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캘리포니아·일리노이, 원숭이두창 비상사태 선포...의사당 난입 가담자 징역 7년 3개월

미국 뉴욕시 보건국 직원들이 지난달 26일 시내에서 주민들의 원숭이두창 백신 접종 신청을 돕고 있다.

생생한 미국 뉴스를 전해 드리는 ‘아메리카 나우’ 시간입니다.

진행자) 오늘은 어떤 소식들이 있습니까?


기자) 미국에서 원숭이두창이 확산하는 가운데 뉴욕주에 이어 캘리포니아주와 일리노이주가 원숭이두창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의사당 난입 사태 가담자가 징역 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이어서, 미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대법원에 대학의 소수계 우대 정책을 유지해 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는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첫 소식입니다. 원숭이두창에 대응하기 위해 주 정부들이 적극 나서고 있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주 뉴욕주에 이어 어제(1일) 캘리포니아주와 일리노이주가 원숭이두창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원숭이두창 대응 노력에 속도를 내기 위해 주 정부들이 특별조치에 나선 겁니다.

진행자) 이들 주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배경이 있겠죠?

기자) 네, 해당 주에서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집계를 보면 오늘(2일) 현재 미국 내 원숭이두창 사례는 총 5천810건이 좀 넘는데요. 주별 감염자는 뉴욕주가 1천 390건으로 가장 많고요. 캘리포니아주가 827건, 일리노이주가 520건으로 뒤를 잇고 있습니다.

진행자) 뉴욕주의 확진 사례가 다른 주에 비해 월등히 많군요?

기자) 맞습니다. 미국 내 원숭이두창 확진자 5명 가운데 1명이 뉴욕주에서 나오고 있는 셈인데요. 뉴욕주는 지난달 30일 이미 비상사태를 선포했습니다.

진행자) 뉴욕주에 이어 두 번째로 비상사태를 선포한 주가 캘리포니아주인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어제(1일) 성명을 내고 이번 비상사태 선포로 원숭이두창에 대한 연구와 백신 접종에 있어 ‘주 정부 전체 차원의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뉴섬 주지사는 또 "더 많은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연방 정부와 계속 협력할 것이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인식을 높이고, 성소수자(LGBTQ)들의 오명을 씻기 위한 싸움을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원숭이두창과 관련해서 성소수자들이 언급되는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네, 미국에서 확인된 원숭이두창 사례 대부분이 남성 간 성적 접촉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원숭이두창 확산과 함께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정서도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이 동성애자들만 걸리는 질병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진행자) 원숭이두창이 어떤 질병인가요?

기자) 원숭이두창은 천연두와 비슷한 바이러스성 전염병입니다. 최대 21일의 잠복기를 거쳐 처음엔 감기몸살 증세를 보이다가 몸에 물집이 나타나고 딱지가 생기는데요.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 환자나 원숭이두창에 걸린 동물과 ‘밀접한 접촉’을 했을 경우에 전염된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니까 일상적인 접촉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처럼 공기로 감염될 위험은 매우 적다는 겁니다.

진행자) 그런데 지금 이 원숭이두창이 전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원숭이두창은 원래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의 풍토병이기 때문에 이렇게 세계 각지에서 확산이 나타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3일 세계 75개국 이상에서 감염자가 확인된 원숭이두창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습니다.

진행자) 미국에서 첫 확진 사례가 나온 건 언제입니까?

기자) 지난 5월 20일 매사추세츠주에서 첫 감염자가 나왔습니다. 이후 두 달여 만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주들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캘리포니아주는 비상사태 선포에 따라 주 정부의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 대응팀이 원숭이두창 백신센터 설립을 지원하고, 응급의료 요원들이 원숭이두창 백신 접종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럼, 일리노이주에서는 비상사태 선포로 어떤 조처를 하게 됩니까?

기자)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성명에서 원숭이두창 백신 공급과 관련 정보 제공을 위해 주 공중보건부에 전적인 권한을 부여한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원숭이두창 확산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공중보건 자원을 동원해야 한다며, 위급성에 따라 백신 접종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진행자) 시 차원에서 원숭이두창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역도 있다고요?

기자) 네, 캘리포니아주의 대도시 샌프란시스코에 이어 뉴욕시가 지난달 30일 원숭이두창 비상사태를 선언했습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어제(1일) 공중보건 비상사태에 관한 행정명령을 내리고, "이번 명령을 통해 최대한 많은 뉴욕시민에게 원숭이두창과 관련한 교육과 검사, 백신 접종, 치료를 하려는 시의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원숭이두창 백신은 충분히 공급되고 있는 건가요?

기자) 미국 정부가 확보한 백신은 총110만 회 분량인데요. 1인 당 2회 접종을 기본으로 하니까 55만 명이 접종할 수 있는 분량입니다. 정부는 지난달 30일 추가 백신 확보를 발표했지만, 10월까지는 백신 수급이 어려울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는데요. ‘워싱턴 포스트’ 신문은 만약 지금 속도로 원숭이두창이 확산한다면 ‘백신 절벽’ 상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이렇게 주와 시 차원에서 원숭이두창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는데,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어떤 움직임이 있나요?

기자) 백악관은 어제(1일) 밤 연방 정부의 원숭이두창 대응을 총괄할 백악관 원숭이두창 대응 조정관으로 밥 펜톤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 대행을, 부조정관으로 드미트리 다르칼라키스 CDC HIV 예방책임자를 임명했다고 밝혔습니다. 백악관 원숭이두창 대응 조정관은 현재 활동 중인 코로나 대응 조정관처럼 정부의 대대적인 백신 접종 등을 주도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1월 6일 미 의사당 앞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 지지자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다음 소식입니다. 지난해 1월 6일 발생한 의사당 난입 사태에 가담한 사람이 징역형을 받았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워싱턴 D.C. 연방법원은 어제(1일), 의사당 난입 사태 가담자에게 7년 3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의사당 폭동과 관련해 지금까지 최고형이 나온 건데요. 앞서 법원은 지난달 장대로 경찰을 공격한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징역 5년 3개월을 선고한 바 있습니다.

진행자) 징역 7년 3개월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어떤 혐의를 받고 있습니까?

기자) 피고인은 텍사스주 출신의 49세 남성 가이 레피트 씨인데요. 의사당 폭동 당시 의회 경내에서 총기를 소유하고 경찰의 공무집행과 의회 의사일정을 방해한 혐의 등 총 5개 혐의가 적용됐습니다. 대브니 프리드리히 판사는 징역 7년 3개월에 3년간의 보호관찰형을 내리는 한편 피고의 무장단체 가입을 금지하고, 정신치료를 받을 것을 명령했습니다. 레피트 씨는 극우파 민병대 ‘스리 퍼센터스’ 회원으로 알려졌습니다.

진행자) 판사가 이런 결정을 내린 이유도 밝혔습니까?

기자) 네, 프리드리히 판사는 피고인의 언행에서 의회 전복을 원하는 것이 드러났다며, "민주주의는 평화로운 정권이양을 존중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프리드리히 판사는 또 지난 대선과 관련해 미 전역의 법원에서 소송이 잇따랐지만, 그런 소송은 득 될 것이 없다는 판사의 판결이 이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진행자) 그런데, 레피트 씨가 더 높은 형량을 받을 수도 있었다고요?

기자) 네. 검찰은 레피트 씨에게 국내 테러 혐의도 적용해 15년 형을 구형했었습니다. 하지만 프리드리히 판사가 테러 혐의는 기각했습니다.

진행자) 의사당 난입 사건에 대한 재판은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라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해 1월 6일,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의사당을 난입한 사건은 미국 역사에서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 의회 경찰을 포함해 5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는데요. 이 사건과 관련해서 지금까지 약 850명이 체포 또는 기소됐고요, 약 330명이 유죄선고를 받았습니다.

워싱턴 D.C.에 있는 미 대법원 청사 (자료사진)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한 가지 소식 더 보겠습니다. 미국의 주요 대기업들이 대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했다는 소식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미국의 80여개 주요 기업들이 1일 연방대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했는데요. 바로 대학 입학 정책에서 '어퍼머티브 액션(Affirmative Action)', 즉 소수계 우대 정책을 유지해 줄 것을 촉구하기 위해서입니다. 의견서를 제출한 기업에는 세계 최대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을 비롯해 아이폰 등을 제조하는 '애플',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제조업체 '마이크로소프트', 그리고 제너럴 일렉트릭(GE) 등이 포함됐습니다.

진행자) 소수계 우대 정책이 무엇인지 간략히 설명해 주시지요?

기자) 소수계 우대 정책은 대학 입학 등에서 소수인종이나 사회적 소수자에게 혜택을 주는 정책입니다. 주로 흑인이나 중남미계가 우대 대상인데요. 대학 입학의 경우 대체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백인들과 달리 경제적인 상황이 좋지 않거나 교육의 기회를 쉽게 접할 수 없는 유색인종들을 배려해 평등을 실현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나온 제도입니다. 하버드 대학교 등 미국 내 유명 대학들이 입학 사정에 이를 적용해왔습니다.

진행자) 기업들이 의견서에서 뭐라고 주장했나요?

기자) 이들은 대학생의 인종 다양성이 기업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업의 다양성과 형평성, 그리고 포용 노력은 바로 대학생들이 인종적으로 다양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는 대학 입학 프로그램에 의존하고 있다는 겁니다. 또, 현대 경제와 노동력의 수요에 맞는 뛰어난 자격의 미래 일꾼과 기업 지도자를 꾸준히 배출하려면 이 방법이 유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들은 이와 함께, 전국 대학이 입학생 선발 과정에서 인종 요인을 다른 요인과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다양한 노동력을 확보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저해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진행자) 대기업들이 왜 이 같은 의견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건가요?

기자) 소수계 우대 정책과 관련해 대법원의 심리가 예고돼 있기 때문입니다. 대법원은 지난 1월 성명을 통해 미국 대학들이 신입생을 선발할 때 적용해온 소수인종 우대 정책이 역으로 아시아계 등 다른 인종을 차별하는지에 대해 심리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진행자) 소수계 우대 정책이 역차별을 야기한다는 것은 누가 주장한 거죠?

기자) ‘공정한 입학을 위한 학생들(SFA: Students for Fair Admissions)’이라는 단체입니다. 이 제도 때문에 또 다른 소수인종 집단인 아시아계 지원자들이 차별을 받았다는 주장인데요. 이 단체는 특히 미국의 최고 사립대학인 하버드대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들은 소송에서 하버드대가 아시아계 입학 지원자들의 ‘개인적 특성 점수’를 낮게 매겨서 입학 기회를 고의로 축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버드대 외에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을 상대로도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진행자) 하급심에서는 어떤 결과가 나왔나요?

기자) 법원은 지난 2019년 1심에서 하버드대의 조처는 의도적인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판단했고요. 항소법원 역시 같은 이유로 원고 패소를 결정한 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을 상대로 한 소송 역시 하급심에서 모두 기각됐습니다. 결국 사건은 대법원까지 올라가게 됐는데요. 올가을 대법원 심리가 예정돼 있습니다.

진행자) 이번 대법원 심리가 주목되는 이유가 있다고 하죠?

기자) 네, 맞습니다. 바로 현재 연방대법원의 대법관 구성 상황과 관련한 겁니다. 현재 대법원은 총 9명의 대법관 가운데 보수 성향 6명에 진보 성향 3명으로 보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입니다. 소수계 우대 정책에 대한 대법원 심리는 대법원이 보수 우위 상황으로 재편된 뒤에 처음 열리게 되는 건데요. 소수계 우대 정책을 인정한 기존 판례를 뒤집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진행자) 아메리카 나우,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