의 어업권 판매는 유엔 제재로 금지돼 있는데, 이런 중국 어선들의 북한 수역 내 활동을 어떻게 봐야 합니까?
와츠 전 위원) 우선 해당 결의의 원래 취지는 북한 주민들의 영양 상태를 보장하는 것이었습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영양 공급원 가운데 하나가 어업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재 나타나는 현상은 아마도 어업권을 판매해 수익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중국 정유시설에서 구입하는 디젤 등 늘어난 연료 비용을 충당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 여러 물품을 확보하기 위한 재원으로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제가 보기에는 이것은 결국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것입니다. 불행히도 그 결과 북한 주민들이 고통을 받게 됩니다. 북한 어민들에게 배정되는 어획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북한 주민들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이 감소하게 됩니다. 과거에도 북한 어선들이 일본 수역까지 내려온 사례가 있었습니다. 북한 어민들이 이제 자기들이 잡을 물고기를 찾아 점점 더 먼 바다로 나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북한 수역에서 잡을 수 있는 어획량의 상당 부분을 중국 어선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는 완전히 부당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 선박뿐 아니라 다른 나라 선박이나 선사들이 북한과의 거래에 관여하거나 대북 제재를 위반하는 사례도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최근 VOA 보도를 통해 제재 대상 선박인 ‘프라다호’를 한국 당국이 억류한 사실도 확인됐는데요. 이처럼 제3국 선박까지 북한의 제재 회피에 연루되는 상황에서, 현재의 해상 제재 집행 체계에 가장 큰 허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와츠 전 위원) 가장 큰 약점은 교역 규모가 워낙 크기 때문에 북한 선박들이 (중국 외) 다른 나라의 영해로 들어갈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대부분의 교역이 북한과 중국 사이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것은 상업적 교역인데,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전체 상업 교역의 최대 90%가 북한과 중국 사이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교역의 대부분이 이곳에서 이뤄지는 상황에서는 북한 선박이 다른 나라 항구에 기항하지 않기 때문에 제재를 집행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물론 북한이 통제하는 선박을 받아들이는 나라들이 한국과 같은 수준의 제재 집행 의지를 갖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특히 편의치적을 한 북한 관련 선박을 받아들이는 국가들 가운데는 한국과 같은 수준의 집행 의지가 없는 곳도 있습니다.
분명 선박 한 척이 억류되면 상업적 운항을 하는 선박들에게 상당한 위축 효과를 줍니다. 선박을 억류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충분히 많은 국가들이 그런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기자)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활동이 종료된 지 2년이 지났습니다. 이후 현장에서 어떤 변화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고 보십니까? 특히 선박 추적이나 제재 위반 조사, 회원국 간 정보 공유 측면에서 이전과 비교해 달라진 점이 있습니까?
와츠 전 위원) 현재 뉴스는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장악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일들이고요. 그 때문에 적발되는 북한의 제재 회피 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사실상 레이더 아래로 묻히고 있습니다.
조금만 시간을 들여 찾아보면 북한의 제재 회피와 관련한 보고가 거의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는 우선 북한의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의 교역이 확대되고 있는 것과 일치합니다. 두 번째로는 러시아가 문을 열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러시아와 무기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도 러시아산 이중용도 장비가 군용 차량, 특히 미사일 발사 차량의 제작에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해당 장비가 벨라루스에서 발견됐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따라서 이제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제재 회피 활동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행히도 다른 국제적 사건들이 언론의 관심을 지배하면서 이런 북한의 제재 회피 활동은 제대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자) 전문가패널이 더 이상 활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북한의 해상 제재 회피를 감시하고 제재 위반을 조사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다자간 대북제재 감시팀(MSMT)은 전문가패널이 해체된 이후 출범했습니다. MSMT가 전문가패널의 공백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메우고 있다고 평가하십니까?
와츠 전 위원) 전문가패널의 상실은 제재 준수와 집행을 감시하는 측면에서 매우 큰 손실입니다. 큰 공백이 생겼습니다. 문제는 어떤 조직이 만들어지더라도 전문가패널과 같은 역할을 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것만 해도 MSMT를 포함해 적어도 두 개의 조직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조직이 만들어지더라도 전문가패널과 같은 신뢰성을 갖지는 못합니다. 그 이유는 유엔으로부터 전문가패널과 같은 권한을 부여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특정 제재 회피 사건과 관련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확인하거나 알아보기 위해 회원국에 직접 접근할 수 있는 동일한 권한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대북 제재가 상당 부분 그 효력을 잃었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패널이 발간한 보고서는 각국이 보고서에 언급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는 국가들이 조사에 협조할 가능성이 더 높아집니다. 일종의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던 것입니다. 충분히 협조하면 해당 국가를 지나치게 강하게 지적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런 방식으로 제재 위반 국가의 이름을 공개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사실상 제재 준수를 강화하는 효과를 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메커니즘이 없습니다.
따라서 현재 제재를 감시하는 조직이 MSMT든, 싱크탱크든, 다른 어떤 조직이든 국가나 기업을 상대로 정보를 요구하고 조사할 때 전문가패널만큼의 권한과 정보 접근력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VOA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